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으로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다’ 스타트업 디자인탐정이 맡은 첫 사건은?

입력 2018-12-07 15:47   수정 2019-01-07 15:56


[캠퍼스 잡앤조이=김예나 기자] 세상의 크고 작은 문제들을 디자인으로 해결하기 위해 ‘디자인탐정’이 나섰다. 디자인으로서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문제에 대한 인식을 갖게 해 이를 해결하겠다는 포부다. ‘디자인탐정’이 의뢰받은 첫 사건은 ‘화재 사건’이다. 사건 해결을 위해 디자인 소방담요 ‘소방관 블랭키’를 제작했다.



△(사진 왼쪽부터) 디자인탐정 김경미 대표와 구슬 디자이너. 사진=서범세 기자


연이어 발생하는 화재 사건을 보며 디자인탐정 김경미 대표(34)와 구슬 디자이너(34)는 ‘소방담요’를 떠올렸다. 대학에서 시각디자인과 공업디자인을 전공한 두 사람은 ‘예쁜 소방 용품을 만들자’는 데 뜻을 모으고 함께 다니던 디자인 회사를 나왔다.

“디자인 소품을 제작해 유통하는 회사에서 제품 디자이너로 근무했어요. 제품 디자인과 개발, 판매도 도맡았죠. 하지만 회사의 구성원으로서는 저희가 생각하는 제품을 만드는 데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었어요. 때마침 경기콘텐츠진흥원 북부경기문화창조허브가 개소한다는 소식에 본격적인 창업을 결심했습니다.”(김경미 대표)



예쁜 소방담요 소방관 블랭키… 북부허브에서 창업 가속도 UP




“‘소방담요’는 해외에서는 사용하고 있지만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소방용품입니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 불을 바로 덮어 화재를 진압하는 용도예요. 소화기는 무겁고 주기적인 관리가 필요한 데 반해, 소방담요는 비치해 두기만 하면 되죠. 보이는 곳에 늘 두는 제품이니까 디자인을 가미해 예쁘게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구슬 디자이너)

지난 2015년 6월 ‘청년창업 SMART2030’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디자인탐정은 창업지원금 3000만원을 지원받게 되며 본격적으로 사업에 가속도를 올렸다. ‘청년창업 SMART2030’은 고용노동부와 경기도, 경기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한 취업역량 강화 프로그램이다. 

단순하게 ‘예쁜 소방용품을 만들자’는 생각을 하던 두 사람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어떻게 예뻐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찾을 수 있었다고. 제품에 캐릭터 디자인을 더해 평소에는 벽에 걸어뒀다가 불이 나면 다리를 잡아 당겨 담요를 펼치는 형태로 제작했다. 

하지만 제작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다. 내부 소방담요의 경우 유리섬유라는 불연소재를 사용하는데, 국내에서 원단을 담요 형태로 가공해주는 업체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더구나 캐릭터 제품이기에 아이들이 만졌을 때 자극이 덜하도록 고가의 소재를 사용하고자 해 제작 단가를 맞추기도 쉽지 않았다고. 



△디자인탐정의 소방담요-소방관 블랭키. 사진=서범세 기자


이런 과정을 거쳐 창업 6개월 만에 완성된 시제품과 함께 ‘2015 서울 디자인페스티벌’에 참가한 디자인탐정은 2016년 5월 메이커스위드카카오에 입점해 300여개의 제품을 판매한 후 앵콜 판매를 진행했다. 와디즈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한 당일 목표액을 100% 달성하는 성과도 거뒀다. 이후 1300K, Funshop, 교보 Hottracks 등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해 판매를 시작한 소방담요 블랭키는 지난해 말 ‘2017 잇 어워드’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구슬 디자이너는 “소방담요가 필요하기 때문에 검색해서 구매하는 것이 아닌, 우리 제품 디자인을 보고 ‘저게 뭐지?’하고 관심을 가진 고객들이 오히려 소방담요가 무엇인지 알 수 있길 바란다”며 “디자인으로서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이를 통해 화재와 같은 문제점들을 사람들에게 인식시키는 것이 ‘디자인의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제를 사람들에게 인식시키는 ‘디자인의 힘’




북부허브의 인테리어부터 현판이나 장비 등에도 디자인탐정의 손길이 묻어있다. 북부허브와 협업해 공간 곳곳을 꾸며나간 것. 상을 받을 때마다 ‘북부허브’가 가장 먼저 생각난다는 김 대표의 말에서도 애정이 묻어났다. 

“경기문화창조허브 시그니처프로그램인 ‘G-START A’에 참여해 멋랩(메이커 스페이스) 공간 이용은 물론, ‘디자인프로젝트 솔루션 랩’ 등 창업 교육과 네트워킹을 지원 받을 수 있었어요.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힘은 저희를 지지해주는 사람들을 얻었다는 겁니다. 다른 창업자들과 꾸준한 네트워킹이 없었다면 저희도 이렇게 빨리 성과를 내지 못 했겠죠. 초기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저희를 응원하고 지지해준 북부허브는 디자인탐정에게 ‘친정’과도 같은 곳입니다.”(김경미 대표)

두 사람은 “앞으로도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디자인’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또 “디자인은 단순히 형태적으로 눈에 보이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신경 쓰지 않는 부분도 볼 수 있게 하고, 해결 방안까지 제시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사람들이 문제라고 인식하지 못 하는 문제점들도 찾아내 해결 방안까지 제시하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최종 목표예요. 소방 제품에서 나아가 환경이나 다양한 분야의 문제를 디자인으로서 사람들에게 인식시킬 방법을 생각하고 있습니다.”(구슬 디자이너)

yena@hankyung.com

사진=서범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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