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작은 목소리가 세상을 바꾼다” 소셜벤처 ‘목소리또’ 김기훈 대표

입력 2018-01-26 15:55   수정 2018-01-31 09:37


[캠퍼스 잡앤조이=김예나 기자/김민규 대학생 기자] 위로의 말 한 마디가 누군가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위로의 한 마디를 전해야 할지 모른다. 또 ‘나의 작은 목소리가 사람들에게 힘이 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갖기도 한다. 

소셜벤처 ‘목소리또’는 ‘목소리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만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가 모여 커다란 울림이 될 수 있다’는 진심을 가진 목소리또의 김기훈(26. 경남과기대) 대표를 만났다.  



-'목소리또'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부탁한다.

“‘목소리또’는 우리 주변의 다양한 사회적 문제가 사람들의 ‘관심’만 있다면 해결 가능하다는 생각에서 시작된 소셜벤처다. 지난해 6월 LH소셜벤처 모집공고에 당선돼 현재 14명의 대학생들이 소속돼 있다. 목소리또는 도움이 필요한 이들의 사연을 홈페이지에 올리고, 사연의 주인공들에게 달린 격려의 목소리나 댓글 수만큼 후원 금액을 정한 후, 이를 후원 기업이 대신 낼 수 있도록 하는 간접기부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홈페이지 이용자들은 본인의 돈을 직접 기부하는 것이 아니지만, 힘을 내라는 응원의 목소리를 내는 것만으로도 기업의 후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것이다.”

-목소리또를 설립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2012년 군복무중 레바논 동명부대로 해외파병을 다녀온 경험이 있다. UN군 소속으로 레바논의 내전과 전쟁억제를 목적으로 파병돼 좋은 먹거리와 환경에서 임무를 수행했다. 하지만 이런 물질적인 풍요로움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정신적인 결핍이 항상 나를 괴롭혔다. 머나먼 타국에서, 그리고 언제 테러가 발생할지도 모르는 긴박함 속에서 나를 지탱해 준 것은 한국으로부터 온 짧은 응원 메시지였다. 취침 시간에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의 짧고 간단한 응원 메시지를 듣는 것만으로도, 누군가 나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고, 응원해주고 있다는 생각에 큰 힘이 됐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나와 비슷한 상황이거나 힘들고 외로운 사람들에게 목소리의 힘을 전해주고 싶었다. 그러던 중 LH소셜벤처 모집공고를 보게 됐고, 지원 사업에 선정돼 목소리또라는 소셜벤처를 설립하게 됐다.”





-지금까지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했나.

“지난해 4월 ‘신입생 응원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갓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을 위한 재학생들, 부모님, 청소 미화원분들, 영양사, 학교관계자 등 각계각층의 응원 목소리를 모아 편집한 후 이틀간 교내 방송을 통해 신입생들에게 목소리를 전달했다.

또 진주 새뜰 마을에 거주하시는 독거노인 분들을 돕기 위해 ‘새뜰 마을 겨울나기 프로젝트’를 했다. 목소리 응원과 함께 진주대학교와 번화가에서 캠페인 도 함께 진행해 모은 후원금으로 120여만 원 상당의 겨울 용품을 구매했고, 이를 독거노인 분들게 전달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11월 지진 피해로 수능이 연기되며 마음 고생을 했을 포항 지역의 고3 수험생들을 위해 ‘수험생 격려 프로젝트’를 기획해 약 500명의 응원 참여와 기업 및 학교 등의 후원을 받기도 했다.”





△목소리또의 다양한 활동 모습. 사진=목소리또 제공




-목소리또 대표로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

“현대인들은 나 아닌 누군가에게 관심을 갖거나, 누군가를 응원하고 격려하는 것이 부족하다. 너무 삭막한 세상이라고 생각한다. 목소리또 플랫폼을 이용하는 목소리 기부자들과 목소리를 전달받는 사람들도 처음에는 매우 어색해하고 낯설게 생각한다. 하지만 이내 세상에 다시 없을 미소를 짓는 모습을 볼 때, 비록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많지만 이런 미소들을 보면 그동안의 고생이 눈 녹듯이 사라지며 큰 보람을 느낀다.”

-목소리또의 기부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우리가 선정하거나 제보를 통해 만들어진 카드뉴스 등의 캠페인은 페이스북과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를 통해 접할 수 있다. 공감이 가거나 지지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를 이용해 우리에게 “응원합니다”, “힘내세요” 등의 목소리를 녹음해 보내주시면 된다. 보내주신 목소리는 그 개수만큼 기업 및 단체에서 후원한 후원금으로 적립되고, 해당 캠페인의 수혜자나 혹은 뜻 깊은 곳에 전달된다. 특히 이런 내용들은 모두 투명하게 공개되며 진행사항과 결과 또한 페이스북 홈페이지에서 모두 확인할 수 있다.”

-목소리또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가.

“대한민국이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가지고 있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많은 이유들이 있겠지만 그들은 분명히 외롭고 힘들었을 것이다. 그들에게 관심과 따뜻한 응원이 있었다면 혹시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목소리또는 사람의 말 한 마디에 큰 힘이 있다고 믿는다. 그 힘을 우리가 사회적으로 올바르게 사용한다면 분명 많은 사회문제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사회 문제나 주변 사람을 위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어색한 사람들에게 그들이 조금 더 쉽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과 방법을 제공할 계획이다. 그래서 더 이상 사람들이 본인의 목소리를 내는 것을 어색해하지 않는 것은 물론, 그렇게 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해 따뜻한 목소리가 대한민국에 널리 울려 퍼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ye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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