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를 지키는 사람들] “창업동아리 시작한 뒤 군 생활이 180도 달라졌습니다” 73사단 창업동아리 '먹기먹기'팀

입력 2019-07-25 15:31   수정 2019-09-23 16:31


[나라를 지키는 사람들] 국방부 청년장병 SOS 프로젝트-73사단 창업동아리 '먹기먹기'팀









△73사단 창업동아리 '먹기먹기'팀인 (사진 왼쪽부터) 이종일 상병, 여인승 중위, 김경현 상병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캠퍼스 잡앤조이=강홍민 기자] 올 2월 창업동아리 ‘먹기먹기’팀을 결성해 메뉴&맛집 추천 앱을 개발 중인 73사단 소속 김경현(21) 상병, 이종일(22) 상병, 여인승(24) 중위를 만났다. 창업동아리를 하기 전과 180도 달라진 군 생활을 하고 있다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먹기먹기’ 팀 소개를 해 달라

경현 “팀명인 ‘먹기먹기’는 ‘먹는 것부터 기부까지, 먹고 나누면 배가 된다’는 뜻이다. 간부와 용사를 포함해 네 명으로 구성돼 있는 창업동아리로, 메뉴 추천&맛집 앱을 개발 중이다. 기존 맛집 앱은 맛있는 음식점을 추천해주는 서비스였다면 ‘먹기 먹기’는 사용자의 SNS를 분석해 뭘 먹을지를 추천해주고, 주변 음식점까지 연결시켜주는 앱 서비스다.”




종일 “SNS에 게시물을 작성할 때 해시태그(#)를 많이 활용 하지 않나. 해시태그만 봐도 그 사람의 취향을 알 수 있는데, 그 런 정보들을 분석해 메뉴를 추천해주는 시스템이다.”






이 앱 서비스를 개발하게 된 계기가 있나

종일 “외출을 나갔을 때 뭘 먹어야할지 결정하는 게 매번 고민이었다. 메뉴를 고를 때 적잖은 시간이 소비되는 걸 느끼고 누군가 메뉴를 골라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현 “직장인들 역시 점심시간만 되면 뭘 먹을지 고민하지 않나. 다른 앱에서는 맛집 리스트를 보여주고 그 안에서 사용자가 골라야 하는 식인데, 그럼 또 선택의 기로에 설 수밖에 없다. 찾아보니 오늘 뭘 먹어야할지 정해주는 앱은 아직 없어 개발하게 됐다.”

어떤 서비스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종일 “SNS를 분석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가 어떤 음식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를 분석해 추천한다. 그리고 사용자가 SNS에 게시물을 업로드 하는 시간을 기반으로 식사시간을 분석해 시간대별로 추천해주기도 한다. 사용자가 추천받고 싶은 시간대를 설정하면 그 시간에 메뉴를 추천해 줄 수도 있다.” 

경현 “앱 가입 시 사용자의 SNS를 등록하면 서비스 시작부터 SNS를 분석한 데이터를 접목할 수 있다. 그리고 앱에 등록 된 가게를 클릭 또는 방문하면 광고비의 일부를 기부하는 시스템을 적용했다. 평소 기부가 하고 싶은데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 사용자들이 이 앱을 통해 자연스레 기부까지 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서비스다.”

현재 앱 개발은 어디까지 진행 됐나

종일 “아직 개발 단계다.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계속 개발할 계획이다. 사용자가 이용하기 쉽게 알고리즘을 개발 중이다.”

경현 “디자인은 초안 작업이 진행됐고, 안드로이드 앱 개발도 50% 정도는 진행됐다.”

각자 팀에서 맡은 역할을 소개해 달라

경현 “팀장이자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다. 앱 개발도 함께 하는 중이다.”

종일 “안드로이드 앱 개발을 맡고 있고, 팀장을 도와 사업 구체화 단계를 같이 하는 중이다.”

