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뷰] 관세 폭주에 급브레이크 밟은 트럼프…코스피 안도랠리 시동

[마켓뷰] 관세 폭주에 급브레이크 밟은 트럼프…코스피 안도랠리 시동
미국, 중국 제외 국가별 관세 90일간 유예…나스닥 12%·S&P500 9.5% 급반등
반도체·의약품 관세 불확실성은 부담…외국인 투자자 컴백 여부 '주목'

(서울=연합뉴스) 곽윤아 기자 = 국내 증시는 10일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별 고율 관세 유예 발표에 안도하며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12.16% 급등했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각각 7.87%, 9.52% 상승했다
혼조세로 출발했던 3대 지수는 오후 1시 18분(미 동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중국에 대한 국가별 상호관세를 유예하고 10%의 기본관세만 부과한다고 밝히자 수직 상승했다.
개장 전 중국이 미국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34%에서 84%로 올리고, 장중 미국이 중국에 대한 관세를 기존 104%에서 125%로 끌어올리며 양국 간 무역 전쟁 확전 우려가 나오긴 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중국과의 합의 가능성을 열어놓자 안도 랠리에 탄력이 더해진 분위기다.
테슬라(22.69%), 엔비디아(18.72%), 애플(15.33%), 마이크로소프트(10.13%) 등 주요 기술주도 기록적인 반등 폭을 기록했다. 한국 시장과 밀접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8.73% 급등했다.
최근 하락했던 국제 유가도 장중 상승 전환, 4.65% 뛴 62.3달러(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 기준)로 오르며 관세 전쟁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확실히 누그러진 모습이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정책 시프트(변화)에서 확인한 사실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주식시장 폭락 등에 따른 경기침체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며 "트럼프 관세 정책이 추후 나온다고 하더라도 극단적이기보다는 점진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간 미국의 고강도 관세 조치에 움츠렸던 코스피도 이날 안도 랠리를 펼칠 가능성이 크다.
전날 코스피는 미국의 상호관세 발효에 낙폭이 커지며 40.53포인트(1.74%) 내린 2,293.70에 장을 마감, 1년 반 만에 2,300선 아래로 밀려났다.
지난 3일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 이후 212.16포인트(8.47%) 하락했는데, 이를 얼마나 되돌릴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관세 불안에 코스피 투매 양상을 보였던 외국인이 매수에 나설지도 관건이다. 외국인은 지난 3일부터 전날까지 6조9천9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세를 주도해왔다.
다만 미국의 관세 조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에 대한 각국의 반응에 지수가 급변동세를 보이는 것은 그만큼 시장이 취약하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즉 미국 행정부가 발표를 예고한 반도체, 의약품에 대한 품목 관세 조치에도 시장 분위기는 다시 바뀔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국가별 관세 유예 기간 동안 시장이 기대하는 수준의 국가 간 협상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투자심리는 재차 위축될 여지도 있다.
단기적으로는 한국시간으로 이날 밤 발표될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관세 조치가 점차 반영되기 시작할 3월 CPI가 시장 전망치를 웃돌 경우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가 재점화될 수 있다. 연합인포맥스 집계한 시장 전망치는 전월 대비 0.1%,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나스닥만큼은 아니지만 국내 증시는 이날 큰 폭의 되돌림이 나올 것"이라면서도 "다만 추세적인 V자 급반등에 베팅하기보다는 관세 뉴스 플로우, 미국 CPI, 1분기 빅테크 실적 등을 소화해가면서 주가를 회복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o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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