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후 일상 속 메모로 책 엮은 ‘달의 위로’ 안상현 작가

입력 2017-12-20 14:09  


[캠퍼스 잡앤조이=이진이 기자/김혜린 대학생 기자] 1인 미디어 시대가 열리면서 사진과 영상을 공유하는 다양한 SNS 플랫폼이 인기다. 이미지 소비에 그치지 않고 #글스타그램 #시스타그램 등 콘셉트에 맞는 사진을 배경으로 지친 현대인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감성 글이 인기를 얻고 있다.

시집 달의 시리즈 저자 안상현(국민대 전자공학부 12학번) 씨는 12만 명의 팔로워를 둔 인플루언서다. 안 작가는 시의 인기에 힘입어 시집 <달의 위로>, <달의 고백> 등 달의 시리즈를 출간해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달의 시리즈 마지막 시집 출간을 앞두고 안 작가를 만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었다.



-시를 쓰게 된 계기는?




“한 단어로 표현하면 ‘이별’이다. 4년간 사귀던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나서 공허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주변에 이별을 계기로 글을 쓰게 된 작가들이 꽤 있더라. 인스타그램에는 2015년 9월부터 글을 써서 올리기 시작했다. 지금은 시나 글을 써서 올리는 이들이 많지만, 당시에는 거의 없었다. 정방형 틀에 힘든 감정과 느꼈던 생각들을 담았다. 많게는 열 편, 꾸준히 한 편씩 매일 썼다. 두 달 정도 지나자 100편 정도가 쌓였다. 내가 쓴 글에 댓글이 달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내 글이 누군가에게 공감이 되고 위로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책임감이 생겼고, 좀 더 섬세하고 정제된 다양한 글이 나오게 됐다.”

-시 한 편을 완성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일상에서 생각나는 걸 틈틈이 메모한다. 긴 글을 먼저 쓴 뒤 짧게 줄여나가는 작업을 여러 번 반복하고 일상에서 쓰는 단어로 바꾸는 작업을 거친다. 인스타그램에 올리기까지 두세 시간 정도 시간을 갖는다. 공대생이어서 학기 중엔 과제와 시험에 치이지만, 힘들더라도 하루에 시 한 편은 꼭 올린다. 2년 동안 글을 쓰지 못한 적이 딱 두 번 있는데, 몸을 못 움직일 정도로 아팠을 때다.”

-글을 쓰기 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주로 글을 올리는 시간대는 사람들이 하루를 마무리 하는 시간이자 인스타그램을 가장 많이 보는 시간이다. 해외여행을 할 때도 정해놓은 한국시간에 맞춰서 글을 올린다. 이런 생활을 반복하다 보니 자연스레 시간을 계획적으로 쓰게 됐다. 글을 쓰면서 성격이 차분해졌고, 가장 좋은 점은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이다.”



-출간을 하게 된 배경은?




“글을 쓴 지 일년 정도 됐을 때, 댓글에 책이 아니더라도 모음집으로 나오면 정말 좋을 것 같다는 얘기가 있었다. 나를 좋게 봐주는 분들을 위해 글 모음집을 내면 좋겠다는 생각에 독립출판을 결심했다. 디자인, 제목, 표지, 교정교열을 스스로 해야 했고, 마지막 인쇄를 앞둔 상황에서 정식으로 출판 제의를 받았다. 보통 출판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의 기간이 걸리는데, 이미 준비된 상황이어서 1개월 만에 책이 나왔다.”

-시집 <달의 고백>과 <달의 위로>를 출간했다. 제목은 어떻게 짓게 됐나?




“골목길을 걷다 문득 하늘을 올려다 보면 달이 떠 있다. 달을 보면 편안하기도 하고 센치해지기도 한다. 글을 올리고 방송을 하면서 사람들도 달을 보면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는 걸 알았다. 내 이름과 같은 상현달을 가져와 ‘(상현)달의 위로’라고 제목을 정했다. 내가 하는 얘기를 달이 하는 것처럼 위로가 됐으면 했다.”

-언제 보람을 느끼나?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DM) 로 ‘고민이 있었는데 위로 받았다’는 글을 남겨주는 분들이 있다. 멈추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책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책을 준비하면서 장애물에 부딪치곤 한다. 상처라는 단어 하나도 다양한 단어와 상황으로 표현이 가능하다. 그런데 내가 쓰고 싶은 글과 비슷한 글이 있으면 한계를 느낀다. 지금까지 다루지 않았던 더욱 다양한 감정들을 다뤄보고 싶다.”

-학교생활과 병행하기 힘들텐데, 출간을 서두르는 이유는?




“기다려주는 분들이 많다. 내가 쓰려는 책은 빨리 읽히지만, 언제 꺼내 봐도 공감할 수 있는 책이다. 책을 읽고 다음 작품을 기대해주는 분들이 많다. 쓰는 것도 오래 걸리지만, 매번 더 나은 책을 내려고 노력하므로 고민하고 숙고하는 시간이 더 걸린다. 인스타그램에 올라간 글뿐만 아니라 새로운 글도 책에 실리기 때문에 평소에 쓰던 것보다 두 배 이상 노력해야 한다.”

ziny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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