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곳에서의 경험 자체가 장점" 해외인턴 도전기

입력 2018-01-22 10:58   수정 2018-01-22 17:07


[캠퍼스 잡앤조이=이도희 기자/최지원 대학생 기자] 인턴십은 미리 직무를 배우고 경험할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을 체험할 수 있다. 취업을 위해 하나의 필수 코스가 된 인턴, 국내가 아닌 더 넓은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해외에서의 인턴 생활은 무엇이 다를까. 해외인턴을 경험해본 대학생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도의 현지 회사동료들과 함께 근무하고 있는 김재용 씨. 

다른 한국 인턴 동료와 자주 모여 회의도 한다. 사진=최지원 대학생기자   


-해외인턴에 지원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나윤(이하 이) :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해외인턴을 경험했다. 외국으로 취업을 하지 않는 이상 졸업 후 국내 회사에서 일하게 되지 않겠나. 그 전에 외국의 회사는 어떤가, 가볍게 체험해보고 싶었다. 

김재용(이하 김) : 국내의 인턴은 대부분 방학에 하는 인턴이고 기간이 짧다보니 내가 그 직무에 맞는지를 아는 것이 어려웠다. 또 국내의 인턴은 이미 경험해보았기 때문에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고 대학생 때만 할 수 있는 활동을 해보고 싶었다. 

- 면접은 어떻게 진행되나.

이 : 내가 체험한 인턴은 학교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1차는 학교에서 교수님 면접이었고 2차로는 현지 프로그램 담당자와 면접을 봤다. 2차는 그냥 언어수준 테스트 같은 느낌이었다. 1차에서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물어봤다. 내가 프로그램에 선발되어야하는 이유, 원하는 직무와 그 이유, 프로그램 통해 얻고 싶은 것 등등 심도 깊은걸 물어봤고 첫 번째 질문인 자기소개 빼곤 다 영어였다.

김 : 면접은 1차와 2차가 있었다. 1차는 주재원분들과 한국어로 진행했고 2차는 현지인들과 영어로 이루어졌다. 팁이 있다면 영어를 준비하는 것이 가장 먼저이고 미리 해외인턴을 경험해본 사람들에게 조언을 얻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하지만 여기서 주의할 점은 수준 높은 영어를 과시하려고 하는 것보다 그들에게 안정감을 주는 것이다.

- 어떤 직무를 담당했나.

이 : 재무 부서에 있었는데, 재무 부서란 곳이 접근이 은근히 까다로워 많은 일을 하진 못했다. 처음엔 사수님께서 하신 기초 작업을 내가 다시 보며 메커니즘을 익히는 정도만 했고, 나중엔 실제로 거래처에 대금을 송부하거나 시스템을 이용해 거래기록을 등록하는 일을 하기도 했다. 



△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재무부서 해외 인턴십을 하고 있는 이나윤 씨의 책상. 사진 최지윤 대학생기자

김 : 재경본부 인턴으로 회계, 자금, 세무를 담당하였으며, 주 업무는 본사 보고서 작성이었다. 해외법인에 있으면 본사에서는 알 수 없는 특이사항들이 많이 발생하곤 한다. 이것을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세부적으로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실행방안은 어떤 것들이 고려되어야 하는지 한국에 보고해야 한다. 주재원 혼자 담당하기엔 업무 스코프가 넓어 인턴들이 일에 참여할 기회가 많다. 인턴들은 보통 서브역할을 한다.




- 영어에 대한 어려움은 없었나.

이 : 없었다. 앞서 말했듯이 유학경험이 있기 때문에 상대방이 말하는 바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고, 내가 원하는 것도 온갖 단어를 끌어 쓰더라도 전달할 수 있는 정도의 영어실력이다. 만약 모르는 단어가 생긴다면 그때그때 검색으로 해결하면 된다.

