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 고민있다면 이곳으로 오세요" 강재연 서강대 학생생활상담연구소 교수

입력 2018-03-30 10:06   수정 2018-04-03 11:37


[캠퍼스 잡앤조이=이진이 기자/노윤화 대학생 기자] 3월 개강과 동시에 많은 대학생들은 학업과 진로, 대인관계 등 다양한 요인들로 고민하며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는다. 가까운 친구에게도, 가족에게도 마음을 터놓기 어려울 때, 혼자 고민하며 끙끙대기 보다는 학교 안의 상담소에 찾아가보는 것은 어떨까. 1965년 설립되어 4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는 강재연 서강대 학생생활상담연구소 상담교수를 만났다.



△서강대 학생생활상담연구소 강재연 상담교수


-서강대 학생생활상담연구소가 어떤 기관인지 간단히 소개해 달라.

“우리 상담소는 학생상담기관이면서 동시에 상담자를 양성하는 기관이다. 박사급 선생님들이 상담자로 활동하면서 상담자 수련도 맡고 있다.”

-1965년 설립됐는데, 설립 계기가 궁금하다.

“서강대 학생생활상담연구소는 당시 기숙사 여학생 사감이었던 김인자 교수가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상담을 시작했던 것에서 출발했다. 이후 1977년 총장직속 부속기관으로 학생회관 3층에 생활상담실 명칭으로 설치됐고, 1991년 학생생활상담연구소로 승격됐다.”

-서강대 학생생활상담연구소에서 어떤 상담 프로그램들이 있나.

“개인상담, 집단상담, 심리검사, 위기상담, 다문화상담이 있다. 개인상담의 경우 상담자와 내담자가 1:1로 만나서 진행되는 상담으로, 신청서 작성 후 접수면접과 심리검사를 거쳐 상담을 시작하게 된다. 집단상담은 비슷한 관심사 또는 고민을 가진 학생들이 모여서 진행된다. 상담 훈련을 받은 두 명의 리더가 상담을 이끄는 방식으로, 학기 초부터 약 두 달 간, 중간고사 기간을 제외한 기간 동안 진행된다. 이번 학기의 경우 연애관계 집단상담, 진로탐색 집단상담, 정서조절 집단상담 프로그램이 예정돼 있다. 개인상담의 경우 내담자가 상담자와의 관계에서만 자신을 보게 되는 반면, 비슷한 관심사를 가지고 있는 또래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집단상담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보기도 하고, 자신의 이야기에 대해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피드백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폭넓은 관점에서 자신을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고민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학기 초에는 대학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느껴 찾아오는 학생들이 많다. 학년에 따라서도 호소하는 문제가 다른데, 3, 4학년 학생들의 경우 진로와 취업에 대한 고민이 많다면 1, 2학년 학생들의 경우 학교 적응이나 전공, 인간관계 문제에 대한 고민으로 많이 찾아오는 편이다.”

-최근 들어 상담소의 이용률이 늘고 있는 편인가.

“이용률 자체가 늘지는 않았지만, 학생들이 호소하는 문제의 심각성이 커진 경향이 있다. 만성화된 우울이나 불안이 심각한 형태로 나타나기도 하고, 성 정체성으로 혼란을 느끼는 친구들도 있다. 과거에 비해 고민과 갈등의 영역이 다양해진 것으로 보인다.”

-심각한 문제들이 상담을 통해 극복을 하는 경우가 많나.

“학교 상담소의 특성상 15~20회기로 회기 수에 제한이 있다 보니, 오랜 시간 만성적으로 가져왔던 문제들을 뿌리 깊게 해결하는 데에는 조금 어려움이 있다. 장기적인 상담이 필요한 이런 경우에는 외부 기관의 전문가에게 연계하기도 하고, 문제가 더 심각한 경우 우리 상담소와 협력 관계에 있는 정신과 의사 선생님들에게 의뢰하여 약물 치료를 진행하도록 하고 있다. 약물 치료비를 일부 지원해주는 제도도 있는 만큼,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도 좀 더 편안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려고 애쓰고 있다.”

-서강대 상담소만이 가지는 특별한 점이 있다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학생 상담소 중 하나이기도 한 만큼 다른 대학의 상담소들에게 모델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우리 상담소는 전국에서 가장 이용이 활발한 상담소로 꼽힌다. 2016년 기준 1년간 개인상담 이용자는 총 740명이었고, 개인 심리검사의 이용 건수는 3033건이었다. 규모로 볼 때도 우리 상담소가 학생 상담소 중에 가장 크고, 수련 프로그램 역시 잘 갖추어져 있다. 상담을 전공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가장 오고 싶어 하는 수련 기관 중 하나다.”

-상담을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사례가 있다면.

“보람 있었던 경우는 자살 충동을 심하게 느낀 학생을 상담했을 때였다. 처음에는 이 학생이 학교를 무사히 졸업할 수 있을까 염려가 될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다. 가족과의 관계에서 비롯된 어려움이 많은 친구였기 때문에 그 친구의 어머니와 아버지를 만나는 등 적극적인 개입을 하려고 노력했었다.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목소리를 잘 내지 못하는 친구였는데, 좀 더 힘이 생길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어머니에게도 그런 상황에 대해 말씀드리면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해 드렸다. 그런 식으로 도움을 주었는데, 그 친구가 이번에 무사히 졸업하고 취직도 해서 졸업식 사진을 나에게 보내주면서, 선생님이 옆에 있어주셔서 감사했다고 문자를 보내왔다. 그럴 때 참 뿌듯하고 감사한 마음이 든다.

-흔히 상담이라고 하면 정신적으로 나약한 사람들만 받는 것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상담은 이상한 사람들만 받는 것이 아니다. 살면서 누구나 고민이나 갈등을 겪기 마련이다. 그런데 주변에 누구에게 그러한 고민을 나누어야 할지 모르겠는 경우,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느껴 상담소를 찾게 된다. 겉보기에는 정말 인간관계도 좋아 보이고 고민이 없어 보이는 친구들도 내면에 다른 사람들에게 드러내기 어려운 고민을 가지고 오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상담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고민들을 함께 생각해보는 과정이기 때문에, 상담을 나약한 사람들만 받는 것이라고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히려 스스로 좀 더 나아지고 싶고 성장하고 싶은 욕구가 있는 사람들이 상담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했으면 한다.”

-교내에 상담소가 없는 경우 어떤 방법으로 상담을 받을 수 있나.

“사설상담기관에서 상담을 받아보는 방법이 있는데, 상담을 받기 전에 상담자로서 충분한 자격을 갖춘 사람인지 확인을 하고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 상담자는 내담자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상담자가 전문적인 훈련을 받지 않고 자격을 갖추지 않은 경우는 위험할 수 있다. 한국상담심리학회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학회에서 인정하는 자격 있는 상담 전문가들에게 연락을 할 수 있도록 메일 주소를 공개하고 있다. 지역별로 상담 전문가들을 볼 수 있으니 참고하여 상담을 신청할 수 있을 것이다. CYBER1388 청소년상담센터 사이트를 이용하여 전화 상담, 문자 상담 혹은 사이버 상담을 신청하는 방법도 있다. 365일 24시간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며 상담 전문가들이 1대1로 상담을 해준다. 이러한 사이트들을 이용해 상담을 신청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고민이 많은 대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상담소로 와 달라. 상담소에 오시면 같이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는 상담자들이 있다.” 

ziny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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