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성현의 엔젤투자] 창업을 준비하는 당신의 애티튜드는 완벽한가요?

입력 2019-03-14 13:22  


[캠퍼스 잡앤조이=소성현 얼트루 대표] 3월 6일 정부에서는 ‘제2 벤처 붐 확산전략’을 발표하면서 이전보다 더 강력하게 벤처산업에 힘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민간자본의 초기투자가 더욱 활성화 될 수 있도록 투자자들의 자금회수 기회와 총량을 정부자금으로 지원하는 내용이었죠. 이번 발표에 대해 많은 벤처투자업계 또는 벤처기업가들 사이에서는 정말 필요한 것은 규제완화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지원정책과 기업가들의 발언을 보면 어떤가요. 나만 아니면 우리가 생각하는 기발한 아이디어, 또는 기술, 서비스 등 막 창업하고 싶지 않으신가요. 나름 고생해서 만든 제품, 서비스를 모두가 알아주었다는 자기개발서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스토리에나 나올 상황이 내 창업에서 일어날 것 같은가요. 이 칼럼이 창업을 결정하는데 영향을 준다면, 당신은 창업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저는 일주일에 두세명의 창업준비 또는 초기기업 경영자분을 만나고, 투자 및 컨설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제법 그럴듯한 성과를 낸 벤처기업에서 중요한 업무를 맡았다가 창업을 위해 나온 정말 똑똑하고 실행력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한번은 제가 좋아하던 M(화장품 V-커머스)사가 업계 중견기업에 인수된 후 M사에서 중요한 일을 담당했던 이사님의 창업 컨설팅을 하게 되었습니다. 자금이 항상 부족한 초기회사인 만큼 최고의 전문가 3명이 팀이 되었고, 자신이 만들어갈 화장품 브랜드의 뚜렷한 색깔과 브랜딩 전략, 마케팅 계획이 너무 철저하게 준비되어 16장짜리 자료에 압축해 저에게 제안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자신이 추진하려는 서비스와 제품이 왜 선택되었는지에 대한 분석이 약 3장의 분량으로 비교적 짧게 요약되어 있었지만 제가 설득될 수 밖에 없는 논리의 자료였죠.

물론 그럴듯한 기업소개자료를 만드는 분들은 많지만 투자 후 실행계획이 그렇게 구체적인 자료는 처음 경험했고, 같은 화장품업 회사를 운영하는 경영자로서 제 자신을 반성하고 돌아볼 기회가 될 정도였습니다. 

만약 제가 만났던 위와 같은 분이 당신과 비슷한 류의 제품,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창업하고 준비하고 있다면 어떨까요. 서두에 말씀드렸던 ‘제2 벤처 붐 확산전략’이 당신에게 성공을 도와줄 수 있을까요. 아마도 저 위의 지원정책도 당신의 경쟁자가 모두 가져가게 될 것입니다.

요약하면 당신은 창업을 할 아무런 준비가 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펀드매니저 생활을 할 때도 그랬지만 특히 전문엔젤투자자로 활동을 하면서 벤처기업은 창업자의 배경, 이력, 성품 그리고 이러한 요소가 어우러진 애티튜드를 보는 것에 집중합니다.

한때는 창업자의 훌륭한 배경을 보고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보기도 하고, 특이한 이력을 보고 투자했다가 법적 분쟁으로 피곤한 일을 겪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그런 일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창업가의 애티튜드를 보기 위해 짧게는 3개월에서 1년을 넘게 보기도 합니다. 그래야 판단 착오를 줄일 수 있고, 창업가와 충분한 소통으로 서로를 이해할 수 있거든요.

또 다른 한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약 3년 전 남성이미용사업을 라이프스타일 산업으로 분류해 투자 포트폴리오로 만든 적이 있었습니다. 

유명한 대기업 회장님의 전담 이발사 이자 VVIP분들의 머리를 맡고 있다는 미용기술자를 세 차례정도 만났고, 제가 만들고 싶었던 것은 남자 헤어스타일링을 시작으로 복식과 취미생활, 모임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다루는 것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이후에는 저와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분들과 대화를 했고, 그 대표가 될 기술자도 모든 것을 이해하고 동의하는 것 같아 투자를 진행했습니다. 

투자 후 6개월이 되지 않은 시점에서 투자를 받은 이유가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 할 기회가 있었고, 그 자금이 없었기 때문에 투자자를 찾으러 다녔던 것입니다. 이후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음을 알게 되었고, 아쉽게도 소통은 끊어졌습니다.

아마 창업을 꿈꾸는 많은 분들이 형태는 다르지만 바로 위와 같은 상황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당장의 아이디어 또는 눈앞의 기회를 잡기 위해 투자자를 만나고, 정확한 전략과 계획을 세우기 보다 투자자에게 잘 보이기 위해 노력을 합니다. 자신의 목표와 전략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투자자가 원하는 것 같은 방향으로 대화가 진행되고, 결론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다가 서로 실망하게 되는 것입니다. 과연 당신은 창업할 준비가 되어 있나요. 그렇다면 다른 사람이 보는 당신의 애티튜드는 어떨까요?

소성현 대표는 고려대 생명공학부를 졸업해 IBK투자증권, 리딩투자증권 등을 거치면서 펀드매니저로 활동해왔다. 이후 엔젤투자자로 변신해 100여개의 회사에 투자를 했고, 현재 마스크팩 브랜드 ‘얼트루’를 운영 중이다.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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