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해외 취업자 인터뷰]
<p>최혜지(21)
2015년 부산관광고 조리과 졸업
2015년 싱가포르 프렌치레스토랑 ‘타라타타 비스트로(Taratata Bistro)’ 근무
[하이틴 잡앤조이 1618=양지선 기자]부산관광고등학교 한식조리과를 졸업한 최혜지 씨는 2015년 2월부터 같은 해 9월까지 8개월간 싱가포르 전통 프렌치 레스토랑 ‘타라타타 비스트로’에서 보조 셰프로 일했다.
최 씨는 지난 2014년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주관하는 해외취업지원프로그램 ‘K-무브’ 1기로 선발돼 1년간 현지 경험 후 귀국했다.
최 씨에게 특성화고 학생들의 해외취업이 어떤 과정으로 이뤄지는지 궁금한 점을 물어봤다.
Q. K-무브에는 어떻게 선정됐나요?
A. 학교에서 지원자를 신청 받고 성적 우수자에 한해서 원어민 영어 선생님이 면접을 봤어요. 저를 포함해서 20명이 함께 1기로 선발됐어요. 보통 현지에 나가면 2년 정도 계약하는데, 계속 연장할 수도 있고 저처럼 중간에 귀국한 친구들도 있어요.
Q. K-무브 1기로 선정이 돼서 어떤 것들을 지원 받았나요?
A. 비행기 티켓 값과 초기 어학연수비, 기숙사비 등을 절반 정도 지원받았어요. 전부 합하면 400만원 정도 지원금이 나오는 셈이에요. 이후 현지 생활비는 전액 제가 충당했고요.
Q. 해외 취업을 생각하게 된 이유는요?
A. 제가 입학했던 해인 2012년부터 학교에서 해외 취업 프로그램이 활성화되기 시작했어요. 저도 기왕이면 해외에서 일을 해보고 싶어서 방과 후에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2시간 동안 글로벌 인재 양성반 수업을 들었어요.
Q. 글로벌 인재 양성반에서는 어떤 것을 배우나요?
A. 주로 언어 수업 위주로 진행돼요. 아무래도 해외에 취업하기 위해서는 언어가 중요하니까요. 원어민 선생님께 일반 생활 영어와 현장에서 쓰는 조리 관련 영어도 배웠어요. 정규 수업시간에도 영어 수업이 있지만 다른 학생들보다 영어를 훨씬 많이 배우게 되는 셈이에요.
Q. 글로벌 인재 양성반 수업을 들으면서 힘들었던 점은 없었나요?
A. 아무래도 방과 후에 오랫동안 학교에 남아서 공부하는 게 피곤했죠. (웃음) 그래도 수업 내용이 쉬운 회화를 위주로 구성돼 어렵진 않았어요.
Q. 처음 공부할 때와 비교하면 졸업할 때 영어 실력이 많이 늘었나요?
A. 아무래도 말할 때 자신감이 확실히 생긴 것 같아요. 학교에서 배웠던 것도 도움이 됐지만, 실제로 영어 실력이 향상됐다고 느낀 건 현지에서 직접 일하면서 체득한 게 컸던 것 같아요. 이제는 영어로 말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전혀 없어요.
Q. 현지 취업은 어떤 과정으로 이뤄지나요?
A. 학교에서 현지 업체와 화상 면접을 보고, 면접을 통과하면 취업비자를 신청하게 돼요. 면접에서 물어보는 질문들은 ‘왜 해외에서 일하고 싶은가’, ‘요리를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와 같은 것들이었는데, 그다지 어렵지 않았어요. 싱가포르는 만 18세 이상 취업이 가능한데, 일본은 만 20세 이상 가능한 것처럼 나라마다 나이제한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잘 확인해야 해요. 싱가포르로 가고 나서는 취업하기 전 3개월간 정부 지원으로 현지 어학원에서 연수를 받으면서 언어 감각을 익혔어요.
Q. 현지 취업처는 어땠는지 궁금해요.
A. 제가 일했던 곳은 싱가포르의 프렌치 레스토랑인 ‘타라타타 비스트로’라는 곳이었는데요. 미슐랭 셰프인 베르트랑 라갱, 필리프 누칠라와 같이 셰프로 일했습니다.
프랑스 출신인 셰프 두 분에게 정통 프랑스 요리를 직접 배울 수 있어서 영광이었어요. 사실 다른 곳에 취업한 친구들 중에는 조리과 출신인데도 요리를 하지 못하고 서빙만 하는 경우도 있었거든요. 저는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Q. 일할 때 어떤 점이 가장 보람됐나요?
A. 셰프님들께 칼질부터 시작해서 플레이팅 하는 법까지 정말 많은 것들을 배웠어요. 저도 처음에는 하루에 감자를 10개씩 깎으면서 보조했는데 나중에는 셰프님들께 칭찬도 많이 받았어요. 제가 그만둔다고 했을 때는 한국으로 찾으러 온다고 하실 정도였으니까요. (웃음)
Q. 해외 취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A. 외국에서 일하고 생활하는 게 생각만큼 낭만적이지 않을 수 있어요. 지금도 해외에서 힘들게 일하고 있는 친구들이 많기 때문에 너무 환상만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다만 해외에서 일을 하게 되면 남들이 할 수 없는 경험을 쌓으면서 시야가 넓어지고 배우는 것도 확실히 많다고 장담할 수 있어요. 저도 일할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힘들었던 것도 다 추억으로 남았어요. 이번에 영양사 시험에 합격하면 워킹홀리데이로 다시 외국에서 일하고 싶어요.
js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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