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KL기업지원센터 입주기업 릴레이 인터뷰]
[캠퍼스 잡앤조이=김에나 기자] “오늘날은 저처럼 경영학을 배운 사람이 개발에 참여하고 공대생들이 경영을 하는, 영역이 무너진 시대잖아요. 음악을 만드는 주체도 전문적인 작곡가 뿐 아니라 모든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누구나 자신의 노래 하나쯤을 만들거나 가질 수 있도록 음악 시장에 변화를 주고 싶어요.”
누구나 한 번쯤, 아무렇게나 흥얼거린 멜로디가 하루 종일 머릿속에 맴돌 때가 있다. 보통 다음날이면 잊힐 흥얼거림을 음악-작곡 플랫폼으로 확장시킨 젊은 CEO가 있다. 권재의 루나르트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권 대표를 만나 ‘음악이 필요한 사람과, 음악을 만들고 싶은 사람을 연결해줄 새로운 플랫폼’에 대해 들어봤다.
-루나르트에 대해 간략한 소개를 부탁한다.
“루나르트는 음악이 필요한 클라이언트와 음악을 만들 수 있는 모든 사람을 연결하는 음악 플랫폼이다. 게임 음향/효과, 광고음악, 드라마나 영화 분야에서 상업적으로 사용 가능한 음악을 찾는 클라이언트들은 더욱 다양한 음원에 대한 니즈가 있고, 작곡가들 또한 이러한 클라이언트를 어디에서 만나 거래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한다. 우리는 그런 니즈와 욕구에 대응하여 클라이언트와 작곡가 모두를 위한 연결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
-루나르트라는 이름이 독특한데, 어떤 의미인가.
“나는 음악을 흥얼거리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를 작곡 할 수 없어서 ‘내 흥얼거림을 음악으로 만들어줄 작곡가가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연결 플랫폼까지 개발했다. 회사 이름인 ‘RHOONART’는 ‘CROON(흥얼거림)’과 ‘ARTIST(작곡가를 지칭)’의 ‘ROON+ART’를 합친 말이다.”
-음악 작곡 시장에 주목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음악이라는 것이 전 세계 인구 중 극히 소수의 의해서 창작되고 대중이 듣는 음악도 소수 음원에 그치고 있다. 처음엔 일반인을 음악 창작의 영역에 참여가 가능할 취지로 시작하게 됐다. 하지만 막상 음악 제작 시장에 진입해보니 작곡가와 클라이언트가 겪는 불편함이 상당했다. 작곡가들은 기존의 작곡 외주 시장의 진입장벽이 높아 음악활동은 부수적으로 하고 본업은 따로 갖거나 생업을 위해 작곡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나마도 하청의 하청 작업으로 근근이 생계를 유지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놓여있었다.
반대로 클라이언트는 다양한 작곡가와 접촉할 방법이 없어 기존에 거래하던 작곡가, 지인을 통해 알게 된 작곡가, 이미 유명한 작곡가 등을 통해서 한정된 범위에서 작곡 의뢰를 하는 것이 현재 작곡 외주 시장이다. 이 때문에 제작 의뢰비의 가격이 적정한지 알 수 없고 다양한 곡을 들어보고 결정하고 싶어도 대안이 없었다. ‘더 다양한 작곡자가 클라이언트가 만나 더 많은 음악이 세상에 나올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라는 생각에서 ‘음악 공모전’ 형태의 연결 플랫폼을 기획하게 됐다.”
-일대 일 형태의 제작의뢰도 가능하지만 공모전을 통해서도 음원을 공급한다는 점이 새롭게 느껴진다. 기존과 어떠한 차별점이 있을까.
“공모전을 통해 음원 수집을 진행하면 참여하는 작곡가의 풀이 넓어지기 마련이다. 전문적인 작곡가분들 외에도 독학으로 작곡을 공부하는 학생부터 주부, 투잡을 하는 직장인, 아마추어 작곡가 등 공급되는 음악의 장르와 작곡가의 스펙트럼이 넓기 때문에 다양한 음원을 선택할 수 있다.
또한 기존의 음원 플랫폼 서비스에서는 15~25%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지만 루나르트는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작곡된 음원의 2차, 3차 재판매를 통해 더 많은 수익을 작곡가에게 돌려주기 때문에 클라이언트와 작곡가 모두 만족할 만한 플랫폼이라 할 수 있다.”
