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김예나 기자/정희주 대학생 기자] 미혼남녀 7명 중 1명은 비혼을 선택한 시대에 살고 있다. 과거에는 결혼이 ‘포기’의 대상이었다면 이제는 ‘선택’이 됐다. 최근 비혼을 선언한 대학생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비혼을 선언한 대학생 두 명을 만나 ‘비혼주의’에 대해 들어봤다.
박진수(남·가명·이하 진수)
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25세 남성. 결혼할 생각이 없다.
김지민(여·가명·이하 지민)
대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23세 여성.
상대에 따라 결혼을 하는 경우가 있더라도 출산을 할 생각은 전혀 없다.
비혼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진수 “처음에는 당연히 결혼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뉴스에서는 계속 저 출산 이야기가 나오고, 사회로부터 마치 인생의 목표가 결혼, 출산, 육아이고, 이를 꼭 해야 한다는 생각이 계속 주입되는 것 같다. 그런데 생각할수록 ‘그게 정말 필요한 일일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결혼을 하고, 자녀를 갖게 되면 당연하게 부양에 대한 책임과 의무가 생길 것이다. 결혼을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지 못했고, 부담보다는 지금처럼 혼자더라도 자유롭게, 날 위해 사는 삶을 살고 싶어 비혼을 결심했다.”
지민 “한 부모 가정으로 어릴 때부터 어머니와 단둘이 살았지만 빈자리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어머니는 나를 잘 챙겨주셨다. 오히려 여기서 가정을 꾸려야겠다는 생각보다는, 혼자서도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또 엄마처럼 누군가에게 헌신하고 챙기는 것 보다는 나에 대해 충실한 것이 나의 성향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특히 세상을 혼자 살아가는 것도 충분히 부담스럽다. 그래서 비혼을 결심하게 됐다. 특히 출산은 전혀 하고 싶지 않다. 출산을 경험하며 겪게 되는 몸의 변화가 무섭기도 하고, 만약 서로 아이를 양육하고 싶다면 입양을 하는 한이 있더라도, 출산은 하지 않을 생각이다.”
주변반응은 어떤가.
진수 “‘설마 정말 결혼 안하겠어?’라고 믿지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또 남자라서 그런지 특이하게 보는 시선도 많지만, 멋지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간혹 있다. 부모님은 당연한 기대가 있으셔서 그런지 많이 아쉬워하시는 것 같다. 나이가 들수록 부모님과 많은 대화를 하며 설득시켜드릴 생각이다.”
지민 “나는 중학생 때부터 비혼을 결심했는데, 막상 대학에 와보니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 꽤 많았다. 지금은 오히려 내 또래에서 ‘꼭 결혼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을 찾아보기가 더 어렵다. 요즘 사회분위기도 그렇고, 다름을 인정해주는 것 같다. 하지만 아직 결혼을 말하기엔 어린나이이니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는 것 같기도 하다.”
결혼을 하지 않으면 외롭지 않을까.
진수 “결혼을 안 하면 나중에 외로울 거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런데 결혼과 외로움은 별개라고 생각한다. 연애할 때를 생각해보면, 정말 좋아하는 상대를 만나고 있더라도 외로움을 느끼는 순간이 있었다. 외로움을 느끼지 않기 위해 결혼한다는 것은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없는 것 같다. 내 생각에 결혼한 상태에서 외로움을 느낀다면 더 큰 문제가 될 것 같다.”
지민 “사람이 살면서 외로움은 뗄 수 없는 감정 아닐까? 외로움은 결혼을 통해 극복해야할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과 결혼이라는 관계를 맺으며 극복하기보단, 나 스스로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외로움을 극복하는 것이 더 나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연애는 어떻게 생각하나.
진수 “결혼과 연애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또 연애의 끝이 꼭 결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직 결혼에 대한 부담은 없지만, 가치관을 이해해줄 수 없는 상대라면 연애도 지속하기 힘들 것 같다.”
지민 “현재 남자친구가 있다. 아직 어리기도 하고 결혼에 대한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지만 ‘비혼주의’라는 것은 밝혔다. 현재 남자친구는 결혼을 꼭 하고 싶어 하고, 아이도 갖고 싶어 하는 것 같아서 오래 만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은 간혹 하게 된다. 지금은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지만 흔히 말하는 ‘결혼 적령기’의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을 만날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나.
진수 “일단 나는 안정적인 직업을 가질 생각이다. 우리 부모님도 그렇고, 가정을 꾸리면 노후에 가족부양을 위해 경제활동에 대한 압박을 받게 된다. 나는 일이 힘들면 좀 덜 일하고, 놀고 싶을 땐 벌어둔 돈으로 노는 부담이 덜한 노년을 보내고 싶다.”
지민 “사람들과 떨어져 살고 싶지는 않다. 같은 취미활동이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는 계속해서 소통하고 싶다. 요즘 가족보다 ‘공동체’라는 개념이 확대되고 있다고 들었는데, ‘비혼공동체’라는 것도 생겨나지 않을까? 친구와 같이 살거나, 동물을 좋아하기 때문에 애완견을 기르거나, 다양한 삶을 생각해보고 있다.”
yena@hankyung.com
< 저작권자(c) 캠퍼스 잡앤조이, 당사의 허락 없이 본 글과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