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이도희 기자/장수민 대학생 기자] 다양한 원데이 클래스형 취미가 유행함과 동시에, 비교적 장기적인 프로젝트인 ‘책쓰기 프로젝트’도 인기를 끌고 있다.
책쓰기 프로젝트 업체 글 EGO(글이고)의 정원우 대표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인 15기까지 전 기수가 오픈 후 일주일 내에 모두 마감됐다. 특히 20대가 전체 수강생의 60~70%에 이른다. 이 프로젝트에 참가한 대학생 한 명을 만나 체험 후기를 들어봤다.
△ 책쓰기 수강생 현준호 씨.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계기를 말해 달라
서강대에서 아트앤테크놀로지를 공부하고 있는 현준호다. 학과 특성 상 글 쓸 일이 많다. 솔직하게 내면을 써야 하는 글도 많았는데, 과제에서는 피드백이 성적으로만 돌아온다. 교수님께서는 어떤 부분이 좋은지, 더 고쳐야 하는지 가르쳐 주시지 않으니 그 부분이 아쉬웠다. 그런데 이 프로젝트에서는 직접 작가님께 피드백을 주시니까 그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또 내 이야기를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자신을 찾아나가는 여정의 의미가 있고, 출판을 하게 된다면 그게 흔하게 할 수 있는 경험이 아니니까 참여하게 되었다. 8월 말부터 시작해서 10월 11일에 끝난 14기에 참여했고, 금요일 8시-9시반 타임이었다.
프로젝트 과정을 소개하자면
우선 온라인으로 신청한다. 한 타임에 10명의 사람들이 모여서 한 권의 책을 쓴다. 6주 동안 1주일에 1번, 1시간 반씩 만나는데, 사람들이랑 얘기하는 게 재미있어 시간이 조금 초과될 때도 있다. 다양한 주제를 다양한 장르로 표현한다. 첫 회차에서는 작가님이 출판시장과 문학적 글쓰기에 대해 설명했다. 그 후부터는 다양한 표현법을 배우고, 글에 대한 피드백도 받는다. 마지막 회차에는 같이 수강하는 사람들과 투표를 통해 책 제목도 정하고, 표지도 정하는 시간도 가진다.
책쓰기프로젝트에서 다루고자 했던 내용은 무엇인가
방학 동안 집에 있었다. 일주일 동안 집에서 했던 생각 위주였다. 한 번쯤은 살면서 내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는 건가, 소위 말하는 현타(현실자각타임으로, 자신이 처한 상황을 깨닫는 것)가 올 때가 있다. ‘내가 사니까 사는 거지’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들어서 내 생각을 정리하고 솔직하게 써 보고 싶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이런 감정이 드는구나, 하면서 일상의 한 장면을 포착해서 쓰고 싶었다.
책쓰기 프로젝트를 하면서 얻은 점, 좋은 점이 있다면
우선 최소 분량이라는 게 있다. A4 10장을 완성함으로써, 나도 글을 완성할 수 있구나 하는 자신감이 생긴다. 또,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쓰면서 내가 이런 인간이구나, 하는 것을 인식할 수 있다. 수업이 끝나고 책 쓰는 사람들끼리 뒤풀이를 갖는 시간도 있었다. 어떤 글을 쓰고, 공유하고,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있구나, 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멋있다고 생각한 적도 많았다. 에세이, 동화, 소설 등 다양한 장르의 글을 쓰는 사람들이 모이면서 특이한 표현도 배우게 되고, 표현의 폭도 넓어졌다. 전체적으로 보면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진 것 같다.
반대로 아쉬운 점이 있다면
6주라는 시간이 내가 써 놓은 글이 없다면 새로운 글을 쓰기엔 조금 짧은 것 같다. 퇴고를 자주 해도 문장이 투박했다. 대표님께도 말한 적 있는데, 6주는 조금 짧은 것 같고 8주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책을 낸다는 게 부담스럽거나 힘들지는 않았나
오히려 혼자 했으면 더 부담스러웠을 것 같다. 글을 써서 편집도 하고, 표지 디자인도 해서 출판사와 인쇄소 모든 과정을 개인이 하기엔 막막하고 어려울 것이다. 또, 열 장으로 출판을 할 수는 없지 않느냐. 그런 분량적 측면에서도 같이 하는 게 좋았고, 출판 과정은 업체에서 담당해주니 수월했다.
왜 20대들이 이런 책쓰기에 열광하는 것 같나
요즘 사람들은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있는 것 같다. 표현의 창구는 분명 많다. 예를 들면 SNS도 그 창구 중 하나이다. 하지만 SNS에는 행복한 일들만 나타낸다. 어디 가서 좋았고, 뭘 먹어서 좋았고. 하지만 사람들이 늘 좋을 수만은 없지 않느냐. 부정적인 생각을 보여 줄 수 있는 창구도 필요한데, ‘아, 감성충이다’ 하는 시선에서 벗어나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곳이 어디일까 생각해 보면 글이라는 방식이 있다. 그런데 글을 쓰는 것에서 가장 멀리 나가는 것이 출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많이들 하지 않을까 싶다.
추천하고 싶은 대상이 있다면
글은 특별한 사람이나 쓴다는 편견이 있는 사람이다. 머릿속에 떠다니는 막연한 생각들을 붙잡아서 단어로 바꾸는 게 글쓰기라고 생각한다. 내가 하고 싶은 얘기가 있고, 그걸 얘기함으로써 자기한테 유의미한 시간이 된다면 참여했으면 좋겠다.
tuxi0123@hankyung.com
< 저작권자(c) 캠퍼스 잡앤조이, 당사의 허락 없이 본 글과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