김 : 영어는 직무 의사소통이기 때문에, 영어실력보다는 직무에 대한 지식이 더 관련이 깊었다. 처음 보는 회계 용어도 한국어로 알고 있었다면 이해가 빠르고, 사용이 쉬웠다. 비즈니스 메일 등은 책을 참고해서 공부하며 향상시켜나갔다. 영어에 대한 수준보다는 자신감과 부족한 부분에 대해 계속 향상심만 있다면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전반적인 생활에 대해 알려달라. 생활비에 대한 어려움은 없었나.

이 : 내가 일했던 부서는 총 4명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소규모 부서였고 모두 나와 동성이었기 때문에, 정말 편안했다. 그리고 내가 당시 만 20세였기 때문에 다들 많이 너그럽게 대해줬다. 기숙사는 제공을 받았다. 말레이시아는 다행스럽게도 물가가 비싼 곳은 아니라 한국에서 쓰던 것처럼 쓰면 충분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숙소비용까지 고려하면, 자취하는 것만큼 나간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김 : 내가 일했던 회사는 복지가 정말 좋았다. 숙소도 제공해줬을 뿐더러 복지관이 있었는데 수영장, 골프장, 헬스장 등이 있어서 그런 것을 누릴 수 있었다. 출퇴근 또한 회사의 버스가 있어서 편했다. 밥은 회사에서 한식을 제공해주었고 가끔씩 현지인들과 친해지고 싶어서 함께 인도식당에 가곤했다. 또, 앞서 말했듯이 회사의 복지가 매우 좋았기 때문에 크게 돈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 

  

- 해외인턴의 장단점은.

이 : 몇 십 년간 보고 듣고 느꼈던 익숙한 한국이 아닌 새로운 곳에서 생활한다는 것 그 자체가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힘든 점은 인턴 초반에 일이 없었던 것이다. 아무래도 언어의 장벽 때문이었을까. 그래서 나는 오히려 부딪히며 일을 달라하고, 많은 직무를 경험해보고 싶다고 어필하곤 했다.

김 : 앞서 말했듯이 해외인턴의 경우 주재원을 보조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한국인턴보다 권한이 많았다. 한국에서 인턴을 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만큼 업무에서 힘든 점이 있었다. 일반화 할 수는 없겠지만 내가 일했던 곳은 한국과 달리 구체적으로 일을 알려주지 않으면 대충하고 마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더 신경을 써야 했고 시간도 많이 걸렸다. 생활하는 데 있어서 큰 힘든 점은 외로움인 것 같다. 나 같은 경우는 크게 힘들지 않았지만 1년이 짧지 않은 시간이다 보니까 중간에 그만두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 어떤 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나.

이 : 꿈이 없다는 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가서 마음 편하게 경험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생각했던 직무에 남 눈치 안보고 살짝 발도 담궈보고, 그러다가 내가 몰랐던 나 자신도 한번 알아볼 수 있다. 물론 거기서 답이 다 나오진 않겠지만 바나나 농장에 갔다가 세계 여행이라는 꿈을 찾은 사람이 있고, 이걸 기회로 실제 인턴십 코디네이터로서 스타트 업을 시작한 사람도 있다. 참고로 스타트업은 'wachu'라고 하는 곳인데, 해외 인턴십 연계 프로그램을 실제로 운영하고 있으니 관심이 있으면 페이스북 페이지를 한번 찾아봐도 좋겠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 : 우선 해외인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영어라고 생각한다. 엄청난 수준의 영어가 아니라 어느 정도의 기본적인 영어를 하는 것 말이다. 또 내가 했던 인턴은 1년이었기 때문에 생각보다 긴 시간이다. 그렇기 때문에 면접을 볼 때에도 이 친구가 와서 버틸 수 있는지를 가장 많이 보는 것 같았다. 더불어 만약 해외인턴에 관심이 있다면 이에 대한 정보는 ‘월드 잡’이라는 사이트를 추천한다. 채용공고가 많이 올라오기 때문이다. 

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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