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없는 대학축제에 흥을 더하기 위한 대학들의 해법은?

입력 2019-06-20 18:50  


[캠퍼스 잡앤조이=남민영 기자 / 한지수 대학생 기자] 새내기를 비롯해 모든 대학 구성원이 가장 기대하는 행사 중 하나는 ‘대학 축제’다. 과제와 팀플에 지친 대학생들에게 해방감을 선사하면서 학생들이 유대감을 다질 수 있는 소통의 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축제에서 주류 판매를 금지하면서 여러 대학이 축제 운영에 상당한 진통을 겪었다. 2018년 5월, 교육부는 ‘대학생주류판매금지령’을 선포하여 주세법 위반을 예방하고 건전한 축제문화를 형성할 것을 권장했다. 이에 각 대학은 주점에서 술을 판매하는 행위를 할 수 없고, 만약 위반할 시 3년 이하의 징역 혹은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주점에 둘러앉아 술을 마시며 흥을 즐겼던 문화가 사라지자, 축제가 재미가 없다며 외면하는 학생들도 생기기 시작했다. 그런가 하면 술이 사라진 축제에 또 다른 문화를 만들어 색다른 축제를 구성하는 대학들도 생겼다. 술이 사라진 축제가 끝난 지금, 대학생들은 각자 어떤 방법으로 축제를 즐겼을까.



각 나라의 음식과 문화를 만나볼 수 있는 한국외대

한국외대는 학교 특색과 특성을 살려 세계 각국의 음식과 문화를 체험해볼 수 있는 부스들을 설치, 고유한 축제문화를 형성해가고 있다. 각국별 전통을 체험하거나 고유한 문화를 함께 체험해 볼 수도 있어 외대생뿐만 아니라 타 학교 학생들도 축제 참여율이 비교적 높은 편이다. 또한, 다양한 푸드트럭과 이벤트존, 재학생들의 공연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마련하여 술 없이도 성공적으로 축제를 개최할 수 있음을 보였다.



한국외대축제의 모습. (사진=외대 공식 블로그 HUFson )

개성 넘치는 학생들의 공연을 볼 수 있는 홍익대

홍익대학교는 재학생들의 끼와 매력을 발산할 수 있는 독특한 무대를 다채롭게 준비하여 재학생들은 물론 타 학교 학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춤, 노래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 공연을 선보인 홍대 학생들은 특히 예술분과 동아리 학생들의 무대로 축제 현장을 가득 메웠다. 홍대의 댄스동아리는 다양한 장르의 춤동작을 학생들에게 선보이며 커다란 호응을 끌어냈는데, 술 없이도 많은 학생에게 흥과 재미를 북돋아 축제의 열기를 더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공연을 감상한 학생들은 “역시 예술하면 홍대”, “흥과 끼, 열정을 당해낼 수 없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즐거워했다.

교내 술 판매 막았지만, 완전히 술 없는 축제는 아냐

많은 학생이 술 없는 대학 축제에 대해 “사고 예방 차원에서 적절한 조치”라는 입장을 보였다. 최예지(성균관대 국어국문학 3) 씨는 “음주로 인해 축제 때마다 작은 사고들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작은 다툼과 시비가 오가기도 했다”며 “지금은 오히려 재학생들만을 위한 공간이나 다양한 이벤트들이 활성화돼서 좋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음주 이후 큰 소리로 떠들거나 하는 등의 소음 발생이 크게 줄어 학교 기숙사에 근처에 거주하는 학생들의 피해도 대폭 줄었다. 

하지만 술 문화가 사라진 대학 축제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전하는 학생도 적지 않다. 송선욱(상명대 경영학 4)학생은 “주점이 사라지면서 수익 창출이 어려워진 것은 차치하더라도 급하게 다른 컨셉의 부스를 준비하느라 애를 많이 먹었다”고 말하며 술판매금지령시행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했다. 또한, 교내 술 판매가 금지되더라도 술을 근처 편의점과 마트 등에서 사오는 것은 허용되는 점을 지적했다. 이는 술 판매 금지로 인한 건전한 축제 문화 형성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인근 상권에게만 이득이 되는 법안이라는 것이다.

단순히 학교 내에서 술을 판매하는 것을 금지했을 뿐, 교내에서의 음주는 가능하다면 진정한 의미의 건전한 축제가 시행될 수 있는 것일까. 학생회는 특색 있는 프로그램 구상에 애를 먹고 있고, 재학생들은 법에 위배되지 않는 선에서 음주를 하고자 애를 쓰는 묘한 구도가 축제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다. 다음 축제에서는 조금 더 구체적인 시행령 혹은 관련 제도가 보완된다면 조금 더 현명하고 참신한 축제가 열릴 수 있지 않을까. 여전히 찬반 의견이 팽팽히 나뉘며 고전하고 있지만, 분명한 건 축제는 대학생들의 문화고 그들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moonblue@hankyung.com

[사진=한지수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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