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기업 청년 CEO] ‘햇빛지도’로 태양광 사업 이끄는 권오현 해줌 대표 “VC 앞에서 사업계획 발표 후 눈물 쏙 빠지게 혼났었죠”

입력 2018-06-21 10:15   수정 2018-06-22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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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잡앤조이=박해나 기자] 탈원전 정책의 추진과 함께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특히 태양광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태양광을 통해 전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태양광 장비를 설치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또한 설치 시 태양광을 통해 얼마나 전력이 생산될지에 대한 예측도 필요하다. 이러한 예측 서비스를 제공해 과학적 컨설팅을 제공하며 주택용 태양광 장비 대여사업까지 진행하는 것이 ‘해줌’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태양광 대여 사업 3년 연속 점유율 1위를 달성하고 있는 ‘해줌’은 신재생에너지를 최대전력원으로 만들자는 미션 하에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국에너지공단에서 선정한 공식 태양광 대여사업체로 국내 최대 태양광 온라인 플랫폼 해줌을 운영하며 독자적인 IT 기술을 이용해 체계적인 태양광 설치를 하고 있다. 

권오현 해줌 대표는 “일반적인 태양광 제조사나 시공사와 달리 해줌에는 IT 기술 인력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라며 “IT기술을 통해 효율화와 안정화를 추구하는 것이 해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우연히 알게 된 ‘솔라맵’에서 창업 아이디어 얻어   

권 대표가 해줌을 창업한 것은 2012년이다. 대학에서 도시공학을 전공하고 건설환경공학부에서 석·박사 과정을 밟은 그는 석사 졸업 후 공간정보 관련 컨설팅 기업에 취업했다.

“창업에 대한 관심이나 욕구는 오래 전부터 있었던 것 같아요. 사회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사업 아이템을 고민했는데 우연히 대학원 선배를 통해 ‘솔라맵’이라는 것을 알게 됐죠. 당시 저희 회사가 하는 일이 지도를 가지고 어느 지점에 어떤 점포를 출점하면 좋은지 등 부동산 개발 분석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선배는 ‘지도 관련 일이니 비슷하지 않겠냐’며 제안을 했고, 그때부터 솔라맵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죠.” 

솔라맵(햇빛지도)은 주소를 입력하면 해당 지역에 태양광 설치를 할 경우의 용량, 규모, 발전량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효율적인 태양광 사업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서비스이지만 당시 국내에서는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없었다. 해외에서도 이제 막 시작되는 분위기였다. 

권 대표는 먼저 국내의 태양광 시장에 대한 조사부터 시작했다. 직접 움직이며 알아보니 부정적인 이슈가 더욱 많았다. 아직은 낯선 분야이고 시공가격도 표준화되지 않아 사기 피해도 많았다. 태양광 자재 가격을 투명하게 제공하고, 솔라맵을 통해 에너지 효율과 수익성 등을 분석한다면 태양광 시장의 안정화를 이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권 대표는 회사에서 익힌 통계 기술과 지도 기술 등을 활용하면 솔라맵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바로 회사를 나와 창업팀을 꾸렸다. 



하지만 첫 창업의 과정은 생각보다 수월하지 않았다. 일단 창업 자금이 없다는 게 문제였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모은 돈과 주변의 도움으로 3000만원으로 시작했는데 턱 없이 부족했다. 또한 창업에 대한 이해도 부족했다. 권 대표는 주변을 수소문해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시행하는 청년창업사관학교에 지원했다. 

“자본금은 없고 창업은 하고 싶어 퇴사할 즈음부터 지원 프로그램을 많이 찾아봤어요. 중소기업진흥공단의 프로그램이 지원금이 높은 편이고 프로그램도 좋다고 소문나 지원을 했죠.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고 이후 두 번의 면접을 진행했어요. 당시에는 계획만 있지 아직 사업 아이템에 대한 실체가 없으니 창업에 대한 의지 등을 중점적으로 보신 것 같아요. 청년창업사관학교에 2012년 입소했죠.” 

권 대표는 청년창업사관학교를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일단 지원금이 큰 힘이 되었다. 창업 초기 가장 힘든 것이 배고픔이었는데 지원금을 통해 어느 정도의 숨통은 트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200시간의 의무교육을 통해 창업에 대한 기초지식을 익힐 수 있는 것도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VC(벤처캐피탈) 앞에서 사업계획서를 발표하는 기회가 있었어요. 그때 정말 눈물이 쏙 빠지게 혼이 났죠. 사업 모델 자체를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어요. 사업은 수익성이 기본이 돼야하는데 당시 제가 생각하던 것은 돈을 벌만한 모델이 아니었거든요. 자존감이 사라질 정도로 야단을 맞았는데 그게 창업을 하는데 가장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그때 받은 피드백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새롭게 만들고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거든요.”



5명 팀원으로 시작해 40명 직원 채용하는 기업으로 성장

창업 초기 태양광 시장에 처음 진입하는 과정도 만만치 않았다. 업계 관계자들 대부분이 연배가 있다보니 젊은 나이에 창업을 한 권 대표를 학생처럼 대하며 신뢰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권 대표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업계 관계자를 설득하고 그들의 햇빛지도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소개했다. 초반에는 움직이지 않던 사람들도 점차 해줌의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하며 관계를 이어가기 시작했고, 직접 인터넷 서핑으로 찾아오는 고객도 늘어나게 됐다. 

“계속해서 IT기술이 발전하고 있어 초반보다 지금 더 지도 개발이 어려운 것 같아요. 처음 버전과 최근의 버전이 완전히 달라졌거든요. 기술이 발전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남들보다 한 발 더 나아가는 게 더욱 어려워진 것 같아요. 또한 내 생각만큼 좋은 분들을 회사 구성원으로 모실 수 없다는 것도 CEO로서의 고충 중 하나죠. 대기업과 비교할 정도의 보상이나 환경을 제공할 수 없으니까요.” 

권 대표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함께 근무하는 직원들을 위해 즐거운 회사 만들기에 힘쓰고 있다. 보다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위해 직급 대신 ‘님’ 호칭을 사용하고, 직원들의 의견을 모은 ‘버킷리스트’를 작성해 하나하나 실천에 옮기고 있다. 또한 2014년부터 매년 전직원들이 함께 세부, 보라카이, 코타키나발루 등으로 해외 워크숍을 다녀오는 등의 이벤트도 있다. 

“2012년 5명의 팀원으로 시작한 해줌은 현재 40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하는 회사로 성장했습니다. 올해 초에는 독일법인도 설립해 현지에 4명의 직원이 상주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1~2년간은 독일법인에서 연구개발 등에 집중 투자해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입니다.”

사진=김기남 기자 

phn09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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