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8] 신지애 선수 배출한 함평골프고 “골프 공교육의 힘 보여줄 것”

입력 2018-09-26 22:26   수정 2018-10-11 11:32






[하이틴잡앤조이 1618= 김인희 기자] 전라남도 함평에 있는 함평골프고는 신지애(2007년 졸업)·이미향(2012년 졸업)·전인지(2013년 졸업) 등 세계적인 골프스타를 배출한 학교다. 이 같은 성과는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골프 공교육 내실화에 주력해 온 학교 차원의 지속적인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

이 학교는 2013년 농업계열에서 골프분야 특성화고로 변경됐고 지난 2015년 골프교육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체육계열 특수목적고로 지정됐다. 

백선욱 교장은 “함평골프고의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골프 우수 인재를 배출하는 데 성공했다”며 “이처럼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도 공교육을 통해 골프를 재밌게 배울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전남 함평군에 있는 함평역에 도착해 차로 5~7분 거리에 있는 함평골프고로 이동했다. 학교 앞에 도착했을 때 정문과 학교 팻말이 없는 입구 부근에서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이 학교는 올해 3월 초 옛 학다리 고등학교 부지로 옮겨왔다. 학교는 옛 건물을 허물고 새 본관 건물은 신축했으며 기존 기숙사 건물을 리모델링했다. 현재까지도 이 신축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학교는 새로운 모습을 갖춰나가고 있다. 

함평 골프고에 따르면 이 공사를 통해 학교의 심장부인 대형 골프연습장(260m, 70타석)과 실내 타격장(20타석)과 함께 ▲퍼팅(그린 위의 볼을 퍼트 등을 이용해서 홀에 넣는 스트로크)장 ▲벙커(모래가 가득 찬 헤저드)연습장 ▲숏 게임장 ▲피트니스실 ▲스윙분석실 등을 내년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학교 안으로 들어서니 길게 뻗은 임시 골프연습장이 눈에 들어왔다. 현재 학생들은 주로 학교 내 설치된 임시 골프연습장(45m)과 퍼팅그린(홀 주위에 아주 짧게 깍은 잔디로 된 지역) 및 벙커연습장 등에서 골프연습을 하고 인근 무안스포츠파크로 이동해 골프실습을 진행한다.

백선욱 교장은 “내년 상반기 학교의 심장부나 다름없는 260m 규모의 골프연습장이 완공되면 골프 전문 교육 시스템이 더 체계화될 것”이라며 “학생·학부모들이 학교의 교육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가질 수 있도록 더 나은 학교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학교에서 만난 김동균(3학년) 군은 “중학교 3학년 때부터 골프를 쳤기 때문에 함평골프고에 입학했고 적성에 맞아 현재 세미프로 테스트를 준비 중”이라며 “학교에서는 프로출신 선생님들로부터 골프레슨을 받고 있고 선후배 멘토링 프로그램, 배상문 프로골퍼의 특강 등을 통해  조언을 얻기도 했다”고 말했다.








골프실습부터 심리상담 및 피트니스까지…세미프로 테스트 목표로 연습

함평골프고는 골프경기과와 골프지도과를 운영하고 있다. 골프경기과에서 배우는 전문교과는 ▲골프개론 ▲골프 경기체력 ▲골프실기기초 ▲코스공략법 ▲골프스윙원리 ▲쇼트게임 및 퍼팅 등이다. 골프지도과에서도 골프경기과 동일한 전문교과를 배우면서 골프지도법을 추가로 배운다.  

김경우 교무부장은 “1학년은 기본 교과 수업을 받으면서 방과 후 학교를 활용해 골프 기본 실습을 진행하고 2학년이 되면 개인 수준에 맞게 부분적으로 집중훈련에 돌입 한다”며 “3학년은 KPGA·KLPGA 준회원이 되기 위한 세미테스트를 준비하며 올해 43개 전국대회가 열려 이 경기에도 선택적으로 참가해 경험을 쌓는다”고 설명했다. 

