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이슈] 경기불황 장기화… ‘청년창업가’에 러브콜 보내는 공장들

입력 2019-11-29 15:53   수정 2019-12-09 13:36


[캠퍼스 잡앤조이=이도희 기자] “원래 공장에서 저희같은 청년 창업가들을 안 좋아했어요. 경험도 적은데다 무엇보다 발주물량이 적어서 생산성이 떨어지니까요. 그런데 요즘은 달라요. 경기가 너무 안 좋다보니 저희에게 오히려 고마워하시더라고요.”

인터뷰 도중, 한 청년 제조업 창업가에게서 우연히 흘러나온 이 말이 불현듯 뇌리에 꽂혔다. 그간 청년 창업가들을 인터뷰하면서 공장주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일이 특히 어렵다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들었다. 관련 지식이 적기에 공장의 전문가들과 개발이나 생산비용 등 의견을 조율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상황이 뒤바뀌었다. 경기불황이 장기화하면서, 공장들이 떨어진 가동률을 회복하기 위해 청년창업가에 손을 내밀고 있다. 







제조업 매출 2분기 연속 하락 속… 벤처 중 제조업 비율 66.69%

경기불황의 장기화로 국내 제조업계가 흔들리고 있다. 최근 산업연구원(KIET)이 발표한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 조사에 따르면 올 3분기 제조업 전 분야에 매출이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BSI란 국내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매 분기 현 분기 평가 및 다음 분기 전망치를 100점 만점으로 나타낸 점수를 말한다. 이에 따르면, 3분기 국내 제조업의 시황(78)과 매출(78) BSI가 전분기(시황 88, 매출 95)보다 크게 하락했다. 4분기 전망치는 시황(87) BSI가 전분기(90)보다 더 떨어지고, 매출(88) BSI도 전분기(96)에 이어 2분기 연속 하락했다.

공장 가동률도 시원치 않다. 지난 1년간, 전국을 기준으로는 소폭 늘었으나 서울과 부산 그리고 제조업이 주력 산업인 대구광역시의 총 공장등록 수가 2018년 하반기 8025개에서 2019년 상반기 7980개로 0.6%p 줄었다. 대구는 특히 올 9월, 제조업 생산설비 평균 가동률이 69.5%로 70%를 밑돌며 전월 대비 0.9%p 하락했다.




제조 벤처에 쏟아지는 정부의 ‘시제품 지원금’

반면, 벤처기업은 꾸준히 생겨나고 있다. 게다가 벤처 역시 제조업의 비중이 월등히 높다. 올 11월 기준, 기술보증기금이 운영하는 벤처통계시스템 ‘벤처인’에 따르면 전체 벤처 중 제조업의 비율이 66.69%로 가장 높았다. 4차산업혁명에 따라 정보처리 및 S/W분야도 17.76%를 차지하며 두 번째로 높았지만 제조업에 비하면 턱없이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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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수적인 증가 외에, 이들 제조 벤처기업의 시제품 제작에 쏟아지는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금도 공장의 판도를 바꾸는 데 한몫을 하고 있다. 

2011년 처음 운영을 시작한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청년창업사관학교는 매년 만 39세 이하의 청년창업가들에게 최대 1억 원의 기술개발비와 시제품 제작비를 지원하고 있다. 



지자체 중에서는 경기도가 올해 처음으로 만 39세 미만 도민을 대상으로 스타트업 시제품 제작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팩토리’ 사업을 실시했다. 예비창업자나 7년 미만 신생 스타트업 중 10곳에 1억2500만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서울시 역시 ‘T-STars’ 프로그램을 올해 처음 시작하고 하드웨어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에 나섰다. 시는 연간 20개 팀에 각 500만원의 시제품 제작비를 지원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창업포털 ‘K-스타트업’ 홈페이지에 시제품제작업체를 소개하고 있다. 업체가 신청서를 제출하면 홈페이지에 등록해주는 방식이다. 현재 486개 업체가 등록돼 있고, 일부는 시제품 제작업체 등록 자체를 홍보도구로 활용하기도 한다.

27일, 서울 문래동에서 만난 한 용접업체 공장주는 “청년창업가들이 많아지면서 홈페이지를 개설하는 공장들도 늘고 있다”며 “젊은 친구들은 공장을 주로 인터넷에서 찾기 때문에 여기에 맞춘 나름의 자구책”이라고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또 다른 공장 관계자는 “확실히 최근 몇 년 새 대량발주 건이 줄면서 여건이 안 좋아졌는데 그 틈을 청년창업가들이 메워주고 있다”며 “당장은 공장 매출이 크게 차이나진 않지만 앞으로 청년창업 시장이 성장해서 공장과 상생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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