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가정 가이드라인 이달부터 적용
보험사별로 1∼33% 올려…"낙관적 해지율 가정했을수록 보험료 인상폭 커"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금융당국의 무·저해지 보험 해지율 가정 가이드라인이 이달 적용되면서 보험사마다 주요 상품의 보험료가 적게는 1%에서 많게는 최대 30% 이상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낙관적이고 자의적인 해지율 가정을 적용해 온 보험사일수록 당국 가이드라인 적용으로 보험료를 대폭 올렸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무·저해지 보험료를 일제히 인상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작년 보험개혁회의를 통해 무·저해지 보험의 해지율 등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을 마련했고, 이를 이달 상품 개정에 반영하도록 했다.
무·저해지 보험은 납입 기간 중 해지 시 환급금이 없거나 적어 보험료가 일반 보험상품보다 저렴한 상품이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이 새 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무·저해지 상품과 관련해서 해지율을 자의적으로 높게 가정해 실적을 부풀렸다고 진단하고 예정 해지율을 낮추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가이드라인 적용으로 보험사와 상품에 따라 인상률은 큰 차이를 보인다.
3대 진단비, 상해·질병 수술비 등 주요 담보가 포함된 간편심사보험 대표 상품 2종의 50∼60대(대표 가입 연령) 남성 보험료를 보면 현대해상[001450]은 평균 7.8%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삼성화재[000810]가 6.3%, KB손해보험이 5.0%, DB손보 4.1%, 메리츠화재 1%를 인상했다.
같은 상품의 여성 보험료 기준으로는 DB손보가 7.6%, 현대해상이 6.1%, 삼성화재가 5.1%, KB손보가 4.4%를 각각 인상했고, 메리츠화재는 오히려 보험료를 10% 인하한 것으로 나타났다.
40대 남성 기준 통합보험 보험료를 살펴보면 KB손보는 전월 대비 무려 32.7% 인상했고, 삼성화재(16.9%), DB손보(16.0%)도 두 자릿수 인상률을 보였다. 이어 메리츠화재 7.7%, 현대해상 3.4% 등으로 집계됐다.
어린이보험 남아(10세 기준) 보험료 인상률은 삼성화재(27.9%), DB손보(27.7%), KB손보(25.0%), 현대해상(16.4%), 메리츠화재(4.1%) 등 순이었고, 여아 보험료는 삼성화재(29.4%), DB손보(27.5%), KB손보(24.9%), 현대해상(20.4%), 메리츠화재(13.3%) 등의 순으로 확인됐다.
보험사 관계자는 "기존에 해지율을 낙관적으로 가정한 보험사일수록 이번 달부터 보험료 인상 부담이 커졌고 그것이 고스란히 상품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보수적인 가정을 적용해온 보험사는 보험료 인상 폭이 작거나 오히려 인하한 상품도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출혈경쟁이 일어났던 무·저해지 보험 시장이 정상화되면서 장기적으로는 보험사 재무 건전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상품별로 가격이 차별화되면서 가격 매력도가 높은 상품으로 소비자 수요가 몰릴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법인보험대리점(GA)업계 한 관계자는 "여러 보험사의 다양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GA 시장에서는 보험료 중심의 설계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가격 경쟁력을 갖춘 보험사나 상품으로 수요가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srch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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