△루나르트의 크라우드 소싱 음악플랫폼
-루나르트를 통해 공모한 음원이 평창 페럴림픽에서 사용됐다던데.
“대한 장애인 체육회와 개최한 ‘장애인 국가대표 공식응원가’는 이미 음원으로 발매됐고, 공모에서 대상을 수상한 ‘하나 된 열정(imagine. That’s realiy)’은 영상으로 제작돼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 홈페이지, 유튜브, 페이스북, 문화체육관광부 SNS, 대한장애인체육회 SNS, 루나르트 SNS, CKL기업지원센터 SNS를 통해 홍보되고 있다. 또 대한장애인체육회의 컬러링으로도 쓰인다. 평창동계패럴림픽 관련 행사로는 지난달 2일에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국가대표 출정식에서 열린 축하공연, 강릉에 위치한 코리아하우스에서 평창동계패럴림픽 관련 행사와 평창특집방송 토크쇼 등이 있다.”
△장애인 국가대표 공식응원가 ‘하나된 열정’ 홍보영상
-서비스를 준비하며 좋은 기억과 힘들었던 순간은.
“창업을 시작했던 그 순간이 가장 기뻤다. 해오고 싶었던 일을 하게 되는 순간이자, 모든 이유와 의미가 하나가 되어 현실이 된 순간이었다. 또 매일 매일이 기쁜 순간이기도 하다. 아직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기쁘고, 평범한 일상 같지만 하루가 지날수록 지금 이 일을 하고 있음에 감사하게 되고 겸손해지며 희열을 느끼고 있다.
힘들었던 순간은 이익 배분을 위한 고민의 시간이 올 때다. 외부에는 루나르트의 클라이언트와 작곡가, 내부에는 저희의 팀원이 있는데 양쪽 모두를 위한 이익을 분배하는 것이 정말 힘들다. 물론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간다면 가장 좋겠지만 어느 한 쪽은 잃고 한 쪽이 얻는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과 마주했을 때 가장 힘이 든다.”
-사업 초기인데 루나르트의 서비스를 어떤 방향으로 개선할 계획인가.
“정식 버전 서비스를 완료해 서비스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지금까지 시장조사, 테스트, 클라이언트 관련 데이터 수집을 해왔다면 앞으로는 실제 서비스를 통한 시장진입과 안착, 그리고 사용자 의견 수렴에 따른 서비스 개선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서비스 안정화와 동시에 기술 개발 또한 진행할 계획이다.”
-후발주자들이 유사한 플랫폼을 내놓은 것에 대한 걱정은 없는지.
“모든 플랫폼 스타트업의 고민이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개발자들도 많아 플랫폼 개발 속도의 문제이지 시장의 진입이 크게 어렵지 않다. 이 때문에 더욱더 ‘기술’에 기반한 스타트업이 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지난달에 특허 신청을 했다. 사용자의 편의를 높여주고 더욱 많은 작곡가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 될 것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많은 경쟁자들이 들어와 시장이 더욱 확대됐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 경쟁자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소비자가 있다는 말 아닐까.”
-루나르트를 통해 변화시키고 싶은 음악 시장의 모습은.
“현재는 음원산업을 위한 작곡 시장에 주력하고 있지만, 루나르트의 궁극적인 목표는 모든 개인이 자신만을 위한 음악을 갖게 되는 1인 1음악의 시대를 여는 것이다. “당신은 어떠한 음악을 가지고 있나요?”라고 물어봤을 때 자신의 음악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통해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하며 나아가 유통까지 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고 싶다. 이러한 시장을 위해 우리나라에 알려져 있지 않은 높은 퀄리티의 음악을 더 많이 유통시켜 어느 한쪽만 이익을 보는 시장이 아닌, 작곡가와 클라이언트, 소비자 모두 성장을 할 수 있는 시장이 됐으면 좋겠다.”
인터뷰를 마치며
최근 미국의 한 재벌은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음원과 유통권을 거액을 주고 사들여, 오직 자신만을 위한 음악을 소유한 인물로 큰 이슈가 됐다. 권재의 대표가 꿈꾸는 '1인 1음악'의 세상은 언뜻 허무맹랑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벌써 세상엔 나만의 음악을 만드는, 소유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리고 인터뷰의 마지막에 루나르트를 한 문장으로 정의해달라는 요청에 그는 이렇게 말했다. “루나르트는 음악의 미래다.”
yena@hankyung.com
사진= CKL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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