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이도희 기자] “와 이거 봐 떨어진다, 아악! 이거 진짜처럼 완전 무서워!”
22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17 관광산업 일자리박람회’의 한 복판에서 큰 고글을 쓴 남학생들의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 모습을 지켜보는 친구들과 차례를 기다리는 대기자들은 연신 배를 잡고 웃었다.
이들이 쓰고 있는 고글은 벤처기업 ‘와바다다’가 개발한 4D VR 하강레저 체험 기구 ‘아이글라이더’다. 이날 박람회 정중앙에는 우리나라 관광산업을 이끌어갈 벤처 기업가들을 위한 ‘관광벤처관 & 미래일자리관’이 마련됐다. 안경 만으로 경주, 강릉, 춘천, 여수 등 전국의 아름다운 풍경을 짚라인을 탄 것처럼 하늘에서 볼 수 있게 만든 이 상품 체험부스는 ‘관광벤처관 & 미래일자리관’에서 가장 많은 사람의 이목을 끌었다.
4D VR 하강레저 체험 기구를 개발해 운영하는 벤처기업 와바다다의 VR짚라인 아이글라이더 체험부스에
참가자들이 몰려있다. 사진=이도희 기자
한국관광공사는 2014년부터 연 1회씩 관광 유관기관 통합 채용박람회를 실시하고 있다. 호텔, 여행사 등 관광관련 기업 인사담당자와 구직자를 만나게 해주는 행사다. 올해도 21~22일 이틀에 걸쳐 박람회를 열었다. 그런데 올해는 처음으로 참가기업 명단에 벤처기업 11곳과 미래일자리기업 6곳을 넣었다.
초청 이유는 명확하다. 호텔, 외식업체 등 전통 관광업은 지극히 ‘노동집약적’ 산업이기에 정치, 경제 등 이유로 관광객이 줄거나 시장이 축소하면 가장 먼저 ‘고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 반면 기술 기반 사업은 다르다. 신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해 기존 ‘일자리 나눠먹기’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것.
실제로 이날 ‘관광벤처관 & 미래일자리관’은 ‘IT+Tourism’의 향연이었다. ‘벅시’는 기사가 포함된 승합차를 렌트해주는 차량 공유 서비스다. 앱으로 집에서 공항까지 택시처럼 불러 이용할 수 있는데 올 4월 서비스 시작 후 3개월 만에 누적 이용자수 7000명을 돌파했다. ‘투프랭크’는 항공, 호텔, 가이드 등 여행 서비스를 판매자와 소비자가 직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여행아이큐’는 IT기술을 이용해 앱을 통해 관광지 관련 퀴즈를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관광객 만족도를 조사해 의뢰기관에 제공하는 데이터 서비스 벤처기업이다.
한국관광공사 역시 2011년부터 대학생과 일반인 창업자를 대상으로 ‘관광벤처공모전’을 열고 있다. 예비관광벤처사업자와 관광벤처사업자를 선정해 사업보조금과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장유현 한국관광공사 청년취업지원팀 차장은 “우리가 매일 회사를 출퇴근 하고 박람회 같은 행사에 참석하는 지극히 일반적인 일상이 외국인에게는 바로 ‘관광’이 될 수 있다”며 “작은 것을 큰 가치로 만들어주는 게 바로 IT기술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장 차장은 “관광공사가 벤처기업가와 구직자 간 일자리 매칭, 벤처기업과 벤처기업간 사업 매칭을 돕는 가교 역할을 해달라는 주문을 벤처기업 담당자들에게 많이 받았다”며 “앞으로 공사차원에서 관광벤처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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