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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잡앤조이=공태윤 기자] 지난 8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선 해외기업 120개사의 인사담당자들이 직접 한국인재를 면접하는 ‘글로벌 취업박람회’가 열렸다. 이 행사에는 소프트뱅크 테크놀러지, 닛산자동차, 유니클로 등 쟁쟁한 기업들이 참가했다.
이런 우수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KOTRA 현지무역관 ‘K무브 담당자’들의 노력이 숨어있었다. KOTRA 도쿄무역관에 현지인으로 채용된 요시다 요시코씨는 “한국인 채용실적이 있는 우수기업을 삼고초려해서 모셔왔다”고 말했다. KOTRA 뉴욕무역관에 근무중인 허한샘씨도 “한국인을 뽑고 싶어하는 미국기업을 섭외하기 위해 뉴욕에서 열리는 채용박람회를 수차례 찾았다”고 전했다.
KOTRA 현지무역관은 한국 젊은이들의 해외취업을 돕기위해 취업카페를 운영하면서 이메일상담도 하고있다. 게다가 한국 유학생을 위해선 취업특강·컨설팅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이날 해외 현지기업 인사담당자를 대동하고 같이 날아온 KOTRA 현지무역관 ‘K무브 담당자’를 통해 미·일 현지기업 취업방법을 들어봤다.
◆경력을 중시하는 미국기업
허한샘씨는 미국기업에 취업하려면 ‘비자 공부’가 첫단추라고 했다. 허 씨는 “미국 기업 인사담당자들이 비자발급 설명을 하다 인터뷰를 끝나는 경우가 많아 아쉽다는 말을 많이 한다“고 했다. 미국 취업비자인 H1B비자 발급은 요건이 까다롭다. 최소 4년제 대학 학사학위 이상이며, 지원기업의 직무가 전공과 비슷해야 신청할수 있다. 신청일은 매년 4월1일로 해마다 전세계 23만여명의 신청자중 추첨을 통해 8만5000명에게만 비자발급을 해주고 있기에 운도 따라야 한다. 그는 “함께 같이 온 미국기업 9곳은 한국인을 채용땐 H1B비자를 발급해 줄 기업들”이라고 했다.
허 씨는 “미국취업은 한번만에 취업되는 경우가 드문 장기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그는 “‘뉴욕에선 이력서를 200곳에 넣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면서 그만큼 미국인들도 취업이 쉽지 않다고 했다. 미국 대학생들은 보통 1학년때 인턴을 시작해 3학년땐 입사지원을 한다. 교수들도 저학년때부터 이력서 작성 과제를 낼 정도다. 그는 ”미국인들도 끊임없이 수십번씩 이력서 첨삭을 받는다“면서 “한국의 유학생들에게 방학때 한국에 가지말고 인턴십을 쌓고 이력서를 쓸 것을 조언한다“고 말했다. 그는 좋은 자소서는 채용공고상의 기업이 요구하는 역량 키워드를 가능하면 많이 언급하는 것이라고 팁을 주기도 했다.
서류전형을 통과하면 3~4차례 면접이 기다리고 있다. 허 씨는 ”면접도 연습“이라며 엘리베이터 안에서 30초동안 자신을 PR하는 ‘엘리베이터 스피칭‘을 많이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미국인들이 즐겨찾는 채용사이트인 ’링크드인‘ ’몬스터‘’글래스도어‘는 꼭 참조할 것도 당부했다. 허 씨는 ”한국인이 쓴 면접 감사인사 손편지에 감동한 미국기업이 그를 채용했다“며 ”면접후엔 감사메일로 좋은 인상을 남기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개성보다 잠재력보는 일본기업
미국기업 취업이 동적이라면 일본기업 취업은 정적이다. 끊임없이 도전하고 협상을 해야 하는 미국기업과 달리 일본기업은 일정 기준에 맞는 적합한 인재를 찾는 방식이다. 요시다 씨는 ”획일화된 채용방식을 가지고 있는 일본기업은 개성보다는 성실함, 면접복장도 모두 똑같은 정장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번 박람회에 참여한 기업 대부분은 도쿄와 오사카에 본사를 두고 있으면서 한국인을 채용한 실적이 있는 기업들이다. 요시다씨는 ”기업 유치과정에서 채용규모는 어떤지, 왜 한국인을 뽑으려는지, 계약직이 아닌 정규직을 뽑으려는 것인지 등의 기준으로 선별했다“며 “일본인들도 가고 싶어하는 기업만을 뽑았다”고 말했다.
일본기업 취업준비생이 주의할 점도 있다. 지원기업이 외국인 채용실적이 있는지를 꼭 확인할 필요가 있다. 요시다 씨는 ”지원하는 기업이 한국인을 비롯한 중국인, 필리핀인 등 외국인 채용실적이 있다면 기업문화, 복지 혜택 등도 어느정도 신뢰할 수 있다“고 전했다. 채용공고에 입사후 업무와 직무역량이 명확할 수록 체계적이고 좋은 기업이라는 것도 덧붙였다. 또, 일본기업들은 일본어를 능숙하게 잘 하는 사람을 선호한다. 요시다씨는 “일본 취업을 원한다면 일본어 능력시험 JLPT N2이상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영어를 잘 하는 것은 가점사항일뿐”이라고 했다.
미국기업들이 다양한 경험과 경력을 지닌 인재를 찾는 과정이라면 일본기업은 지원자의 성장 잠재력을 보고 뽑는 채용이다. 요시다 씨는 “일본기업은 면접때 지원자의 성실함과 회사에 대한 관심도를 가장 중요시 한다”며 “전공과 직무가 달라도 가능성을 보고 뽑는다”고 말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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