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롯데그룹 CJ그룹 등은 올 하반기 잇달아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했다. 지난 9일 롯데그룹이 ‘스펙태클’ 채용을 앞두고 지원자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채용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스펙태클 전형으로 입사한 사원들이 참석해 지원자들과 멘토링을 했다. / 사진= 롯데 제공
[캠퍼스 잡앤조이=공태윤 기자] 현대자동차가 하반기 들어 두 번째 블라인드 채용에 나선다. 1차 채용 결과가 기대 이상이었다는 설명이다. 주요 대기업 중 하반기 블라인드 별도 채용을 하기로 한 기업은 현대차 외에 현대모비스 ‘미래전략’, 롯데 ‘스펙태클’, CJ ‘리스펙트’ 등이 있다. 현대모비스와 CJ는 면접이 진행 중이고 롯데는 다음달부터 사별로 오디션 면접을 한다.
현대차 ‘힌트’ 공략 핵심은 자기소개서
현대차는 최근 채용홈페이지를 통해 블라인드 상시 채용 프로그램인 ‘힌트(H-int)’ 지원서를 받는다고 공지했다. 지난 10월 중순 1차 모집 후 두 번째 채용이다. 현대차의 첫 번째 영문 이니셜 ‘H’와 인터뷰의 앞글자 ‘Int’에서 따온 힌트는 실력과 역량을 갖췄어도 시스템화된 공채의 문턱을 넘지 못한 지원자를 위해 도입한 제도다.
현대차 힌트에는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채용 공고에도 재학생 휴학생 졸업자로 해외여행에 결격 사유가 없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남자는 병역을 면제받았거나 전역자여야 한다. 모집 분야는 △연구개발(R&D) △생산 △전략지원 △소프트웨어(SW) △디자인 등으로 중복 지원도 가능하다.
현대차 힌트의 지원 양식은 공채보다 간소화됐다. 지원서는 기본 인적사항, 학력 정보, 자기소개서로 구성됐다. 인적사항에선 지원 부문 및 분야, 선호 직무, 근무지, 이름, 입사 가능일, 국적, 연락처, 병역·보훈 정보, 주전공을 요구하고 있다. 학력 정보에선 최종 학력, 학사 정보(대학 재학 기간, 졸업 여부)를 물었다. 자기소개서는 힌트에 참여하고자 하는 이유를 1000자 이내로 자유롭게 적으라고 했다. 김은아 현대차 인재채용팀장은 “학력과 전공은 지원자 면담을 위한 사전 자료일 뿐 자기소개서만을 보고 인터뷰 대상자를 선정한다”고 말했다.
1차 힌트 채용에는 700여 명이 지원했다. 현대차는 1차 인터뷰를 통해 적지 않은 인원에게 내년 상반기 공채 서류전형 면제 혜택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인재채용팀은 면접날 지원자의 직무 및 진로상담까지 해 준다. 김 팀장은 “단순히 채용만을 목표로 하는 상담이 아니라 지원자의 진로에 힌트를 주기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전했다. 김 팀장은 1차 인터뷰가 의외로 만족스러워 블라인드 힌트 채용을 지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갈수록 정교해지는 롯데 ‘스펙태클’
롯데는 블라인드 전형 스펙태클 오디션으로 15개 계열사에서 100명을 선발한다. 2015년 도입한 뒤 선발 방식이 갈수록 정교해지고 고도화되고 있다는 게 내부 평가다. 지원자들에게는 회사마다 다른 과제가 부여된다. 올 하반기 과제를 살펴보면 △1인가구 간편식 브랜딩 제안(코리아세븐) △욜로(YOLO)족을 위한 여행상품 제안(롯데JTB)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한 온라인쇼핑 탐색 경험 향상 방안(롯데닷컴) 등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주제가 많았다. 롯데지주 인사팀 관계자는 “지원자의 직무역량만을 놓고 평가하기 때문에 서류전형과 오디션 등 단계마다 ‘현미경 검증’이 필요했다”며 “서류전형과 오디션에는 직무에 능통한 팀장, 매니저급이 참여한다”고 말했다.
롯데는 이달 말 서류전형 합격자를 발표한 뒤 다음달 초부터 사별로 오디션 면접을 할 예정이다. 롯데는 올해 스펙태클 오디션의 지원 인원을 밝히지 않았지만 지난해에는 12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고 했다.
오디션 면접은 프레젠테이션(PT)과 주어진 주제에 대한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된다. 롯데 관계자는 “평가위원을 설득할 수 있도록 논리적 근거와 팩트를 기반으로 한 발표가 좋다”며 “예상 질문을 준비해 자신의 직무전문성과 열정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롯데는 스펙태클 전형을 통해 600여 명을 선발했으며, 이 가운데 70%가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블라인드 전형을 새로 도입한 현대모비스와 CJ는 면접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며 구체적인 면접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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