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의원실이 공개한 우리은행 특혜 채용 명단.
[캠퍼스 잡앤조이=이도희 기자] 우리은행의 신입사원 특혜 채용 의혹에 취업 커뮤니티가 분노로 들끓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지난 17일 우리은행의 ‘2016년 신입사원 공채 추천현황’ 문건을 공개하고 지난해 이 은행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에서 내부 임직원과 VIP 고객 등의 자녀와 친인척 등이 무더기로 특별 채용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심 의원이 공개한 문건은 우리은행이 내부에서 활용한 것으로 알려진 표 형식으로 돼있다. 이 표에는 지원자 이름과 국가정보원, 금융감독원, 우리은행 전·현직 임직원 등 굵직한 인사와의 관계, 추천인까지 자세히 기록돼 있다. 또한 해당자들은 모두 최종 합격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이날 취업커뮤니티 대부분은 우리은행의 채용비리 소식으로 도배됐다. 소식을 접한 취업준비생들은 대부분 분개하면서 “이 참에 다른 은행들도 샅샅이 조사해 채용비리를 근절해야 한다”고 강한 목소리를 냈다.
한편으로는 ‘올 것이 왔다’는 반응도 많았다. 한 취준생은 “오히려 부럽기도 하다”며 “이런 마음이 드는 내 처지가 서글플 뿐”이라고 한탄했다. 또 다른 취준생도 “지난해 우리은행 최종면접에서 탈락했는데 내가 흙수저였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고 씁쓸해했다.
우리은행 측은 문건 공개 직후, 문건의 신뢰성에 제동을 걸었다. 우리은행 담당자는 또 “블라인드 면접방식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면접관은 지원자의 인적사항을 파악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심상정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우리은행이 ‘임직원 자녀 역차별 금지를 위해서 5% 가이드라인을 두고 있다’고 직접 제게 보고했고 표에 따르면 어떤 CFO 자녀의 경우는 ‘여신 740억에 신규 여신 500억 추진’이라고 기록돼 있다”며 “이게 바로 명백한 대가성 채용”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채용인원에 대해서도 심 의원은 “200명을 채용했다고 했지만 이중 50명은 텔레마케터 채용이기 때문에 결국 경쟁률은 113대 1로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심 의원은 아울러 “우리은행이 이 건에 대해 ‘100% 블라인드방식으로 하기 때문에 추천이 당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능성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제게 제보된 바에 따르면 면접관들이 전부 연필을 사용하도록 규정돼 있다”며 “사후 최종판단시 다 고치겠다는 뜻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이번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해 법률 검토를 거쳐 고발 조치 및 수사의뢰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이어 채용 청탁 명단에 금감원 전 임원 등 2명이 포함된 데 대해서도 자체 감사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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