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유노윤호가 전하는 지진 대비 캠페인 ‘포세이프 1114’는?

입력 2019-01-22 10:14   수정 2019-01-31 13:21


[캠퍼스 잡앤조이=남민영 기자/ 서성희 대학생 기자] 2017년 11월 15일 포항에서 지진이 발생했다. 규모 5.4의 지진으로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규모가 큰 지진이었다. 그로부터 1년이 훌쩍 지났지만 지진의 잔상은 아직도 포항에 남아있으며 여전히 많은 주민들이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임시대피소에서 거주하고 있다. 이에 지진의 위험성을 알리고 포항지진을 잊지 말아 달라는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했다. ‘포세이프 1114’ 캠페인으로 지진을 대비하자는 목소리를 낸 홍태균 MBC 아나운서에게 자세한 얘기를 들어보았다.



△ 홍태균 포항 MBC 아나운서.






아나운서가 왜 지진 캠페인을 시작하게 됐는지 많은 사람이 계기를 궁금해 할 거 같다.

포항 지진의 피해자들을 기억해달라는 취지로 캠페인을 시작했다. 동료 아나운서가 평소 에너지가 넘치는 제 모습을 보고 '포항의 유노윤호'라고 부르곤 하는데, 별명에 걸맞게 항상 최선을 다해 무엇이든 해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포세이프 1114’은 어떤  캠페인인가.

“2017년 11월 15일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하루 전인 11월 14일이라면 어떻게 대비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서 시작하게 되었고, ‘안전을 위한(For Safe) + 11월 14일’을 조합하여 캠페인 이름을 만들었다. 참여방법은 간단하다. 자주 방문하는 곳의 주소를 ‘국민재난안전포털(safekorea.go.kr)’에 입력하면, 인접한 대피소가 미니맵에 표시된다. 이 미니맵을 캡처해 SNS에 업로드하고, 소중한 사람 네 명을 지목하면 된다.”






△ SNS를 통해 시작한 포세이프 1114 캠페인.






‘포세이프 1114’ 캠페인은 어떤 취지를 가지고 시작했나.

“두 가지 취지가 있다. 첫째, 포항 지진 피해자들을 잊지 말아 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포항MBC 아나운서 시험을 준비하며 기사를 모니터링 하던 중 많은 사람이 2017년 포항에 큰 지진이 있었던 것은 기억했지만, 주민들이 여전히 임시 거주지와 대피소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한다는 충격적인 기사를 접하고 나서 였다.


둘째, 언제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재난을 미리 대비하자는 것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1978년에서 1998년까지 연평균 19.2회의 지진이 발생했지만, 1999년에서 2016년 사이 지진 발생 횟수는 연평균 58.9회로 3배 넘게 치솟았다. 우리나라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안전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대피소를 찾아보고, 그 과정에서 재난 대비를 위한 여러 지식을 습득하기를 바라며 캠페인을 진행했다.”

‘포세이프 1114’ 캠페인의 현 상황은 어떤가.
“지난해 11월 14일에 시작해서 28일까지 총 14일간 진행했고 현재는 종료됐다. SNS를 통해 백여 명의 아나운서를 시작으로 작가, 직장인 등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참여해줬다. 마지막 날까지 약 4만 명 정도 참여했는데(종료일 좋아요 기준), 주변을 살피며 서로를 생각하는 한국인의 정이 참 따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캠페인을 진행하며 어려웠던 점이나 아쉬웠던 점은 없나.

“어려웠다기보다는 생각하지 못했던 점이 있었다. 자신의 거주지가 드러나 부담된다는 댓글들이 보였고, SNS에 남기는 대신 카톡으로 지인들에게 알리겠다며 게시물을 삭제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캠페인의 취지가 소중한 사람과 함께 재난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이었기 때문에, 충분히 의의는 전달되었다고 생각한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지진 발생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포항 지진 피해자들이 임시 거주지 혹은 대피소에서 고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속히 상황이 개선되기를 바라고 있다.”




△ 포항 지진 피해자들이 임시 거주하고 있는 포항 흥해 실내 체육관. (사진=한경DB)



후에 또 기획하고 있는 캠페인이나 활동이 있나.
“지역 공영방송의 아나운서로서, 지역민에게 받는 사랑을 조금이라도 돌려드리자는 취지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구상했다. 그 가운데 하나를 현재 진행하고 있는데, 바로 ‘아나운서를 빌려드립니다’라는 프로젝트다. 예쁜 사랑을 키워간 사연을 포항MBC 3층 보도국 ‘홍태균’ 앞으로 혹은 개인 인스타그램(@hongtaegyun)으로 보내주시면, 월 2회씩 결혼식 사회를 봐드리는 프로젝트다. 감사하게도 선배인 김정진 아나운서도 흔쾌히 동참해주셨다. 요즘 결혼식 비용이 한두 푼이 아니라 부담일 텐데, 무료로 사회를 진행하고 있으니 편하게 연락을 주셨으면 좋겠다.”

아나운서나 혹은 취업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따뜻한 말은 마음의 꽃을 피운다고 한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아나운서 시험에 낙방하며 힘들어할 때, 친구들이 힘내라며 먼저 연락해주었던 것이 기억난다. 혹 취업 준비에 연락이 잘되지 않는 친구가 있다면, 커피 기프티콘과 함께 먼저 연락해보면 어떨까? 그 친구는 이번 겨울, 어느 때보다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캠페인 진행과정에서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TIP, 홍태균 아나운서가 말한다! 지진 발생 시 알아야할 중요한 대피요령<p>


1. 실내라면 방석이나 베개로 머리를 보호하고, 탁자 아래로 들어가 몸을 숨기자.




2. 흔들림이 멈추면 전기와 가스를 차단하고 출구를 미리 확보하자.





3. 실외라면, 떨어지는 물건에 대비해 가방이나 손으로 머리를 보호하고, 건물과 거리를 둔 상태로 운동장·공원 등의 대피장소로 대피하자.


4. 침착하게 아이들과 노약자들을 먼저 살피며 대피하자.
지진을 수차례 겪었던 피해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지진이 막상 닥치면 건장한 성인이라 할지라도 공포감에 다리가 떨려온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계단에서 넘어지기도 하는 등 불의의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

moonblue@hankyung.co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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