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연구소 분석…'2027년 韓 0.5%↑·日 0.2%↑' 전망했으나 실상 불투명
美, 日 IT기업 규제·식품 비관세 장벽 등 지적…"日, 마땅한 카드 없어"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이어 내놓고 있는 각종 관세 조치로 인해 2027년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0.6%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일 보도했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아시아경제연구소는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를 시행했거나 시행 예정인 상호 관세, 수입차 관세, 대중국 20% 추가 관세 등에 대한 영향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망한 2027년 세계 GDP인 127조 달러(약 18경7천조원)에 연구소 분석을 적용하면 7천630억 달러(약 1천125조원)가 감소하는 셈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이 연구소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나라는 정작 미국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없는 상황과 비교해 2027년 GDP가 2.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닛케이는 "중국산 물품의 수입 가격이 상승하고 중국산 부품에 의존하는 미국 기업의 수익도 압박받을 것"이라고 짚었다.
연구소는 미국 관세 정책으로 인해 중국도 2027년 GDP가 0.9% 줄어들겠지만, 한국과 일본은 오히려 각각 0.5%와 0.2%가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연구소는 상호 관세가 상대국과 동등한 관세를 부과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일본처럼 세율이 낮은 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적고, 중국산 제품이 팔리지 않는 대신 한국과 일본 제품 판매가 늘어날 것이라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하지만 닛케이는 "실제 영향은 극히 불투명하다"며 일본에는 쌀처럼 높은 관세를 적용하는 물품이 있고 미국 정부가 이를 문제 삼아 일본을 비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공개한 연차 무역장벽 보고서에서 일본 정부의 글로벌 IT 기업 규제를 비관세 장벽으로 규정했다고 짚었다.
아울러 미국은 수산물과 가죽 제품 등에 대한 일본의 관세가 높다고 지적하고, 쌀·밀·돼지고기 관련 비관세 장벽과 운송·금융 서비스 장벽 등도 비판했다.
닛케이는 "미국산 농산물 수입과 자동차 규제 재검토를 지속해서 요구하면서 고관세로 압력을 강화할 우려도 있다"며 "(관세) 정책 설계에 따라서는 일본 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는 미국 경제에 일본이 크게 공헌한다는 점 등을 부각해 관세 대상에서 자국을 제외해 달라는 요청을 거듭해서 했지만, 이러한 설득 전략이 사실상 실패하면서 결국 '관세 발동 이후 대응'으로 초점을 옮기게 됐다고 닛케이는 해설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월 하순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아래에 팀을 꾸려 경제산업성, 외무성, 농림수산성 간부 등이 관세 대책을 마련해 왔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관세 표적으로 삼은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USTR 측과도 협의를 지속했다.
아울러 집권 자민당도 미일 관계 관련 종합전략본부를 만들어 관세 대책을 논의하고 성과를 정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전날 2025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예산안이 통과되면서 당분간 관세 방침 대응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금부터는 관세가 가장 중요하다. 실패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문제는 일본이 미국과 관세 협상에서 내놓을 만한 마땅한 카드가 없다는 점이라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신문은 "일본 정부는 애초에 트럼프 대통령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를 차례차례 말하면서 협의 체제를 만들어 시간을 벌고 관세를 회피하려 했으나 통하지 않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했던 알래스카산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참가도 막대한 비용으로 기업에 부담을 줄 수 있어 해결책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일본 경제의 뼈대인 자동차에 대한 25% 추가 관세가 발표되면서 산업계에서는 체념한 채 정부 교섭을 관망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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