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김지민 기자]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회 전반에 비대면 및 온라인화에 속도가 붙고 있다. 교육은 물론, 일자리 행사, 각 분야별 모집 신청 등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하던 것들을 모두 온라인으로만 할 수 있게 됐다. 심지어 공공 책 대여 및 열람도 전자도서관을 통해서 할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우리 생활은 온라인 방식이 오프라인을 잠식할 정도였지만, 앞으로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기관과 기업에서 시공간적 절약과 비용절감 등 효율적인 측면을 더 많이 체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IT기기와 친하지 않거나 이제 막 손으로 익힌 중장년층에게 온라인 방식은 여전히 어렵다. 오프라인이 더 빠르게 일을 처리할 수 있고 마음도 편하다고 느낀다. 이들이 받아들이는 온라인 속 삶은 어떨까.
은행 업무 많은 중장년층,
“인터넷뱅킹은 대체적으로 쉬운 편…작은 글자의 항목은 보기 힘들어”
인터넷 뱅킹을 이용하는 심모(59) 씨는 KB은행, 하나은행 홈페이지를 주로 이용한다. 얼마 전 주거래 은행 중 하나인 KB국민은행의 공인인증서를 재발급 받기 위해 해당 은행 홈페이지를 이용했다. 심 씨는 원래 오프라인으로 은행 이용을 주로 했지만, 바쁜 시간에 이용해야 할 경우를 대비해 지난해 인터넷 사용법을 딸에게 배웠다고 말했다. 심 씨는 “KB국민은행 홈페이지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로그인, 공인인증센터, 전체계좌조회 등 버튼은 메인화면에서 바로 찾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은행홈페이지도 이용해봤지만, 대체적으로 전 연령층이 이용하기 쉽도록 구성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만, 카테고리 내 세부기능에 대해서 심 씨는 “어떤 홈페이지든지 가끔 한 카테고리 안에 작은 글자로 많은 항목이 구성돼있으면 눈이 어지럽다”며 “스크롤바를 많이 내려야 하는 경우는 더욱 적응하기 어렵다. 20~30대인 딸들처럼 빠르게 볼 수 없고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이용률 더 높아진 인터넷 쇼핑,
중장년층 “전단지가 더 편해…인터넷 이용에 시간 많이 걸려”
전업주부 이모(57)씨는 최근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SSG닷컴, 현대몰, 롯데홈쇼핑, 11번가 등 인터넷 쇼핑을 즐기게 됐다. 그날그날 크게 할인하는 품목이 다르기 때문에 한곳이 아닌 여러 곳을 동시에 들여다본다고 전했다. 이 씨는 “몇 년 전만해도 쇼핑몰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상품사진이 온통 번쩍번쩍 움직여 정신없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많이 단순해진 것 같다”며 “요즘 자주 이용하는 SSG닷컴이나 현대몰 등은 카테고리가 잘 나눠져 있긴 하지만, 전단지를 보던 습관이 있어서 아직 인터넷쇼핑 이용에 익숙하지 않다. 적응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어 “품목이 많아서 그렇겠지만, 신상품과 할인상품을 전단지를 보듯 한눈에 볼 수 있게 해놓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SSG닷컴의 경우 홈페이지 상단에 신세계몰, 신세계백화점, 새벽배송 등 카테고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나눠져 있다. 예를 들어 트레이더스를 클릭하면 타임세일 상품, 신상품 등 항목을 구분해 추천 상품을 보여준다.
이 씨는 “종이서류를, 상품을, 제품 등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대면 거래하는 것이 아직 더 마음 편하다”며 “온라인이 생활화된 이 시대에 발맞춰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적응하기 어렵다”고 불편함을 호소했다.
웹 접근성 1위 산업분야는 ‘금융·보험업’,
75점 이하 사이트 67%…“웹 접근성 수준 매우 낮아”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있었다. 이달 1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가 ‘2019년도 웹 접근성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웹 접근성이란 장애인, 노인 등 신체적 제약이 있는 사용자도 웹사이트에서 제공되는 다양한 콘텐츠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을 말한다.
과기부는 이용 빈도가 높은 9개 표준산업 분야의 웹사이트 1000개를 선정해 조사했다. 8개 표준산업 분야에는 △금융·보헙업 △숙박·음식점업 △부동산업 △교육서비스업 △도·소매업 △정보통신업 △예술·스포츠 및 여가관련 서비스업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이 포함된다.
△8개 주요 산업분야 웹 접근성에 대한 2019년도 조사결과 그래프. (사진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실태조사 결과 8개 산업분야 중 1000개 웹사이트의 평균 점수는 53.7점으로 지난해보다 1점 상승한 수준이었다. 특히 75점 이하(미흡) 사이트의 비율이 66.6%으로 웹 접근성 수준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분야별로는 ‘금융·보험업’ 분야의 웹 접근성 수준이 평균 60.7점으로 가장 높았고,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분야가 35.6점으로 가장 낮았다. 조사항목별로 살펴보면, 배너(banner) 등과 같이 빠르게 변경되는 콘텐츠의 움직임을 사용자가 원할 때 멈출 수 있도록 하는 ‘정지 기능 제공’ 항목의 준수율(33.6%)이 가장 저조했다. 또 ‘메뉴 등과 같은 웹페이지의 반복적인 영역을 건너뛸 수 있도록 하는 기능 제공’, ‘이미지(image) 등의 용도를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대체 글(text) 제공’ 등 항목의 준수율도 50% 미만으로 나타났다.
△웹 접근성 우수사이트(95점 이상) 1~10위 명단. (자료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관은 “인공지능ㆍ빅데이터 도입 등으로 인한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정보 취약계층이 배제되거나 소외되지 않도록 사회적 관심과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보통신 기기 및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min5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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