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에서도 주목받는 자소서를 작성하려면? “기승전결 아닌 ‘결기승전’ 자소서를 써라”

입력 2018-10-01 09:58   수정 2018-10-15 09:43




△ 자소서 작성의 핵심 키워드는 '결기승전' (사진=한국경제 DB)

[캠퍼스 잡앤조이=박해나 기자] 하반기 채용이 시작되면서 취업준비생들의 자소서 작성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다양한 활동과 스펙을 준비했다 하더라도 이를 한정된 글자 수에 맞춰 임팩트 있게 전달하는 일은 보통 작업이 아니다. 글쓰기가 막막하고 표현에 서툰 취준생이라면 면접관에게 주목받는 ‘자소서 공식’을 활용해 보자.

사회생활에서의 언어는 기승전결이 아닌 ‘결기승전’




자소서 내용이 정리가 안 되고 임팩트가 부족하게 느껴진다면 핵심 메시지의 순서를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은에듀케이션의 박수현 사업기획실장은 “지금까지 글쓰기는 기승전결이라고 배웠지만 사회생활에서의 언어는 결-기승전”이라며 “면접관과 실무자는 결론부터 듣고 빠르게 의사 판단하는 것이 생활화 되어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들의 언어에 맞춰 작성하는 것이 핵심이다”라고 조언했다.

또한 “기업 자소서의 경우 문항 당 적게는 200자, 많게는 2000자 이상의 글을 작성해야 한다”며 “이를 반복적으로 읽어야 하는 면접관의 입장에서는 얻고 싶은 정보를 빨리 파악하도록 친절하게 작성된 글이 지원자에 대한 호감을 높이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결기승전’ 형태의 자소서 작성을 위해서는 정리 작업에 신경써야한다. 기존의 글쓰기 방식으로 자소서를 작성한 뒤, 글에서 강조하고 싶은 핵심 메시지 또는 문장의 위치를 최상단 첫 번째 줄, 첫 번째 문장으로 옮기는 것이다. 기존에 작성한 문장이 이어서 나오도록 자연스럽게 연결하며 마무리하고, 강조하고자 하는 내용을 한 번 더 언급하면 된다. 박 실장은 “이런 형태의 글은 면접관으로 하여금 쉽고 정확하게 메시지를 파악하는데 도움을 주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 비슷한 활동은 나열식 대신 그룹핑으로 정리할 것 (사진=한국경제 DB)


전달하고 싶은 내용이 많다면 비슷한 내용끼리 ‘그룹핑’

주의해야 할 자소서 작성법 중 하나는 ‘나열식’이다. 한정된 글자수 내에서 다양한 활동을 강조하려다보니 여러 이력을 나열하는 방식으로 자소서를 작성하는 것이다. 전달하고 싶은 내용이 많을 경우에는 나름의 작성 요령이 있다. 박 실장은 “자소서를 작성하기 전에 전달하고 싶은 내용 또는 활동을 나열하고 비슷한 맥락끼리 묶거나 공통점을 찾아내 가치를 부여하라”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무역학을 전공한 지원자가 무역교육 이수, 주요 세미나 참석, 자신만의 공부법 개발, 신문스크랩 스터디, 신입생 교육 프로그램 운영, 비즈니스 영어 경진대회 수상, 무역영어 3급 자격증 취득, 관광안내 봉사, 중국어 말하기 대회 참가 등을 했다고 하자. 이때 하나하나 따지면 아홉 가지 활동이지만 면접관 입장에서 본다면 크게 ‘실무 역량을 키우기 위한 활동’과 ‘어학능력을 키우기 위한 활동’으로 요약된다. 

이를 자소서 공식에 대입해 본다면 ‘저는 현장에 강한 실무자가 되고자 지금부터 제가 할 수 있는 두 가지 활동에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첫 번째는 실무 역량을 키우기 위한 활동입니다. 이런 활동을 하게 된 계기나 생각을 밝힌 후 그 예로 A, B, C, D 등이 있습니다. 두 번째는 어학능력을 키우기 위한 활동입니다. 마찬가지로 계기나 생각을 밝힌 후 영어를 위해 A, B 활동, 중국어를 위해 C, D 활동에 적극 참여했습니다’라는 식으로 작성하는 것이다. 

박 실장은 “이때 핵심은 지원자가 얼마나 자신과 중장기 미래를 위해 성찰했는지 파악되도록 활동 계기와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것”이라며 “이 역시 결과부터 빠르게 파악하려는 기업 실무자들의 특성을 반영한 글쓰기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500자를 200자로 줄이는 세 가지 방법

자소서 질문은 유사하지만 기업에 따라 요구하는 글자 수는 천차만별이다. 박 실장은 다양한 기업의 자소서를 효율적으로 작성하는 요령에 대해 공개했다. 그는 “취준생이 많게는 수십 개의 기업을 지원하는데 매번 자소서를 다시 작성하는 친구들이 많다. 하지만 이렇게 매번 다른 내용과 형태로 작성하는 것은 비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승률에도 큰 영향을 끼치는 행동임으로 추천하지 않는 방법이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각 기업의 자소서 문항과 글자 수를 모두 확인하고 비슷한 문항끼리 묶어 그에 대한 내용을 가장 긴 글자 수에 맞춰 작성하라”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A 기업은 ‘지원동기와 노력한 과정’을 요구하고 B 기업은 ‘지원동기와 입사 후 계획’을 적으라고 한다면 ‘지원동기와 노력한 과정, 그리고 입사 후 계획’을 한 세트로 작성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세트를 A, B 기업에서 요구하는 글자 수에만 맞춰 조정한다. 이렇게 작성하면 비록 묻지 않은 내용일지라도 지원자가 얼마나 자신에 대해 성찰하고 신중하게 기업을 선택하려 했는지를 전달할 수 있다. 

작성된 내용을 글자 수에 맞춰 줄이기 위해서는 세 가지 방법을 추천했다. 첫 번째는 피동적 표현을 능동적으로 바꾸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하게 되었습니다’를 ‘하였습니다’로 바꾸는 것. 여기서 한 번 더 글자 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하였습니다’를 ‘했습니다’로 표현한다. 

두 번째는 두 개의 문장을 하나의 문장으로 합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저는 암기가 아닌 이해를 목표로 공부하였습니다. 그리고 이해를 돕기 위해 개념을 이미지화 시키는 저만의 공부법을 만들었습니다’라는 두 개의 문장을 ‘저는 암기가 아닌 이해를 목표로 하여 개념을 이미지화 시키는 저만의 공부법을 만들었습니다’와 같이 한 문장으로 줄이는 것이다. 

세 번째는 대체 단어를 사용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입고 싶어 하는 디자인’이라는 문장을 ‘희망 디자인’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박 실장은 “글자 수를 맞추기 위해 정작 필요한 내용을 빼는 행동은 절대 금물”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도움말 = 박수현 조은에듀케이션 사업기획실장

phn0905@hankyung.com 

박수현 조은에듀케이션 사업기획실장

교육 전문회사 조은에듀케이션의 사업을 총괄하고 있으며, LG전자 인사실무와 대내외 홍보 경험을 바탕으로 서울 주요 대학의 진로/취업/창업 프로그램 기획과 강의를 담당하고 있다. 취업준비생 뿐만 아니라 기업인과 정치인들의 스피치 코칭을 맡으며 자신의 의견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론에 대해 개발하고 후배들을 육성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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