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틴잡앤조이 1618=박인혁 기자] 매향여자정보고에서 드론 동아리와 홍보 동아리 등 여러 교내 활동을 지도하는 정세종 교사는 자신에게 적합한 교내활동을 선택해 적합한 진로를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정세종 교사를 찾아 새 학기 교내활동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한 조언을 들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매향여자정보고 정세종 교사입니다. 교직에 들어선 지는 10년 정도 됐습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로 일하던 중 후학을 양성하면 보람 있겠다는 생각에 진로를 바꿨죠.
만약 저도 학창시절에 요즘 학생들처럼 다양한 진로체험을 통해 제 적성을 발견할 기회가 있었다면 멀리 돌아오지 않고 처음부터 교직에 도전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교내활동 종류가 많아서 학생들이 선택에 고민이 많습니다.
취업이나 진학에 있어 생활기록부에 대한 비중이 높아지고 생활기록부가 학교생활을 어떻게 했는지 측정하는 잣대가 되면서 교내활동이 중요해졌습니다. 특성화고에는 동아리와 교내 대회, 진로체험 프로그램과 졸업생 멘토링 시스템 등 교내활동 종류가 특히 많습니다. 교내 활동을 선택할 때는 크게 두 종류로 나눠서 계획해 보세요. 하나는 여러 분야를 체험한다는 느낌으로 다양한 교내활동에 가볍게 참여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취업 등 자신의 목적에 맞는 프로그램을 선별해서 활동하는 것이죠. 좋아하는 활동과 필요한 활동을 조화롭게 수행했을 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동아리 선택 및 활동에 있어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까요.
가장 대표적인 교내활동인 동아리는 자신이 평소 하고 싶은 분야를 선택해야 합니다. 본인이 최소한 세 번 이상 흥미를 느꼈던 분야를 고려하는 것이 좋죠. 반면 학생부에 유리할 것 같다는 생각에 특정 동아리를 선택하는 일은 피해야 합니다.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기도 하고 중간에 성과 없이 그만두게 될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죠. 적성에 맞는다면 한 개의 동아리에 집중해 꾸준히 하는 것도 좋지만 그렇지 않다면 다양한 동아리를 체험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동시에 여러 군데 관심을 가질 수도 있고 처음에 생각했던 분야 외에 다른 곳에서 적성을 발견할 수도 있으니까요. 3년 동안 똑같은 동아리를 한다고 해서 취업이나 진학에 있어 특별히 유리하지는 않다는 점을 명심하세요.
스스로 취향과 적성을 잘 모르는 학생은 어쩌죠.
누구나 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어떤 걸 좋아하는지 모를 수 있습니다. 저도 성인이 돼서야 다른 적성을 발견했으니까요. 혼자서 고민하기보다는 주변 선생님과 상담을 요청해보세요. 특히 담임선생님과 충분한 상담을 통해 자신의 취향과 적성을 점차 알아갈 수 있습니다. 각 교과 선생님들도 교과와 관련된 진로를 상담해줄 수 있는 전문가입니다. 상담을 위해 찾아온 학생을 귀찮게 생각할 선생님은 한 명도 없습니다. 대부분 특성화고에는 졸업생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잘 정리돼 있으니 졸업생 멘토링 프로그램이나 직종별 특강 등을 활용해 선배에게 듣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적성을 찾았으나 관련 동아리가 없는 경우는요.
자신이 관심을 가진 분야와 관련된 동아리가 개설되지 않았다면 자율 동아리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세요. 자율동아리는 학생들 수요에 맞춰 동아리를 개설하는 제도로 교육청이나 교육부에서 최근 특성화고에 권장하고 있습니다. 정규 동아리는 정해진 동아리 시간에 진행되지만 자율 동아리는 수시로 방과 후에 시간을 투자해 진행합니다. 저희 매향여자정보고에서도 로봇 코딩 동아리나 드론 동아리가 없었지만 마음이 맞는 학생들이 모여 자율 동아리 개설을 요청했어요. 결국 지도교사가 배정돼 정규 동아리보다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적성에 맞는 동아리가 없다고 절대 실망할 필요가 없는 이유입니다.
교내대회는 어떻게 준비해야 효율적일까요.
교내대회는 동아리에 비해서 뚜렷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준비해야 합니다. 물론 시상품도 있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우지만 결국 수상으로 이어졌을 때 가장 높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수많은 교내대회가 있지만 그 많은 대회를 전부 준비하다 보면 노력이 분산돼 성과가 드러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신이 취업을 희망하는 기업에서 금융과 관련된 대회 수상 실적이 큰 도움이 된다면 금융과 관련된 교내대회를 골라서 준비해야 효율적이죠. 취업 등 자신의 진로에 활용할 수 있는 교내대회를 몇 가지만 선택해 집중적으로 준비할 것을 권합니다.
교내 봉사활동을 활용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요.
시간과 공간상의 제약이 없다는 점이 교내 봉사활동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학교나 학교 근처에서 봉사하다 보니 이동하는 데 드는 수고로움이 없고 시간을 절약할 수 있죠. 양로원 등 외부로 가는 봉사활동도 의미 있고 필요하지만 자신의 학교생활과 직접 관련돼 있어 애교심과 애향심을 키울 수 있습니다. 특히 교내에서 큰 행사를 진행하면서 봉사 활동할 학생을 뽑는 경우도 있는데 이럴 경우에 ‘큰 행사를 내가 진행했다’는 성취감이 높습니다.
교내활동을 통해 전공과 다른 진로를 찾은 사례가 있나요.
저희 학교 학생 중 한 명은 회계정보과 전공으로 각종 회계 자격증을 취득하며 취업을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그 학생은 재학 중 교내 특별프로그램으로 플로리스트 활동을 열심히 하며 새로운 적성을 발견했죠. 꽃을 이용한 장식과 부케 제작 등 플로리스트 활동을 하면서 창업하기로 마음먹었어요. 하지만 창업을 위해 자본금이 필요했기에 졸업 후 3년 동안 회계 관련 회사에서 자본금을 모았습니다. 그렇게 수원에서 창업을 하고 지금은 종로로 옮겨 ‘예블라썸’이라는 업체 대표로 회사를 경영하고 있습니다. 특별한 교내활동으로 자신의 길을 발견해 인생을 바꾼 대표적인 사례죠.
효율적인 교내활동을 계획 중인 학생들을 위해 조언하자면요.
‘평소에 내가 가장 많이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무엇일까’라고 스스로 물어보세요. 적성을 모른다면 선생님들께 상담을 받거나 멘토링 학습에 참여해야죠. 적성을 찾았다면 관련 동아리나 교내활동을 찾아보고 없다면 학교에 자율 동아리 개설을 요청하세요. 중학생들은 특성화고에 개설된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해본다면 향후 진로를 결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hyu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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