인승 “용사들이 창업동아리 활동을 위한 일과 후 외출이 가능한데, 이때 개인시간을 할애해 외출을 나가 앱 개발을 한다. 먹기먹기팀의 원년멤버는 아니지만 간부로서 그리고 문과전공으로 시각을 달리해서 보려고 노력 중이다. IT 전공자들이 놓칠 수 있는 감성 그리고 사용자 입장을 대변해 비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군대에서 창업 준비를 하기가 쉽진 않을 것 같다. 평소 어떻게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나

경현 “일주일에 한번 동아리 정기회의를 하고, 부대 내에서도 볼 때마다 아이디어를 공유한다.”

종일 “얼마 전부터 부대 내 일과 후 휴대폰 활용이 가능해져 노트북으로 할 수 없는 일이나 아이디어 공유를 휴대폰으로 동아리 홈페이지에 공유하고 있다.”

군 입대 전에도 창업에 관심 있었나

종일 “전남 완주에 있는 게임과학고를 나왔다. 3년 내내 게임과 앱을 만들다 보니 자연스레 창업에 관심이 생겼다. 대학 전공이 경영학인데, 고등학교 때 배운 기술과 경영학을 접목해 졸업 후 창업을 해볼 생각이다.”

경현 “고3 겨울방학 때 친구들과 함께 결재 앱을 만들어 본 경험도 있다. 원래 창업에 관심이 많았는데, 군대에서 좋은 기회를 얻은 것 같다.”

창업동아리는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됐나

경현 “종일이랑 동기인데 얘기하다보니 둘 다 창업에 관심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올 2월경 부대에서 창업동아리를 만든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지원하게 됐다. 사단 내에서 가장 먼저 팀을 꾸린 팀이 먹기먹기다.(웃음)”

종일 “창업동아리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바로 지원 했다. 원래 창업에 관심이 있어서 지속적으로 창업을 준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창업동아리의 장점이 있다면

경현 “군대에서도 열정을 쏟을만한 일이 생겼다는 점이다. 힘들게 훈련을 받고나서 동아리활동을 하면 피로가 다 풀린다. 굉장히 만족한다.”

종일 “사회에서의 경험을 군대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군대가 사회와의 단절이 아니라 오히려 연결고리가 되는 느낌이다.”

인승 “창업동아리에 참여하는 용사들을 보면 활력이 생긴 것 같아 보기 좋다.”






군대에서 창업동아리를 운영하면서 힘든 점이나 애로사항도 있을 것 같다

인승 “군인이다 보니 평소 훈련준비나 계획된 부대 일정들이 있는데, 그 일정을 소화하고 동아리 활동까지 할 때면 바쁠때가 있다. 그래도 용사들이 즐겁게 하고 있어 뿌듯하다.”

종일 “힘들때도 있긴 하지만 군대에서 이런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자체가 감사할 따름이다. 개인적으로 훈련 끝나고 동아리 활동을 하는 것이 휴식시간이다.”

창업동아리를 하기 전과 후를 비교하자면 가장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경현 “동아리 하기 전과 지금은 180도 달라졌다. 동아리를 하기 전에는 휴식시간에 뭘 할지 몰랐다면 지금은 열정적으로 할 일이 생겼다.”

종일 “부대 안에서도 관심을 많이 가져 주고, 도움을 많이 주신다. 책임감이 생기면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창업동아리 ‘먹기먹기’를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경현 “아직 우리나라에 기부문화가 자리 잡히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이 앱을 통해 우리나라에 기부문화가 안착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종일 “동아리를 하기 전에는 몰랐는데, 하고 나서 굉장히 만족한다. 군대에 온 것이 후회가 되거나 손해라고 생각하는 용사가 있다면 반드시 창업동아리를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인승 “개인적으로 먹기먹기를 통해 창업을 경험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은 것 같다. 간부로서 용사들과 소통하며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앞으로 남은 시간동안 더 열심히 만들어서 성과를 내보이고 싶다.” 

khm@hankyung.com

[사진=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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