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캠퍼스 인생리셋전형 합격자 김동혁 학생 인터뷰
[캠퍼스 잡앤조이=이진이 기자] 동서대학교의 글로벌 캠퍼스 프로그램에서 70%는 성적순으로, 나머지 30%는 인생리셋전형으로 선발한다. 인생리셋전형은 학점, 어학성적 등 스펙은 배제하고 에세이에 드러난 가능성을 평가하는 특별한 선발 방식이다. 인생리셋전형을 통해 2016년 9월부터 2017년 5월까지 동서대 미주캠퍼스에 다녀온 김동혁(건축공학 4) 학생을 만나 합격스토리와 유학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글로벌 캠퍼스에 지원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가정형편이 어려웠기 때문에 수능이 끝난 직후부터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비와 용돈은 스스로 벌어서 썼다. 집안 사정이 생겨 어렵게 모은 돈 2000만원을 부모님께 건네고 나니 어느 순간 나를 위해서도 돈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연히 학교 홈페이지에서 미국 SAP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대한 글을 보게 됐고 무조건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학교에서 항공료와 학비, 기숙사비 전액을 지원해주지만 9개월 동안 생활하려면 식비와 용돈만 하더라도 최소 1000만원은 필요한 상황이었다. 합격까지 6개월 남짓 남은 상황에서 방학 때는 거제도 조선소에서, 학기 중에는 패스트푸드점과 제과점, 교내 근로 등 아르바이트를 일주일 내내 하며 돈을 모았다.”
인생리셋전형에 지원하면서 본인의 어떠한 강점을 부각시켰나.
“장학금을 받기 위해 학점관리는 꾸준히 해왔지만 어학점수가 부족했기 때문에 인생리셋전형에 지원하게 됐다. 인생리셋전형 선발 절차는 서류전형-면접전형-집중영어특강이었고, 평가는 서류 50%, 면접 50%였기에 지원서에 간절함을 담았다. 교내에서 진행한 글쓰기 첨삭 프로그램을 통해 13번의 첨삭을 거쳐 완성했다. 면접에서도 간절함을 어필했지만 긴장한 탓에 답변을 잘 못해서 탈락의 위기를 맞았다.”
합격을 예상했나.
“6개월 간 1300만원의 돈을 모으면서 나에게 합격뿐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지원했다. 하지만 결과는 105위. 100명의 학생에게만 주어지는 기회였기 때문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불합격 소식에도 마치 합격한 사람처럼 조금씩 미국에 갈 준비는 하던 차에 추가 합격했다는 전화를 받았다. 정말 행복했다. 나중에 들어보니 합격을 포기한 학생들 중에 가정형편이 어려운 친구들이 있었다고 한다. 미리 준비했던 것이 기회가 됐다.”
글로벌 캠퍼스를 통해 이루고 싶었던 것은 무엇인가.
“처음엔 나에게 돈을 쓰고 싶은 마음에 글로벌 캠퍼스에 지원했다. 다음 목표는 미국 생활을 하면서 학교에서 만난 모두와 친해지는 것이었다. 해외의 매력에 푹 빠져 교환학생 경험을 바탕으로 워킹홀리데이까지 생각하게 됐다. 2학기가 되어 좋은 기회가 찾아왔고 미국에서 일을 할 수도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다. 이후 미국에서 일을 하면서 사는 것이 목표가 됐고, 지금까지는 그 발판이 잘 버텨줘 새로운 목표에 다가가는 원동력이 됐다.”
어떻게 생활했는지도 궁금하다.
“오전 8시에 일어나 학교에 갔고 오후 5시에 수업이 마무리 되면 외국인 친구들과 풋살이나 농구, 헬스 등을 했다. 하우스 파티와 서핑, 캠프파이어를 즐기기도 하고 할로윈이나 추수감사절, 새해 카운트다운까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이외에도 봉사활동이나 여행, 영어공부까지 닥치는 대로 했다. 두 번째 학기부터는 현지 교수님 옆에서 일을 돕는 좋은 기회를 얻었다. 덕분에 다양한 봉사활동과 미국 파티를 경험했다. 특히 지난 미국 선거기간에 Young Kim이라는 한인 여성의 주 하원의원 당선을 위해 열심히 뛰었던 봉사활동이 기억에 남는다.”
외국어 때문에 어려웠던 점이 있었나. 극복 방법은 무엇인가.
“미국인들과 대화를 하기에 꽤나 어려움이 있었다. 더군다나 진지한 대화는 시도조차 하기 어려웠다. 처음에는 식당에 가서도 짧은 단어만 사용했다. 옆에 있는 친구가 서툴지만 문장을 구사하며 주문을 하고 종업원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면서 자극을 받았다. 이후 문법에 대해서도 찾아보게 됐고, 단어를 많이 외우려고 노력했다. 외운 단어를 직접 사용해 보면서 단기간에 영어가 많이 늘었다.”
미국 생활을 하면서 여행도 많이 다녔는데 기억에 남는 일화를 소개한다면.
“사진으로만 보던 그랜드캐니언이 눈앞에 펼쳐지자 장엄한 모습에 말이 나오지 않았다. 언젠가 ‘그랜드캐니언을 보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진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 광경을 눈으로 보니 그 얘기가 더욱 와 닿았고, ‘나는 이 지구에서 별거 아닌 존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라는 좁은 곳에서 경쟁할 것이 아니라 세상으로 한발 내딛고 부딪혀봐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글로벌 캠퍼스를 통해 배운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가장 크게 배운 것은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이다. 한국에 살아가는 대부분의 청년들 대부분은 대학입시를 통해 삶이 결정 난다고 생각한다. 대학 줄 세우기를 하며 격차와 차별을 만든다. 열심히 공부해서 일궈낸 노력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명문대에 가지 못했다고 해서 실패한 것도 아니다. 글로벌 캠퍼스를 통해서 ‘성취감’과 ‘행복’을 몸소 느끼고 배웠다.”
글로벌 캠퍼스를 준비하는 친구들에게 조언해준다면.
“어떤 경험이든 도전하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글로벌 캠퍼스를 준비하는 것만으로도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고 다른 나라에서 생활하는 것만으로 견문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단지 외국어를 배우러 가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 사는 사람들, 함께 가는 친구들과 만나고 추억을 쌓을 수 있기 때문에 소중한 인연을 만들 수 있다.”
zinysoul@hankyung.com
< 저작권자(c) 캠퍼스 잡앤조이, 당사의 허락 없이 본 글과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