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창업가에게 물었다 ‘정부의 대학생 창업가 지원 정책, 얼마나 도움될까’

입력 2018-10-05 17:45   수정 2018-10-10 17:37


[캠퍼스 잡앤조이=박해나 기자/김지영 대학생 기자] 교육부에서 ‘대학창업펀드’를 조성하는 등 대학생의 창업에 대해 국가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러한 정부 지원이 실제 대학생 창업가에게 와 닿는 온도는 어떨까. 대학생 창업가를 만나 직접 물었다. 



△ 온다루프의 민에스라 대표 (사진=온다루프 제공)


- 소개 부탁한다. 

민에스라 “사회복지학, 경영학, 창업학을 전공하고 있는 ‘만민을 위해 애써라’ 민에스라다. 루프탑에 관련된 사업을 진행하는 온다루프를 운영하고 있다.”

최현철 “경기대 경영학과에 재학 중 스타트업을 시작한 최현철이다. 크로스핏 용품 브랜드 ‘Quill’을 운영하고 있다. 생활체육 동호인을 위한 플랫폼 사이트도 개발한다.”

- 재학 중에 창업을 결심한 이유는 무엇인가.

최현철 “운동을 하다가 부상을 당한 적이 있다. 부상 방지용품을 찾아보는 과정에서 스포츠 용품 시장의 거품이 크다고 느꼈고, 이 방면에 전문적인 역량을 가지고 있는 기업도 해외기업 뿐이라는 것을 알았다. 스포츠용 부상 방지 용품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국내 기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제조업과 스포츠 마케팅, 브랜딩에 관심이 많아 내가 한번 시작해보자 하는 생각으로 창업에 뛰어들었다.”

민에스라 “나의 꿈은 ‘많은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전파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대학 전공도 사회복지학으로 선택한 이유다. 전공 공부와 현장 활동에서 가장 많이 와 닿았던 부분은 클라이언트(대상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관심과 배려’가 아닌 ‘경제적 지원’이라는 것이었다. 때문에 클라이언트에게 도움이 되는 기업을 세우고 싶다는 꿈을 안고 경영학, 창업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대학생 창업 경진대회 공고문을 보고 경진대회에 참가하게 되었다. 주변에서 도움을 주는 멘토들이 있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고, 꾸준히 네트워킹을 하고 1년 동안 준비해 창업을 했다. 현재 루프탑매칭서비스를 중점으로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지만, 추후에는 유휴공간을 통한 공유경제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



Quill의 제품 이미지. 최현철 대표는 운동 중 당한 부상으로 부상용품 시장에 관심을 갖게 됐다. (사진=Quill 제공)


- 대학생 창업자로서의 약점과 강점은 무엇인가.

최현철 “대부분의 대학생은 창업을 시도했다가 실패한다고 해도 잃을 것이 없다. 다니고 있던 직장도 없고, 준비기간(사업화 기간) 사업비는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것이 가장 크고 유일한 장점이다. 이 외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우선 시장에 대한 분석과 아이템 기획이 치밀하지 못하다. 주관적인 생각을 가지고 아이템을 기획해 큰 실패를 본 케이스를 많이 봤다. 창업을 하게 되면 기획, 사업화, 생산(개발), 마케팅, 서비스 운영 등을 가능한 적은 인원으로 진행해야 하는데 대학생은 이에 대한 지식, 업무 경험이 없다. 대학생은 경험 부족에서 오는 역량 미달을 노력으로 채워야 한다.”

민에스라 “가장 큰 약점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지 않을까. 지금 한국의 대학생은 취업을 위해 대학교 입학 후 취업에 도움 되는 학점관리, 동아리, 봉사활동, 대외활동 등을 준비한다. 하지만 창업을 하면서 이런 것을 같이 준비하기는 쉽지 않다. 물론 창업한 사람들은 자신의 아이템이나 서비스에 확신이 있겠지만 전문가도 3년 내 폐업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니 불안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만큼의 경험과 보람을 얻을 수 있다. 인사, 재무회계, 마케팅, 영업, 디자인, 개발 등 사업관 관련된 것을 항상 공부하고 실제로 적용해 볼 수 있는 것이 큰 강점이다.”

- 대학생 스타트업에 대한 기업, 정부 시선이 긍정적이다. 실제로 도움이 되는 점은.

민에스라 “청년의 아이디어와 실행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 같다. 그래서 준비가 되어 있는 예비창업자나 기창업자를 위한 바우처 형태의 지원금을 제공하거나 사무실 임대, 네트워킹, 인큐베이팅, 자금 유치 등 다양한 지원 정책을 마련한다. 이러한 정책은 실질적으로 사업을 운영하는데 있어 많은 도움이 된다.”

최현철 “정부의 긍정적인 시선이 없었다면 시도조차 못했을 것이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사업화 자금은 신청기준이나 평가기준이 대학생 창업자를 배려한 것이 많다. 사업의 타당성만 있다면 일반인보다 자금을 융통하기 훨씬 수월하다.”



‘온다루프’ 해외투자자들과의 네트워킹 (사진=온다루프 제공)

- 도움이 된 프로그램이나 지원 제도 등을 꼽는다면.

민에스라 “창업선도대학에서 창업자금을 지원받았고, 창업지원단 전문가와 지속적인 멘토링을 통해 사업 구체화를 했다. 사업을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금이다. 경제적 지원을 받아 부담을 줄이고 사업을 운영할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 다른 기관에서는 해외투자자와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기회까지 제공해줘 Global IR 데모데이와 현지VC(인도네시아, 중국)와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있었다.” 

최현철 “여러 창업 지원 자금과 창업 공간 지원 사업에 지원했다. 다행히 두 지원 정책에 선정돼 창업을 할 수 있었다. ‘k-startup’이라는 창업 지원 정책 공고사이트가 있는데 이곳에서 도움을 많이 얻었다.”

- 창업을 꿈꾸는 대학생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민에스라 “좋아하는 말이 있다. ‘용기란 두려움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이다.’ 우리는 항상 어떤 행동을 하기 전에 걱정을 많이 한다. 하지만 지나고 보면 그리 큰 걱정거리가 아니었던 적이 많다. 걱정만 하지 말고 지금 바로 실천하길 바란다.”

최현철 “신중하게 생각하길 바란다. 그저 창업을 위한 창업을 하면 결과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단순히 기발한 것, 전에 없던 것, 사업을 위해 떠올린 것 등에 무게를 두고 아이템을 기획한다면 창업 보다는 취업을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창업을 하기 전 기획 단계에서부터 깊게 생각해야한다. 본인이 진심으로 필요를 느낄 수 있는 아이템이어야 하고, 이후 다른 사람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야 한다. 시장 조사를 확실히 한 후 자신의 역량에 대한 확신이 생긴다면 그때는 과감하게 창업을 시도하길 바란다. 일이 힘들어 몸이 고되더라도 미래에 대한 확신이 생겨 즐겁게 일할 수 있다.”

phn09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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