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KL기업지원센터 입주기업 릴레이 인터뷰]
[캠퍼스 잡앤조이=김에나 기자] 모든 것이 현대화된 오늘날에는 대단한 혁신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이상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우리 생활 곳곳에는 아직 해결하지 못한 ‘작은 불편함’이 존재하고 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고민들이 사업 아이템이 돼 창업까지 이르는 사례도 많다.
인터넷으로 신발을 살 때마다 사이즈를 고민하는 소비자들의 불편함을 개선하고자 시작한 ‘Perfitt’도 그중 하나다. Perfitt의 이선용 대표는 소비자와 유통산업이 고질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작은 혁신’으로 신발 산업에 문을 두드리며 전 세계를 변화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Perfitt은 어떤 스타트업인가.
“‘Perfitt’은 Perfect와 Fit이 결합된 말로, 제각기 다른 신발의 완벽한 사이즈를 알려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Perfitt은 소비자들의 정확한 발사이즈 정보를 측정하고 그에 맞는 제품을 추천함으로써 온라인에서 신발 쇼핑을 할 때 교환이나 반품 걱정 없이 구매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이다. 아시다시피 신발은 브랜드, 모델마다 사이즈가 다르기 때문에 직접 신발을 신어보기 전에는 본인에게 딱 맞는 사이즈를 고르기가 어렵다. Perfitt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소비자들과 판매자 모두가 만족할만한, 발 사이즈 데이터 기반 솔루션을 개발하게 됐다.”
△홀짝의 Perfitt 서비스
-창업 계기는 무엇인가.
“개인적으로 신발 쇼핑에 관심이 많았는데, 온라인에서 신발을 구매할 때 마다 사이즈가 맞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특히 온라인 여성화 쇼핑몰인 ‘슈가진’을 운영하면서 이런 일들이 우리나라에서만 벌어지는 문제가 아님을 알게 됐다. 미국이나 중국과 같이 면적이 넓은 나라에서는 신발 사이즈로 인해 발생하는 반품, 교환에 대한 부담이 더욱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또 사업 기획단계에서 미국의 최대 이커머스 신발 쇼핑몰인 ‘자포스’가 아마존에 1조원 가까운 금액에 M&A됐다는 소식을 듣고, 신발 유통시장에 대한 진출 가능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 예상했다. 우리도 Perfitt 서비스를 통해 아시아 시장에서 자포스와 같은 좋은 사례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신발을 직접 판매했던 쇼핑몰에서 Perfitt을 개발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처음부터 Perfitt 개발을 목표로 시작한 회사가 아니었다. Perfitt은 여성화 온라인 쇼핑몰 ‘슈가진’을 운영하면서 얻은 소비자 인사이트를 통해 탄생하게 된 솔루션이다. 슈가진에서는 기존 쇼핑몰과 다르게 ‘스타일 추천’과 ‘사이즈 추천’이라는 특별한 기능을 제공했는데, 이런 기능에 대한 소비자의 만족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92% 이상의 소비자들이 “‘사이즈 추천’ 기능을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싶으며, 더 발전됐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확인했다. 실제로 사이즈 추천 서비스를 적용한 이후 반품 및 교환율이 평균 30%에서 4.5%로 감소했다.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정확한 사이즈의 제품을 구매하고 싶은 온라인 신발 시장의 니즈가 크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이를 계기로 투자를 받아 Perfitt을 개발하게 됐다. 결론적으로 슈가진은 Perfitt을 개발하게 된 시작점이자, 그것을 테스트할 수 있는 시장이기도 했다.”
-Perfitt 서비스의 핵심 서비스와 추후 개발계획이 궁금하다.
