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확행’ 트렌드로 엿본 라이프 스타일 변화 “미래 아닌 현실에 충실한 삶 중시해”

입력 2018-10-04 17:14   수정 2018-10-05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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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잡앤조이=박해나 기자/정윤지 대학생 기자] 최근 들어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뜻하는 말)’이란 단어가 자주 눈에 띄고 있다. 먼 미래에 있을 거창한 행복 대신 지금 당장의 소소한 행복에 집중하는 요즘 사람들의 트렌드를 한 눈에 보여주는 말이다. 

소확행은 1986년 출간된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집 ‘랑겔한스섬의 오후’에서 처음 사용됐다. 이 책에서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는 것’, ‘정결한 면 냄새가 풍기는 하얀 셔츠를 머리에서부터 뒤집어쓸 때의 기분’ 등을 ‘소확행’이라고 말한다. 30년 전 에세이에 등장했던 이 단어가 이제와 다시 주목 받게 된 것은 ‘행복’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변화가 큰 몫을 했다. 



△라이프 스타일 트렌드는 욜로에서 소확행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진=한국경제 DB)

‘트렌드코리아2018’의 공동저자 이향은 성신여대 서비스 디자인 공학과 교수는 “소확행은 2017년 트렌드인 ‘욜로’에서 이어져 온 것”이라며 “트렌드는 어느 순간 갑자기 튀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예전부터 있던 것이 결을 달리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그는 “욜로가 소확행으로 이어지고, 소확행은 또 다른 단어로 변해 트렌드를 이끌 수 있다”라며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알 수 없는 미래가 아니라 현실에 충실한 삶을 살기 시작한 것, 남의 눈을 의식하는 삶보다 자신의 내실을 가꾸게 된 사회적 흐름”이라고 말했다. 



‘트렌드 코리아2018’ (사진=네이버 책 캡쳐)

워라밸 세대의 등장에서도 이 같은 트렌드를 엿볼 수 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워라밸(work-life-balance)세대는 최근 대한민국 전반의 문화를 바꾸고 있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포기하고 야근과 주말 근무 등 일에만 몰입하는 삶에서 벗어나 퇴근 후의 시간을 가족과 보내거나 자기계발을 하는 등 ‘소확행’에 집중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이다. 주 52시간 근무제나 ‘일·가정 양립제’ 정책 등이 빠르게 도입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워라밸이 제도적으로 정착하는 등의 변화가 확인되고 있다. 

이 교수는 개인화되고 있는 삶의 방식에 주목했다. 그는 ‘소확행’, ‘워라밸’ 등이 과시를 위한 소비가 아닌 본인의 내실을 가꾸고 자기만족을 위한 개인화된 소비와 연결됨을 지적했다. 이는 사회 전반이 공동체 문화보다 개인화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워라밸 도입 후 직장인들은 저녁있는 삶을 살 수 있게 됐다. (사진=한국경제 DB)

이 교수는 “워라벨 세대는 디지털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컴퓨터, 휴대전화, 인터넷 등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환경을 생활처럼 사용하는 세대)로 파편화 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언제든 인터넷으로 원하는 사람과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어도 거리감을 느끼지 않고 개인이 혼자 있는 것을 오히려 편안하게 느낀다. 때문에 ‘우리’보다는 ‘개인’을 중시하는 문화가 확산될 수 밖에 없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공동체 의식이 강해질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그는 “여러 사람이 있으면 오히려 돈을 쓸 일이 많고, 혼자 있으면 돈을 아낄 수 있어 점차 개인화되는 추세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미 우리나라에 1인 가구가 상당하고, 1인 가구에 익숙한 1인 소비자가 개인화 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수순”이라고 덧붙였다. 통계청에서 2017년 발표한 인구 총 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 비중은 전체 가구 형태 중 28.6%로 가장 많은 형태를 차지하고 있다. 

이 교수는 소확행, 워라밸 등의 트렌드는 잠시 반짝하고 사라지진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 그는 “소확행, 워라밸 등은 2018 트렌드로 주목 받고 있지만 앞으로 대한민국 사회를 이끌어갈 메가 트렌드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phn09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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