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서비스업 경기 부진 영향…취약 자영업자 차주도 증가"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비은행과 취약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고 한국은행이 27일 분석했다.
한은이 이날 오전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1.67%로 집계됐다.
자영업자 연체 차주가 2022년 하반기 이후 꾸준히 증가함에 따라 대출 연체율도 코로나19 이전의 장기 평균 수준(2012~2019년 평균 1.68%)에 가까워진 상황이다.
특히 비은행(3.43%)과 취약 자영업자(11.16%)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높게 나타났다.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상승한 것은 높은 대출금리, 서비스업 경기 부진에 따른 소득 감소 등으로 자영업자 채무 상환 능력이 저하됐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지난 2021~2022년에는 대출금리 상승에도 정부의 코로나19 피해 자영업자 원리금 상환 유예, 팬데믹 종료 후 서비스업의 빠른 회복 등의 영향으로 낮은 연체율을 유지했다.
이어 2023년 중반 이후 대출금리가 내리기 시작했으나, 서비스업 경기 부진이 지속됨에 따라 연체율이 상승했다.
자영업자 평균 소득은 2022년 말 4천131만원에서 지난해 말 4천157만원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여전히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말 수준(4천242만원)을 회복하지 못했다.
연체 자영업자 평균 소득은 2020년 말 3천983만원에서 지난해 말 3천736만원으로 줄었고, 평균 대출은 2억500만원에서 2억2천900만원으로 늘었다.
김정호 한은 안정총괄팀장은 "큰 틀에서 금리인하 기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채무 상환 부담은 시차를 두고 줄어들 것"이라며 "소득이나 산업 여건이 받쳐줬을 때 연체율도 눈에 띄는 정도로 낮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한편, 다중 채무자 중 저소득·저신용인 차주, 즉 취약 자영업자 차주는 지난해 말 기준 42만7천명으로, 전체 자영업자의 13.7%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다중 채무 자영업자가 2만2천명 감소한 데 반해 저소득(+2만1천명)·저신용(+4만7천명) 차주가 각각 증가하면서 취약 자영업자 차주도 3만1천명 늘었다.
한은은 "자영업자 소득 회복이 지연되면서 대출 연체율이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며 "자영업자 지원 정책은 개별 자영업자의 상환 능력과 의지에 따라 금융지원, 채무조정, 재기 지원 등을 차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연체·폐업 차주에게는 새출발기금을 통한 채무조정을, 재기 희망 자영업자에게는 취업·재창업 지원 등의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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