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학력 등 없는 블라인드 채용…지역인재 전체의 24%까지 선발
-코레일, 한전, 건보공단 1000명 이상 선발, 간호간병 분야 가장 많이 뽑아
△8일 오전 10시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20 공공기관 채용정보박람회’에서 공공기관 구직자들이 로비를 가득 메웠다. (사진=김기남 기자)
[캠퍼스 잡앤조이=이진호 기자] ‘2020 공공기관 채용정보박람회’가 8일 오전 10시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렸다. 구직자들이 행사장을 가득 메울 만큼 채용정보에 대한 열기는 뜨거웠다. KTX를 타고 대구에서 올라왔다는 황웅기(대구가톨릭대·27) 씨는 “금융 공기업 채용 정보를 얻기 위해 새벽 6시 기차를 타고 서울로 왔다”고 말했다.
올해 1500여명을 채용하는 한국전력공사 채용 상담 부스에는 100여명의 지원자가 몰려 줄이 길게 이어졌다. 전기공학을 전공한 이청훈(명지대·28) 씨는 “학력 등 스펙을 보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을 진행하는 공기업에 매력을 느껴 현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올해도 공공기관들의 대규모 채용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2020 공공기관 채용정보박람회’에서 공개된 공공기관의 채용 규모는 총 2만5653명이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박람회 개막식 인사말을 통해 “공공서비스 확충을 통한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전년 계획 대비 2000명 이상 늘어난 2만5600여 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공공기관 채용에서는 국민 눈높이에 맞게 반칙과 특권 없는 공정채용 문화를 확립함과 동시에 채용비리를 지속적으로 엄정 관리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공공기관의 블라인드 채용은 올해도 계속되며, 지역인재 채용은 지난해(21%)보다 3%P 늘어나 전체 채용인원의 24%를 선발한다.
코레일, 한전, 건보공단 1000명 이상 채용
올해도 공공기관은 대규모 채용을 진행한다. 1000명 이상 뽑는 기관은 코레일(1550명), 한전(1500명), 국민건강보험공단(1015명) 등 세 곳이다. 채용이 많은 분야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다.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은 760명,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473명을 뽑고, 경상대병원(900명), 부산대병원(944명), 전남대병원(778명), 충남대병원(953명) 등도 채용인원이 많다.
IBK기업은행(343명), 국민연금공단(404명), 대한적십자사(334명), 주택관리공단(255명), 코레일로지스(407명), 한국수자원공사(411명), 한국도로공사(282명), 한국국토정보공사(230명), 한국농어촌공사(205명), 한수원(231명), 한국전기안전공사(230명), 한국체육산업개발(379명), 한국토지주택공사(330명), 한국환경공단(225명) 등이 200명 이상 채용을 진행한다.
올해 지역인재 채용 비율은 전체 채용 인원의 24%다. 정부는 해마다 3%P씩 비율을 올려 2022년까지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전체 30%를 지역인재로 채용할 계획이다. 지역인재란 지원자의 최종학력(대학원 이상 제외) 기준 공공기관이 속한 지역에 있는 학교 졸업(예정)자를 말한다. 예를 들어 나주혁신도시에 있는 한전의 경우 올해 광주·전남 지역 대학 출신을 24% 비율로 선발한다.
4년째 맞이한 공공기관 블라인드 채용
2017년부터 시작된 공공기관 블라인드 채용은 올해 4년째를 맞이한다. 대부분 공공기관의 입사지원서에는 △사진 △출신지 △가족관계 △학력 △생년월일 등의 기재란이 없다. 지원자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를 받기 때문에 한국국토정보공사,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철도공사 등 상당수 공공기관은 별도의 서류전형 없이 적격자 전원에게 필기시험 응시 기회를 주고 있다. 불성실 기재자는 서류 단계에서 탈락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불성실 기재란 동어반복, 질문과 다른 답변, 공란 또는 너무 짧은 분량 작성, 표절 등을 말한다.
서류 단계에서 일부 공공기관은 어학 성적을 요구한다. 토익성적 기준으로 600~850점까지 기관마다 차이가 있어 지원자들은 사전에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800점, 한국공항공사 750점, 한국농어촌공사는 600점, 한전 700점, 한국투자공사 800점, KOTRA 850점 등이다.
코레일 전공시험 신설…필기시험 비중 커진 공공기관
공공기관의 서류전형 문턱이 낮아진 만큼 필기시험 비중은 커졌다. 대부분 공공기관은 직무수행능력(전공)과 직업기초능력 두 가지를 평가한다. 코레일은 올해부터 필기시험 과목에 전공시험을 추가했다. 코레일은 △NCS 공통영역(의사소통능력, 수리능력, 문제해결능력) △직무수행능력평가(경영학, 컴퓨터일반, 기계일반, 전기일반, 토목일반, 건축일반, 건축설비, 전기이론 택1) 시험을 치른다. 면접시험 점수에 20% 합산되던 인성역량시험은 적격, 부적격 판단으로만 활용된다.
신규수 코레일 인사운영처 부장은 “올해부터는 자격증 가점을 기술사 기준 5점에서 6점으로 올린다”며 “채용 과정에서 직무 능력을 우선 평가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한전은 지난해 필기시험을 강화했다. 2019년 하반기 채용부터 기술분야 직무능력 검증 강화를 위해 전공 문항(15문항)을 추가했다. 전공 문항은 채용 분야 관련 자격증의 기사 필기 수준으로 출제된다.
건보공단은 올해부터 필기전형에서 법령 과목을 추가한다. 김수진 건보공단 인사혁신부 대리는 “기존의 직업기초능력평가(의사소통능력, 수리능력, 문제해결능력) 외에 국민건강보험법과 노인장기요양보험법 문제가 추가로 출제된다”고 말했다.
면접도 블라인드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원자들의 복장에 따른 편견을 없애기 위해 유니폼을 지급하는가 하면 필기시험과 다른 수험번호를 교부해 투명성을 강화했다. 면접위원도 외부 전문가를 절반으로 채워 공정성을 높였다. 면접은 철저히 NCS 기반의 상황·경험 중심 평가다. 주어진 상황에서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고 대처하는지 살핀다. 경험 면접은 직무 관련 질문을 통해 입사 후 어떻게 행동할지를 보는 면접유형이다.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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