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이진이 기자/김혜린 대학생 기자] 지난 5월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대학생 자작 자동차 대회 FSAE(Formula SAE)에서 국민대 자작 자동차 동아리 KORA(KOOKMIN RACING)가 125개 팀 중 아시아 1위, 세계 11위를 기록했다.
학부생들이 직접 설계, 제작한 차량으로 국내를 비롯해 세계적인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국민대의 위상을 높인 KORA 의 회장 김준형(자동차공학 12), 부회장 이민기(자동차공학 13)를 만났다.
- 동아리에 들어가기 위한 자격이 필요한가?
김준형(이하 김) : “KORA는 자동차공학과에 속한 자작 자동차 동아리로, 자동차공학과 신입생이라면 누구나 들어올 수 있다. 처음부터 자동차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과 열정을 가진 학생들을 환영한다.”
- 동아리에 들어간 계기가 있다면?
김 : “자동차 공학도라면 당연히 자동차를 만들어보거나 자동차에 대해서 많은 지식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과내에 있는 소모임들 중 KORA가 유일하게 자동차를 만드는 동아리라 들어오게 됐다.”
이민기(이하 이) : “회장과 비슷한 계기로 들어오게 됐다.”
- 동아리는 몇 명 정도가 있나? 모두 설계, 제작을 하는가?
김 : “동아리에 재학생이 110명 정도 있는데, 모두 차를 만드는 건 아니다. 이미 차를 만들고 대회에 참가했던 사람들 중 11명이 회장, 부회장, 홍보부, 운영부로 회장단을 운영한다. 40~50명은 대회를 다 경험했고 회장단도 경험한 고학번이다. 차량제작은 안하지만 후배들을 도와주고 논문을 쓰며 운영을 보조한다. 신입생은 20명 정도 되고, 2·3학년이 팀장을 맡는다. 주로 2·3학년이 차량을 공부하고 설계와 제작을 담당한다. 신입생은 차량 제작을 도우면서 교육을 받고 경험을 쌓는다. 회장단은 9월에는 동아리 내에서 개최하는 모터쇼를 포함해 교내외적으로 홍보하는 행사를 열고 졸업한 선배들과 친목도모를 위한 체육대회도 기획한다. 10월에는 후원을 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발표를 하고, 11월에는 추계학술대회라는 자리에서 올해 대회를 뛰었던 차량들에 대해서 쓴 설계논문을 여러 대학 교수님들 앞에서 발표를 한다.”
- 대회는 어떤 것들을 준비하는가?
김 : “올해의 경우 3월에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쉘 에코 마라톤, 로열 더취 쉘 그룹에서 주최하는 대회에 배터리 일렉트릭 부문에 참여해 세계 4위에 올랐다. 5월에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리고 동아리에서 가장 최우선으로 하고 있는 FSAE에 출전을 해서 세계 11등, 아시아 1등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8월에 국내에서 가장 큰 자작자동차 대회 KSAE에서 포뮬러 부문에 KORA 안에서 차량 두 대가 출전해 1등, 2등을 수상했다. 세 개의 대회를 모두 거치는 것이 동아리의 룰이다.”
- 대회를 준비하는데 얼마나 걸리나?
김 : “FSAE가 가장 궁극적인 목표라서 이 대회만을 본다면 설계, 제작 하는 데만 1년 정도 걸린다. 하지만 이 대회를 처음부터 시작 하는 게 아니라 앞서 말했듯이 쉘 에코 마라톤이나, KSAE라는 대회를 준비하면서 경험을 쌓고 제작, 설계능력을 키운 다음에 FSAE를 나가기 때문에 전체적인 기간은 대략 2년 걸린다.”
- 대회를 준비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김 : “힘든 점이 엄청 많다. 특히 차량을 설계하고 제작하면 집에 있는 시간보다 학교에 있는 시간들이 훨씬 많다. 학교에서 자는 날이 4~5일, 나머지 이틀정도만 집에서 자고 다시 짐을 싸서 학교에 온다. 친구들을 만나거나 가족행사에 참여하기가 힘들고 여자 친구와의 갈등도 많았다. 설계할 때는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 제작이 들어가면 공부할 시간도 부족하다. 중간고사 전에 휴학을 하는 친구들도 있고 시험전날까지 제작하고 당일 새벽에 밤을 새워 공부하는 학생들도 있다.”
- 각종 대회에서 수상을 했는데, 좋은 성적을 유지하는 비결은?
