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 = 강홍민 기자 / 엄세훈 대학생 기자] “제 인생에서 운동밖에 없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도복을 입었던 유도선수가 어느새 유니폼을 입고 있다. 손님이 오면 기합 대신에 “어서오세요”라는 따뜻한 인사로 바뀌었다. 편의점 점장치곤 건장한 신체를 보유한 김철순(34) CU 편의점 점장이다. 합정역 4번 출구 앞 CU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 씨는 대학 때 유도를 전공했다. 유도 선수에서 편의점 점장으로 변신한 그의 인생 스토리가 궁금하다.
△유도선수에서 편의점 점장으로 변신한 김철순 씨
-유도 전공에서 편의점 점장이라는 특이한 이력이 궁금하다.
“대학 때 운동 중에 부상이 있었다. 잠시 쉴 때 학교 선배가 소개해 준 호프집에서 매니저로 일하게 됐는데 손님 응대가 너무 재미있더라. 내 인생에서 운동 밖에 없는 줄 알았는데 새로운 세계를 만난 듯 했다. 그 이후 택배 회사 영업사원, 옷 장사, 치킨 집을 하면서 자영업 세계에 뛰어들었다. 최근엔 고깃집을 운영했었는데 손해를 많이 봐서 접었다, 안정적인 아이템이 뭐가 있을까 찾다가 투자 금액의 80-90% 회수할 수 있는 편의점을 선택했다.
-경영학을 복수전공 했는데, 자영업에 도움이 됐나?
“도움이 되더라. 장사를 하다 잘 안 돼 경영학을 복수전공으로 선택했는데 재무 표를 어떻게 정리하는지도 배웠다. 다만 수업에서의 지식과 현장과는 거리감이 조금 있긴 했다. 그리고 가장 필요한 건 인사관리였는데 나랑 같이 일하는 게 즐거운 사람이 손님한테도 즐겁게 이야기 하더라. 기계나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데 사람 마음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친해지려고 많은 노력을 한다.
-아르바이트생을 뽑을 때 기준이 있나?
“아르바이트 면접 때 가장 중요한 건 약속 시간이다. 두 번째는 오래 일을 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일은 못해도 가르치면 되지만 일을 아무리 잘해도 금방 그만두면 소용없지 않나.”
-편의점에서 일 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편의점은 24시간 영업이다. 고깃집 같은 경우 아르바이트생이 일하는 게 눈으로 보이는데 야간 근무는 아르바이트생에게 홀로 맡기다 보니 새벽 2시에도 종종 전화를 할 때가 있다. 성격상 예민해졌다. 예전에 한 아르바이트생이 현금과 담배를 훔쳐가 총 피해액이 70-80만 원 달했던 적도 있다. 그때 좀 힘들었다. ‘내가 사람을 잘못 뽑았나’라는 죄책감이 들더라.
-점장으로서 보람을 느낄 때도 있나?
“위치가 홍대 부근이라 외국사람들이 많이 이용한다. 길을 설명 해줄 때나 버스를 어디서 타는지 알려줄 때가 뿌듯하다.
-점장으로서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편의점 특성상 내 점포에서만큼은 손님들이 원하는 물건을 맘 편하게 살 수 있으면 좋겠다. 개인적인 목표는 39살 때까지 10억 모으기다. 목표를 이루면 큰 가게를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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