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스타트업 CEO 30]
원준호(경영학과 06학번) 커무브 대표
△원준호 커무브 대표
[캠퍼스 잡앤조이=강홍민 기자] 좀비런을 만든 문화콘텐츠 스타트업 ‘커무브’는 CO(함께)+Move(움직이다)를 결합한 신조어로 ‘함께 움직이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좀비런’은 참가자들이 정해진 구간 내 좀비를 피해 도망치면서 미션을 수행하는 이색 마라톤이다. 원준호 커무브 대표는 졸업을 앞둔 2013년 학교 축제 때 좀비런을 기획했다.
“당시 복학생이었고, 졸업을 앞 둔 시기라 축제 때 뭔가 해보고 싶었어요. 축제를 3주 앞두고 총학생회를 찾아가 좀비런 행사를 제안했는데, 처음엔 반응이 시큰둥했어요. 설득 끝에 축제 때 좀비런 참가자를 모았는데 1200명이 신청했어요. 대박이었죠. 연대생들을 위한 행사인데 충청도에서 참가자가 올 정도였으니까요.(웃음)”
△좀비런 행사 때 참가한 지원자들 모습(제공=커무브)
첫 좀비런 행사를 성황리에 마친 원 대표는 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두 번째 좀비런을 좀비 분장이 가장 자유로운 날인 핼러윈 데이에 기획해 7000여명의 참가자를 모았다. 행사 당일 각종 포털 사이트에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고, 티켓은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 두 번째 기획에서도 소위 대박을 친 원 대표의 계획은 갈수록 커졌다. 이듬해 4월, 대규모 좀비런을 기획한 원 대표에게 예상치 못한 위기가 닥쳐왔다. 행사 10일 전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것이다.
“세월호 참사로 모든 행사가 취소되면서 수억 원대의 빚을 지게 됐어요. 미리 투입한 자금도 회수가 어려워지면서 정말 힘들었죠. 같이 고생했던 팀원들도 하나 둘 씩 떠나고 사무실엔 미리 제작된 티셔츠만 쌓여 있었죠.”
순식간에 빚더미에 앉게 된 원 대표에게 주변에서 파산 신청을 권유했지만 포기할 순 없었다. 원 대표는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까를 고민하면서 이곳저곳을 뛰어다녔다. 그 사이 남아있던 팀원들은 어떻게 하면 재미있는 행사를 만들지를 고민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분위기는 안정을 되찾았다. 원 대표는 그해 여름 경남 합천에 위치한 합천영화테마파크 좀비런을 유치하면서 재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사실 커무브가 첫 창업 아이템은 아니었어요. 10년 전 군 제대 후 저소득 난청인을 위한 보청기를 제작했는데, 잘 풀려서 제약회사가 인수했어요. 큰 프로젝트를 끝내고 나니 무력감이 쏟아지더라고요. 그렇게 집에서 좀비처럼 몇 개월을 지낸 적이 있었어요. 좀비가 되지 않기 위해 좀비런을 기획했는데, 위기를 겪고 나니 그때 생각이 많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일어섰죠.”
커무브는 올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진출도 준비 중이다. 그동안 쌓아 온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콘텐츠 라이선스 사업도 계획 중이다. 원 대표는 “동남아시아 전역에 K-POP과 콜래보레이션을 통해 좀비런을 글로벌 콘텐츠로 만들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설립연도 2013년 7월
주요 서비스 좀비런(이색마라톤)
성과 2013년 벤처기업협회 우수상, 2015년 국민체육진흥공단 스포츠사회적기업 우수상
khm@hankyung.com
< 저작권자(c) 캠퍼스 잡앤조이, 당사의 허락 없이 본 글과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