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레 2㎞ 목조건축물 '그랜드링' 내부에 해외관…독특한 디자인
네발로봇·인간 세탁기·하늘을 나는 차 공개…각국 음식도 풍성
(오사카=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오사카 엑스포)에는 158개 국가·지역이 참가하고 전시관도 워낙 많아 하루 만에 돌아볼 수 없다.
오사카 엑스포 공식 가이드북은 주요 5가지 볼거리와 체험으로 박람회장의 이념을 상징하는 그랜드 링, 일본 엑스포 사상 최다 해외 국가·지역 참가, 생명의 미래 오감 체험, 미래로 이어지는 생태계, 라이브 이벤트로 일생에 한 번의 감동을 꼽았다.
특히 일본어로 '큰지붕 링'이라고 하는 그랜드 링은 오사카 엑스포가 지향하는 가치인 '다양성 속 통일성'을 구현한 거대한 원형 목조 건축물이다. 둘레가 약 2㎞이고, 최대 높이는 20m이며 폭은 30m다.
그랜드 링은 일본산 삼나무와 편백 등을 전통 공법으로 짜 맞춰 완성했다. 관람객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위로 올라가 산책하며 박람회장을 한눈에 조망하고, 내부로 들어가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밤에는 환한 조명이 켜져 화려한 야경을 선사한다.
◇ 그랜드 링 안쪽에 해외관…건물 디자인·콘텐츠로 경쟁
전시관은 크게 그랜드 링 안쪽에 주로 위치한 '해외관'과 바깥쪽에 있는 '국내관'으로 나뉜다.
세계 각국이 참여해 지은 해외관은 독특한 건물 디자인과 콘텐츠로 눈길을 사로잡고, 일본 기업 등이 지은 국내관은 새로운 미래상을 보여준다.
이번 엑스포에서는 미국, 중국, 일본이 모두 우주와 관련된 진귀한 전시물을 선보인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미국관은 1972년 12월 아폴로 17호가 달에서 가져온 돌을 공개한다. 아폴로 17호는 인류가 달에 마지막으로 보낸 유인 우주선이다.
1970년 오사카 엑스포에서는 아폴로 12호가 달에서 채취했던 돌이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달의 돌'이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미국관은 달 탐사 프로그램인 아르테미스 계획에 활용하는 우주발사시스템(SLS) 로켓 모형도 전시한다.
중국관도 미국관과 경쟁하듯 지난해 창어(嫦娥) 6호가 역사상 처음으로 달 뒷면에서 채취한 토양과 창어 5호가 달에서 가져온 토양을 함께 공개한다.
마이니치신문은 달 뒷면 토양에 대해 "약 28억 년 전에 화산 활동이 활발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며 달 탄생 과정을 규명하는 데 도움을 줄 자료라고 평가했다.
또 중국관은 우주정거장 '톈궁'(天宮)에 머무는 우주비행사 모습을 촬영한 영상도 상영한다.
개최국 일본은 화성 운석인 '화성의 돌'을 핵심 전시물로 내세웠다. 2000년 남극 일본 기지 주변에서 발견된 이 돌은 엑스포를 통해 처음 일반 관람객과 만난다.
화성의 돌은 약 1천만∼1천300만 년 전쯤 화성이 커다란 운석과 충돌했을 때 방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에 있는 화성의 돌 중 세 번째로 크다. 길이는 29㎝, 높이는 17.5㎝로 럭비공 정도 된다. 무게는 12.7㎏다.
물과 반응해 생기는 점토 광물이 내부에 있어 화성에도 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자료로 알려졌다.
이외에 이탈리아관은 고대 로마 시대인 150년께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대리석 조각을 선보이고, 독일관은 '순환경제'를 주제로 전시를 꾸민다.
◇ 하늘을 나는 자동차에 네발로봇…한 그릇에 3만8천원 국수
이번 엑스포에서는 무인기(드론) 기술을 응용한 '하늘을 나는 차'도 공개된다. 벤처기업이 제작했으며 5m 높이까지 수직으로 올라간 뒤 방향을 전환해 이동한다.
또 가와사키중공업은 사람을 태우고 마치 말처럼 질주하는 네발 로봇인 '콜레오'(CORLEO)를 출품한다. 콜레오는 2050년 이동 수단을 가정해 만든 콘셉트 모델로, 자동차로는 갈 수 없는 산악지대에서도 달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
크기는 대형 오토바이와 비슷하며 수소엔진이 장착됐다. 탑승자는 말처럼 올라타 중심 이동을 통해 조작한다.
높이 17m의 거대한 건담 모형도 볼거리다. 반다이남코 홀딩스 전시관 앞에 세워진 이 모형은 한쪽 무릎을 꿇고 한손은 치켜든 모습을 하고 있다.
오사카 헬스케어 전시관에는 캡슐 내부에 들어가면 자동으로 몸을 씻겨주는 '미래 인간 세탁기'가 전시된다.
오사카 엑스포에서는 일본과 세계 각국의 음식도 맛볼 수 있다.
그중 하나가 고가 논란이 일었던 혼슈 서부 히메지의 명물 국수인 '에키소바'다. 한 그릇에 3천850엔(약 3만8천500원)인 이 국수는 조개류로 국물을 내고 고베산 소고기를 넣어 만든다.
일본의 대형 회전초밥 업체인 '스시로'와 '구라스시'는 엑스포에 맞춰 특별한 초밥을 판매한다.
독일관은 카레맛 소시지, 싱가포르관은 치킨 라이스, 캐나다관은 소스를 얹은 감자튀김을 각각 선보인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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