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5번째…내달초 메르츠 총리 취임할 듯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독일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과 사회민주당(SPD)이 9일(현지시간) 차기 연립정부 구성에 최종 합의했다고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SPD가 주도한 일명 '신호등' 연정 붕괴로 지난 2월 조기총선을 치른 지 45일 만이다.
양당이 각각 당내에서 합의안을 최종 승인하면 프리드리히 메르츠 CDU 대표가 연방의회에서 총리로 선출될 전망이다. SPD는 연정 참여 여부를 당원 35만7천명 전체 투표에 부친다.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SZ) 등 현지 매체들은 현지 언론은 내달 초 총리를 비롯한 새 내각이 공식 출범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CDU·CSU 연합이 외무·내무 장관을, SPD가 재무·법무·국방 장관 자리를 가져가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지난 2월 총선에서 중도보수 CDU·CSU 연합은 연방의회 630석 가운데 208석, 현재 집권당인 중도진보 SPD는 120석을 각각 확보하고 연정 구성을 협상해 왔다. 독일대안당(AfD)이 CDU·CSU 연합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52석을 차지했으나 극우 정당과 협력하지 않는다는 다른 정당들 원칙에 따라 협상에서 배제됐다.
독일 정가 좌우를 대표하는 양당의 '대연정'은 1949년 서독 제헌의회 이후 5번째다. 앞서 4차례 대연정 가운데 3차례는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 시절에 구성됐다.
양당의 연정 합의는 과거 사례와 비교해 빠른 편이다. 2021년 신호등 연정은 총선 이후 59일 만에, 2018년 대연정은 136일 만에 협상을 타결했다.
당초 두 정당은 정책 차이가 커 협상에 난관이 예상됐다. 메르츠 대표는 총선에서 승리한 직후 부활절인 이달 20일까지 협상을 타결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양당이 협상하는 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정책을 강행하고 그에 따라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지면서 새 정부를 빨리 출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독일은 지난해 11월초 신호등 연정이 붕괴되고 조기총선을 치르면서 5개월째 사실상 권력 공백 상태다.
이 과정에서 AfD가 반사이익을 가져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창당 12년 만에 원내 제2당이 된 AfD는 최근 사상 최고 지지율을 계속 갈아치우고 있다. 이날 발표된 입소스 여론조사에서는 지지율 25%로 CDU·CSU 연합(24%)과 SPD(15%)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dad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