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틴 잡앤조이 1618=박인혁 기자] 2015년 데뷔한 배우 김혜준 씨(25세)는 500:2의 경쟁을 뚫고 영화 ‘미성년’에서 ‘주리’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열일곱 살 여고생을 연기한 그는 청소년 시절에 스스로 내면의 소리를 듣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하이틴잡앤조이 1618 독자들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1618 독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영화 ‘미성년’에서 ‘주리’ 역할을 맡은 배우 김혜준입니다.
주연 역을 맡기 위한 오디션 경쟁이 치열했다고 들었습니다.
역할을 구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모든 오디션 참가자가 ‘윤아’와 ‘주리’ 두 역할을 모두 준비했죠. 총 오디션 참가자가 500명 정도였으니 500:2 경쟁률이었어요.
극중 배역인 ‘주리’는 어떤 캐릭터인가요.
17살 여고생 주리는 평범하고 현실적인 인물이죠. 평온하고 행복한 가정에서 자라왔지만 자기 할 말을 소신있게 할 수 있고 자기 주관도 뚜렷해요. 주리는 평온했던 자신의 일상이 깨지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그걸 막기 위해서 더욱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성향도 있습니다.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와 영화를 봤을 때 느낌이 달랐나요.
‘미성년’은 사건의 진행을 그리지 않고 사건이 이미 벌어진 후에 각 인물들이 대응하는 방식을 그린 영화입니다. 사건이 중심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인물들의 내면에 대한 디테일이 섬세하죠. 시나리오를 봤을 때는 그런 점에 감탄했어요. 영화로 봤을 때는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왔고요. 시나리오로 봤을 때보다 재밌고 유쾌하고 때로는 가볍게 풀어내서 좋았습니다.
영화 속 ‘주리’처럼 아빠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된 상황이었다면 어떻게 대처했을까요.
일단 엄마에게 알리는 것처럼 스스로 나서서 수습하려는 생각을 못했을 것 같아요. 제 자신의 상처가 더 크게 느껴질 것 같고 상황 자체가 무서웠겠죠. 자신의 감정보다도 일을 해결하려는 적극성을 발휘하는 주리가 대견하고 어른스럽게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배우 김윤석 씨의 첫 연출작으로도 유명합니다. 같이 촬영해보니 어땠나요.
감독 입장에서도 선배 배우 입장에서도 김윤석 감독님은 제가 연기를 잘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셨어요. 캐릭터에 대한 지시보다는 연기의 전체적인 톤에 대해 지도해주셨죠. 뭔가를 꾸며내거나 표현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보여 달라는 말씀도 많은 도움이 된 조언입니다.
본인은 17살에 어떤 학생이었죠.
동명여중과 동명여고를 졸업했어요. 일상에 충실하고 공부할 땐 열심히 하는 지극히 평범한 여고생이었죠. 특히 극중 주리처럼 일상의 균형이 깨지는 것을 두려워하며 부모님 말에 거스르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때부터 배우에 대한 꿈을 품었나요.
아주 어렸을 때부터 TV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품고 있었어요. 하지만 쉽게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었죠. 그런데 고등학교 같은 반에 연기에 도전하는 친구가 있어서 저도 자극을 받았어요.
본격적으로 진로를 정한 시기는요.
고등학교 3학년 올라가면서 지원할 과를 정할 때 연극영화과에 진학하고 싶다고 부모님께 말씀드렸어요. 물론 굉장히 반대가 심하셨죠. 하지만 정말 하고 싶은 일이라고 명확히 제 의사를 밝히면서 설득했더니 결국 부모님께서 허락하셨어요.
입시를 준비하기에는 조금 시간이 촉박했겠어요.
진로 결정에 빠르고 늦음은 없다고 생각해요. 물론 입시 준비를 하기에는 조금 늦은 편이었죠. 9개월 안에 준비해야하는 상황이었으니까요. 그래도 남들보다 독하게 노력하면서 모든 노력을 쏟아 부은 끝에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요.
일단 꾸준히 성장하고 싶어요. 한 번에 모든 걸 보여준다는 생각은 욕심인 것 같아요. 조금씩 천천히 대중들에게 조금씩 스며들면서 믿음을 줄 수 있는 배우로 거듭나고 싶습니다.
믿음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다른 사람과의 경쟁보다는 제 자신과의 싸움을 극복해야 더욱 발전된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믿음을 드리고 최선을 다하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고 싶나요.
저는 아직 맡아본 역할보다는 안 해본 역할이 훨씬 많아요. 장르에 가리지 않고 다양한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그래도 장르를 굳이 선택하라하면 호러물(공포물)을 해보고 싶어요.
적성을 잘 모르거나 진로를 정하지 못한 청소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저도 청소년기에 고민했던 내용이라서 오히려 섣불리 조언을 건네기가 어렵네요. 너무 초조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좋아하는 일이 없거나 적성을 잘 모르더라도 괜찮아요, 성인이 돼서도 진로가 바뀌거나 적성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식견을 넓히면서 자신의 진로를 찾아간다면 조금 느리더라도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자신의 적성이 재능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에는 어쩌죠.
좋아하는 일이라면 잘할 수 있을 때까지 버티는 열정이 생긴다고 생각해요. 저도 제가 하고 싶은 일이기 때문에 열정이 식지 않고 파고들 수 있었어요. 물론 힘들었지만 다른 하기 싫은 일을 하는 것보다 지치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1618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무엇보다도 주변의 말에 휘둘리지 말고 스스로 내면의 소리를 들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시기입니다. 남들이 뭐라고 말할지언정 자기 자신의 소리를 듣고 찾는 과정을 가지세요. 그러다보면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찾거나 자신의 꿈을 더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다른 사람들의 조언도 중요하지만 자기 자신의 소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찾아가는 시간을 충분히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hyuk@hankyung.com
사진=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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