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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R의공포' 속 나홀로 원화약세…성장-물가 복합 난제

입력 2025-03-17 06:01   수정 2025-03-17 07:16

미국발 'R의공포' 속 나홀로 원화약세…성장-물가 복합 난제
체감 물가 부담…'체감적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세종=연합뉴스) 이준서 송정은 기자 = 1,400원대 중반의 고환율 상황이 길어지면서 소비자물가에도 상승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트럼프발(發) 관세정책으로 인한 미국 'R의 공포'(경기침체 공포)가 짙어질 경우 우리나라 성장 둔화로까지 이어져 물가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관세정책의 불확실성이 크다면서도 단기적으로는 환율 상승이 올해 하반기 물가 상승세를 자극할 수 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또, 전체 물가 지표가 안정되더라도 환율에 영향을 받는 품목의 물가는 강한 오름세를 보이며 체감 물가가 높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물가 안정 흐름 속 고환율 변수
17일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월(2.2%)보다 낮은 2.0%를 기록했다.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세도 1월 1.9%에서 2월 1.8%로 소폭 낮아지면서 기조적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는 추세도 지속되고 있다.
작년부터 이어진 내수 부진이 물가 상승세를 끌어내리는 모습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수요 압력이 낮게 유지되면서 물가 상승세가 둔화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이후 이어지는 고환율이 시차를 두고 물가에 반영되면서 하반기에는 물가 상승률이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은 최근 환율의 소비자물가 전가는 환율 변동 후 9개월이 지난 시점에 가장 커진다고 분석했다.
최근 원화 가치는 나홀로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달러 가치가 작년 11월 수준까지 내렸는데도 원/달러 환율은 그만큼 하락하지 않고 있다.
엔화, 위안화 등 주요 아시아 통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환율이 1,450원대에 멈춰 있어 계속 우리나라 수입 물가와 에너지 가격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2%를 상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은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1.9%다. 정부는 1.8%, KDI는 1.6%로 예상했다.


◇ 트럼프발 관세전쟁, '물가 상승' vs '경기 둔화'
'트럼프 2기' 관세정책이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도 또 다른 변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관세 전쟁'의 신호탄 격인 철강·알루미늄 25% 관세가 지난 12일(현지시간) 발효됐다.
관세 부과 조치가 미국 소비자물가를 자극해 금리 상승을 부추긴다면 강달러 흐름이 계속될 수 있다. 한국 물가에도 상승 압력이다.
반면 경기침체 공포가 현실화한다면 수요 둔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 경우 한국 경제 성장도 위축되고 물가에는 하방 요인이 된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트럼프 관세정책이 미국 물가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할지에 관한 논란이 있다"며 "지금으로서는 불확실성만 계속 커지면서 오히려 경기를 눌러 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듯하다"고 밝혔다.
전반적 물가상승세가 안정되더라도 환율에 직접 영향을 받는 에너지, 수입 물가를 중심으로 체감 물가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했음에도 가공식품 등 생활필수품의 가격 상승은 지속되고 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전통적인 의미의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과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경기 둔화와 함께 체감 물가가 높은 '체감적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s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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