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서 "단결 깨뜨릴 것" 비판…伊 "마크롱은 되고 우린 안되나" 발끈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오는 17일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관세 문제를 직접 논의하겠다고 밝히자 유럽의 단결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9일(현지시간)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마크 페라치 프랑스 산업부 장관은 이날 프랑스인포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멜로니 총리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회담이 미국의 관세에 맞서는 유럽의 단결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럽은 뭉치면 강해지기 때문에 우리는 단결해야 한다"며 "우리들이 (미국과의) 양자 회담을 시작하면 (유럽 단결의) 동력을 깨뜨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런 식의 방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에 말려드는 것이 될 수 있다며 트럼프가 유럽의 단합된 대응을 막으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뱅자맹 아다드 프랑스 유럽담당 장관도 한 인터뷰에서 "흩어져 분열된 상태로 미국에 가면 4억5천만 인구의 27개국(EU 회원국)이 모두 모이는 것보다 더 강하다고 생각하나"라면서 멜로니 총리의 방미 계획에 우려를 표명했다.
하지만 토마소 포티 이탈리아 유럽 담당 장관은 "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워싱턴에 가면 모든 것이 괜찮은데 멜로니 총리가 가면 안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자 프랑스 정부 대변인이 멜로니 총리의 방미를 우려하지 않으며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하려는 모든 노력을 환영한다면서 논란의 진화에 나섰다.
멜로니 총리는 전날 총리실에서 이탈리아 기업인들과 만나 "오는 17일 워싱턴을 방문할 예정"이라면서 관세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연합(EU)에 부과한 상호관세율은 20%로, 일단 90일간 발효가 유예됐다.
한편, DPA통신에 따르면 차기 독일 총리로 내정된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CDU) 대표도 곧 미국을 찾아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구체적인 방미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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