김 : “1위를 많이 했지만 항상 1위를 하는 건 아니다. 국내대회 같은 경우는 8월 중순에 열리는데, 아스팔트 체감온도가 거의 40도 가량 된다. 엔진온도는 100도가 넘어간다. 날이 무덥다 보니 차량의 냉각수가 분출되거나 녹아내리는 일이 비일비재 하고 변수가 많다. 또한 앞서 만들었던 차량이 좋은 성적을 거두면 그 차보다 더 좋은 차량을 만들기 위해 설계를 한다. 새로운 시도가 없으면 퇴보하기 때문에 조금 더 발전된 시도를 하다 보면 그 안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좋은 성적을 유지하는 비결이라면 그런 변수나 대회에서 발생했던 문제점들에 대한 피드백을 하는 것이다. 인수인계를 철저하게 한다. 만약 작년에 어떤 문제가 있었으면, 후임 팀장에게 그것에 대해 피드백을 세밀하게 해주고 동아리에서 운영하는 싸이월드 클럽에 데이터들이 다 저장된다. 팀장들은 작업일지를 매일 쓰기 때문에 그런 내용들이 후임 팀장한테 전달이 잘 된다.”
- 새로운 시도는 무엇을 중점적으로 했나?
김 : “차량 파트는 10~12가지로 나뉜다. 각 파트마다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다. KORA같은 경우에는 부회장 친구가 국내 최초로 카본 모노포크 바디를 완성시켰다.”
이 : “예전에는 차체 자체를 철 파이프로 만들었다. 철 파이프로 만들면 무거우니까 카본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카본을 사용하면 경량화 할 수 있고 철로 만든 것보다 강하다. 미국대회에 나갔을 때 대부분 카본으로 차량을 만드는 걸 보고 국내로 들어와 이유를 찾고 연구를 통해 완성시켰다. 이외에도 차량에 윙을 달지 않았는데 주행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윙을 다는 등 여러 가지 부분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
- KORA가 출전하는 포뮬러 부문은 아스팔트위에서 고속턴을 하고 타이트한 코스에서 빠르게 도는 등 퍼포먼스 중심이라고 했는데 , 그렇다면 드라이버는 어떻게 선발하나?
김 : “자동차공학과에 드라이버 특별전형이 존재한다. 드라이버 전형으로 자동차공학과에 입학이 가능하고 특별전형에 합격한 학생들은 대부분 KORA에 들어온다. 이 전형에는 대부분 중·고등학교 때 카트 같은 자동차 운전 경험이 있는 학생들을 선발한다. 이 학생들은 교육을 받고, 대회를 준비하는 팀으로 합류한 후에는 같이 테스트를 하러 다니면서 연습을 한다. 하지만 반드시 그런 학생들만 드라이버를 하는 건 아니고 일반학생들 중에서도 운전에 관심이 있고 하고 싶은 학생들도 함께 선발해서 같이 교육을 시킨다. 드라이버는 2~3명 정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 드라이버를 해본 경험이 있나?
이 : “있다. 재밌는데 다 같이 만든 차를 운전해서 성과를 내야하므로 부담이 많이 된다.”
- 드라이버의 역량이 중요할 것 같다.
김 : “엔지니어가 아무리 좋은 차를 설계해도 드라이버가 안 따라주면 성적이 안 나오기 때문에 드라이버의 역량이 중요하다. 소수점 둘째자리, 0.01초 차이로도 등수 차이가 난다.”
- 동아리 활동을 통해 얻는 것은?
김 : “동아리 활동을 안 하는 친구들 보다 차량에 대한 지식이나 관심도 자체가 많이 차이난다. 제3자가 보기에는 ‘학부생들이 어떻게 이런 걸 할 수 있지’라고 평가할 정도로 전문적인 인재로 거듭나고 있다.”
이 : “저희 둘도 팀으로써 2년 동안 함께했다. 10명에서 12명 정도의 팀장들이 학교에서 같이 숙식을 하면서 소통하다 보니 단체생활에 대한 적응력이나 협업에 필요한 소양을 기르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김 : “KORA가 처음부터 기록이 좋았던 건 아니다. 90년대 학번 선배님들 얘기를 들어보면, 추운 겨울에도 야외에서 부품을 갈며 열악한 환경에서도 열정적으로 차량을 만들었다고 한다. KORA 안에서 선배님들이 차량을 만들고 발전시켰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존재할 수 있는 것 같다. 학교에서 교수님들도 많은 관심 가지고 도와주었다. 모두의 노력이 모여 KORA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지금의 목표는 우리가 회장단으로서 차량을 공부하면서 설계를 하고 있는 후배들이 더 좋은 차량을 만들고 더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동아리 전체의 목표는 내년 3월, 5월, 8월에 쉘 에코 마라톤, FSAE, KSAE 대회를 준비하고 출전하게 되는데, 올해보다 더 뛰어난 성적을 거두는 것이다.”
zinysoul@hankyung.com
< 저작권자(c) 캠퍼스 잡앤조이, 당사의 허락 없이 본 글과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