“Perfitt은 딥러닝 기술과 이미지 프로세싱 기술을 활용해 3초안에 0.1mm 단위로 소비자의 정확한 발 사이즈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 이후 직접 제품의 실측 사이즈를 측정해 수집된 두 데이터를 매칭함으로써 개인에게 맞춤형 제품을 추천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해외 시장을 조사했을 때 유사한 형태의 사이즈 솔루션은 찾아볼 수 있어도 우리와 같은 방식으로 시장의 문제를 풀고 있는 회사는 Perfitt이 유일했다. 우리는 어느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모방하지 않고 반대로 남들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방향으로 플랫폼을 설계하고 있다. 특히 단순히 플랫폼을 개발하는 기술자가 아닌 소비자와 업계의 중심에 있는 당사자의 입장으로 산업 시장에 실제 필요한 니즈가 무엇인지 직접 느끼고 파악해 빠르고 정확하게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Perfitt 서비스는 개발 완성단계에 있으며 올해는 국내 대형 신발 유통사와 제휴를 맺어 온오프라인에서 사이즈 측정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 성공적으로 시장에 자리 잡을 수 있다면 많은 소비자 데이터를 모아 더욱 발전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Perfitt의 목표는 무엇인가.
“최근 2주간 실리콘벨리에 다녀왔는데, 그곳에선 특히나 Perfitt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미국과 같이 유통 산업이 크고, 현장의 기술에 대한 개발과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는 시장에서도 온라인 쇼핑을 통해 신발을 구매를 하는 소비자의 반품을 줄이는 것이 가장 큰 미션 중 하나였다. 이렇게 분명한 문제가 있음에도 아직 이를 명확히 해결해줄 솔루션이 전무한 상황이다. 이러한 환경을 기회 삼아 언젠가는 국내 시장을 넘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고객의 발사이즈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로 성장하는 것이 Perfitt의 목표다.
시간이 지날수록 오프라인 매장은 쇼룸 형태로 변하고, 실제 구매는 온라인을 통해 배달, 유통되는 ‘쇼핑백이 필요 없는 시장’이 도래하게 될 것이다. 지금도 백화점이나 기존 매장들이 온오프라인 유통과정을 통합하고 있는 상황에서 Perfitt은 쇼룸과 같은 역할의 매장에도 적용돼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고객의 데이터 수집하고 알맞은 제품을 제안할 수 있는 서비스 플랫폼이 될 것이다.”
-스타트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조언 한 마디.
“아직 우리도 성장하고 있는 과정이기에 누군가에게 조언을 하기엔 부족함이 많다. 다만 창업의 긍정적인 부분만을 보고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이 있다면 단호히 말리고 싶다. 평범한 회사원도, 집안일을 하는 주부도 저마다 어울리는 인생과 가치가 있다. 스타트업 대표라는 직함이 누구에게나 가치 있고 성공과 행복을 주는 일이 아니라는 뜻이다.
또 스타트업에 종사하는 분들은 쉽게 모두가 자신이 가장 열정적이고 꿈 많은 스타트업이라고 말하지만, 그러한 마음이 반드시 결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스타트업을 꿈꾸는 분이 계시다면 사전에 시장에 대한 충분한 인사이트와 그 분야에 걸 맞는 능력을 갖고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CKL 기업지원센터에 바라는 지원이 있다면.
“현재 입주해 있는 대부분이 회사들이 사업의 초기단계를 막 벗어난 스타트업의 형태인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도 마찬가지지만 이 단계의 회사들이 필요한 것은 자신들이 만들고 있는 상품 혹은 서비스를 실제 시장에 검증할 Pool이다. 쉽게 말해 상품이나 서비스의 베타테스트의 단계를 위한 소비자 네트워크나, 시장 네트워크가 절실한 것이다. 작은 규모라도 테스트를 위한 Pool을 스타트업이 직접 조사하고 모으는 것은 쉽지 않다. 지원센터에서 이를 위한 소비자 혹은 업계 리스트업을 지원할 수 있다면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인터뷰를 마치며
‘소비자의 발 사이즈를 모으는 비즈니스’라고만 생각한다면 Perfitt은 ‘작은’ 불편을 개선하기 위한 과정의 솔루션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작은 불편이 전 세계 소비자와 유통산업이 겪고 있는 문제라면 어떨까? 이 솔루션을 통해 이토록 작지만 분명한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면 Perfitt은 ‘작은 것을 통해 세상을 바꿀 무언가’를 만드는 이상적인 스타트업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ye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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