월·수·금요일에는 학생들의 신청을 받아 교사의 인솔 아래 라운드(정상적인 순서로 플레이 하는 것) 연습을 실시한다. 화·목요일에는 일반교과 및 골프교과 수업과 골프연습이 이뤄진다. 방과 후 학교 시간에는 4시간 동안 골프실습이 집중적으로 이뤄진다. 

김 교무부장에 따르면 1회 라운드 평균 10만원의 비용이 들며 골프장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고 방과 후 학교 레슨비는 월 35만원이다. 외부에서 사교육을 통해 골프 레슨을 받을 경우 레슨과 라운드 비용액수를 합하면 월 300만~500만원의 비용이 든다고 한다.

학생들은 방과 후 학교 총 4시간 중 약 3시간가량 골프실습을 집중적으로 하고 나머지 1시간 동안은 피트니스 훈련을 받는다. 

김 교무부장은 “골프를 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근육과 운동에 맞는 체력처방이 필요하다”며 “학생들은 외부에서 초빙한 피트니스 강사 2명으로부터 근육 운동, 허리·발목 부상을 방지하는 운동 등 개인맞춤 트레이닝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골프에서는 심리트레이닝도 중요하기 때문에 골프심리트레이너를 모집해 방과 후 수업으로 골프관련 심리 상담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프로 출신 교사들의 집중 지도·선후배 멘토링 프로그램…학생도 인정한 체계화된 골프 교육

골프실습 지도는 한국프로골프협회(KPGA)·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에서 정식 프로자격증을 취득하고 교원자격증을 가진 현직교사 또는 프로출신이면서 산학협력 교사 또는 교육대학원을 이수·졸업한 기간제 교사 등 총 7명이 지도하고 있다. 

골프담당 박한샘 교사는 “기본자세부터 골프장 코스에 맞게 공략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으며 퍼팅그린 연습장에서는 학생들이 스피드를 조절하는 연습, 공이 휘어가는 샷 등을 배운다”며 “벙커실습장에서는 벙커샷, 볼의 높낮이 등을 연습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과 후 학교 시간에는 골프스윙교정을 위주로 교육하는데 스윙분석기를 통해 학생들이 스윙하는 모습을 촬영한 뒤 슬로우 비디오로 분석 한다”고 설명했다.

골프담당 이정환 교사는 “1학년 골프경기체력과 3학년 스포츠경기기술 과목을 지도하고 있다”며 “골프 경기를 할 때 체력분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와 필드에서 자신이 어떤 플랜을 가지고 경기를 하고 플레이가 어려울 때 코스 공략하는 방법 등을 가르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학교에서는 지난해 11월 30일 선후배간 교류의 장을 마련했다. (K)(J)LPGA 신지애, 김초희, 박성원, 전인지, 장수연, 김희망 선수가 참가한 가운데 ‘선배들의 골프 멘토링프로그램’이 열렸다. 이 프로그램은 매년 1회 열릴 예정이다. 

이 멘토링프로그램에 참여한 류현재(3학년)군은 “선배들에게 라운딩을 나갔을 때 어떻게 해야 긴장감을 줄이고 몸 상태를 컨트롤할 수 있는지 실전 대회에서 잘하는 노하우 등을 물었다”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골프 연습에 매진해 성공한 신지애 프로의 조언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주영훈(3학년)군은 “선배들이 각자 자신 있는 샷을 보여주면서 직접 개인 레슨을 진행한 것이 인상적이었다”며 “함평골프고는 골프전문교육 시스템이 잘 구성돼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적극 활용한다면 좋은 교육환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선욱 교장 “제 2의 신지애·전인지 선수 배출하는 것이 목표이죠”

골프교육에 중점을 두는 사항은 무엇인가요.

학교의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프로를 배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다만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인성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바른 인성과 참된 실력을 갖춘 골프인재를 육성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향후 학교 운영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작년에 선배들의 골프 멘토링 프로그램을 처음으로 진행했어요. 신지애 프로를 중심으로 졸업생들 간의 단합이 잘 되고 있어 매년 멘토링 프로그램을 실시하려고 해요. 또한 골프 관련 교육과정을 다양화시키고 이를 기반으로 중국·일본 골프 분야에도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예정입니다.

kih0837@hankyung.com 사진=함평골프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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