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김지민 기자/전동현 대학생 기자] 대학생들에게 ‘스승=교수’라는 인식이 강한데,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학생들과 학과를 위해 고생하는 분들이 있다. 어쩌면 교수보다 더 가까운 곳에서 더 세심히 학생들을 보살피고 있는 ‘조교’ 선생님을 만나 하루 일과를 살펴봤다.
강원대 간호학과 실습 조교
“실습도 실전처럼 신중히! 간호사 근무시절 실전 팁,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요”
간호학과 실습 조교는 간호학과 필수 과정인 실습수업에서 학생들과 교수들을 돕고 있다. 실습에 필요한 모형과 물품을 관리하며, 실습에 필요한 실습 지침서를 제작하는 일을 한다. 교외 실습을 위해 병원 측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실습 일정을 조정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간호학과 실습 물품.
강원대 간호학과 실습 조교로 근무 중인 김유리(가명) 씨는 강원대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강원대 병원에서 5년간 간호사로 근무 후 올해 2월 간호학과 실습 조교로 부임했다.
실습 조교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임상(병원)과 가까이 있고, 비슷한 부분이 많아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학교에서 배우는 것과 병원에서 실제 적용되는 것은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한 팁을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싶었어요. 왜냐면 병원에 있을 때 실습 학생들을 많이 봤는데, 이 정도는 알고 온다면 신규 간호사 기간을 잘 적응할 수 있을 거 같았거든요.”
△(왼쪽)교내 실습실. (오른쪽)조교가 만든 실습 지침서.
실습 조교는 어떤 일을 하나요
“실습은 교내실습과 교외실습으로 나뉘어요. 교내 실습은 교외실습(병원 실습)을 나가기 전 교내에서 학생들이 조를 이뤄 진행하는 실습이에요. 실습에 필요한 모형과 물품을 준비하고 정리해요. 또 자율 실습실 사용 시간에 학생들이 어려워하거나 부족한 부분들을 지도하고 있어요. 교외 실습 때는 학생들이 병원으로 실습을 나가서 학생들의 열을 체크하는 등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감염 교육을 해요. 특히 이번에는 코로나 19 사태로 더욱 철저히 하고 있어요. 그 외에는 실습지침서를 제작하고, 병원 측과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실습 스케줄을 조정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조교로 일하면서 가장 힘든 부분은 무엇인가요
“학생들이 병원으로 임상 실습 나갈 때가 제일 힘든 것 같아요. 학생들이 실습을 나가기 전 병원 측에 실습 의뢰를 사전에 해야 하고, 부서가 정해지면 학생들 실습 스케줄을 작성은 물론, 어떤 학생이 어느 파트를 실습을 나가는지, 교과에 맞는 실습 시간은 다 채웠는지 확인하면서 작성을 해야 하거든요. 스케줄 작성이 완료되면 병원 측으로도 다시 서류작성도 보내야 하는 것들도 많아서 그때가 제일 바쁘고 힘들어요.”
반대로 가장 보람되는 부분은요
간호학생들이 실습교과 또는 임상실습에 대해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 기분도 좋고, 일하면서 제일 보람차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학생들이 실습부분에서 정확하게 알고 있다는 건 추후 임상에서 좋은 간호사가 될 자질을 충분히 가졌다고도 생각해요.“
학생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은데, 학생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지금은 간호학과 학생이지만, 곧 간호사라는 마음으로 학교 수업에 참여해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최대한 실습에 관한 피드백 많이 해줄 테니까, 질문 좀 많이 해줬으면 좋겠고 궁금한 거 있으면 언제든지 과 사무실로 찾아와주길 바라요.”
앞으로 학생들에게 어떤 조교가 되고 싶나요
“단순히 가르쳐주고 필요한 사람이 아닌, 배움의 즐거움을 전달해서 추후 학생들이 간호사가 되었을 때 깨달음을 주었던 사람으로 남고 싶어요.”
강원대 신문방송학과 조교
“카메라 잘 작동하지?…촬영 장비 관리하며 학생들과 기술 공유해요”
신문방송학과 조교는 학과와 관련한 전반적인 행정 업무를 맡고 있으며, 촬영 장비를 검수하고 스튜디오를 관리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촬영 장비를 검수하는 모습.
용혜란 신문방송학과 조교는 2010년부터 조교 생활을 시작했다. 2017년 9월 신문방송학과로 옮겨 근무하고 있다.
신문방송학과 조교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학부 때부터 신방과 교수님을 보며 존경심을 가져왔어요. 도와드리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기회가 돼서 옮기게 됐어요. 그리고 사진과 글쓰기에도 관심이 많았어요. 과거 꿈이 작가였거든요.”
조교로 일하면서 가장 힘든 것은 무엇인가요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생길 때가 있어요. 학생마다 요구하는 게 다르다 보니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그때마다 고민이 됩니다. 마음 같아선 다 들어주고 싶은데 현실적으론 그게 어려우니까요. 장학금에 한 학생만 추천해야 할 때도 고민이 많이 돼서 심적으로 굉장히 힘들어요.”
조교로 일하면서 보람되는 부분은요
“대학원 시절 지도 교수님께서 제안하셔서 하게 됐어요. 첫 직장이었죠. 이후 쭉 조교로 근무하면서 학생과 교수 사이의 조력자 역할에 매력을 느끼게 됐어요. 특히 학생들에게 장학금이나 취업에 관한 정보를 주면서 신경 써줄 때, 그 학생들이 좋은 결과를 가져와서 정말 뿌듯해요. 또 제가 사진에 관심이 많은데 촬영이나 보정 등 기술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학생들 덕에 채우고 있어요.”
조교 생활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신방과로 옮긴 지 6개월쯤 됐을 거예요. 해외로 교환 학생을 간 친구가 있었는데, 그 학생이 우리 학교 등록금을 납부하지 않아 제적 대상이 되었다는 공문을 받게 됐어요. (교환학생은 두 학교 모두 등록금을 납부해야 함) 하지만 그 학생은 전혀 모르고 있었어요. 이대로 있다간 정말 제적 처리당할 위기였는데, 며칠간 관련 부서에 간절히 부탁해서 겨우 제적처리를 면했어요. 그 학생은 다행히 학교로 무사히 돌아왔고 열심히 공부하다 졸업을 했어요.”
△조교에게 서류를 제출하는 학생의 모습.
학생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요
“저를 최대한 많이 이용했으면 좋겠어요. 취업이든 어떠한 고민이든 편안하게 찾아와서 좋은 정보 가져가세요. 이곳저곳 연락해 도움 될 만한 것들 모두 챙겨줄게요. 우리 과 사무실은 문은 항상 열려있으니 부담 없이 찾아오세요. 다만 최소한의 예의만 갖춰주세요.(웃음)”
min503@hankyung.com
< 저작권자(c) 캠퍼스 잡앤조이, 당사의 허락 없이 본 글과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