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이슈] '금호타이어 면접 앞두고 채용 취소 통보, 대한항공 신입사원 입사 무기한 연기'… 코로나19에 우는 취준생들

입력 2020-06-17 17:22   수정 2020-06-18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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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잡앤조이=김예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최종합격 후 입사가 계속 미뤄지거나 채용이 취소되는 일도 많아지면서 취업준비생들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올 1월부터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하던 금호타이어는 지난달 13일 면접 전형을 기다리고 있던 연구직 지원자들에게 채용을 취소한다고 통보했다. 지원자들은 2월 서류와 인·적성 시험을 통과한 후, 두 달 넘게 면접을 기다리다 채용 취소를 통보 받았다. 금호타이어 측은 추후 동일한 건으로 채용이 진행되면 해당 지원자들이 바로 면접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알렸다. 금호타이어에 지원했던 한 지원자는 “면접 전형이 두 달 가까이 연기되다가 끝내 채용 취소를 통보 받았다”면서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것 같아 좌절감만 더욱 커졌다”고 토로했다. 

합격하고도 여전히 입사를 대기 중인 경우도 있다. 지난해 말 합격한 대한항공의 올해 정규직 신입사원 100명은 당초 지난 2월 입사할 계획이었지만, 입사 일정이 무기한 연기 됐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기존 직원들도 재택 근무를 하는 상황에서 올해 입사 예정이었던 신입사원의 입사일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며 “채용이 취소된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현재로써는 가늠하기 어려워 상반기 입사자들의 입사 뿐만 아니라 하반기 채용도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채용 중단이나 입사 연기뿐만 아니라, 최종 합격 후 ‘입사 취소’를 통보받는 사례도 적잖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 취업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입사 취소나 채용 연기에 대한 글들이 계속 해서 올라오고 있다. “합격 후 직장 근처에 집까지 얻었는데 코로나로 업무가 줄었다면서 채용이 취소 됐다”, “5월 말 면접을 보고 지난주에 입사하기로 했는데, 출근 이틀 전 입사가 취소 됐다는 메일과 문자를 받았다”, “입사일이 수차례 미뤄지면서 희망고문을 당하고 있다”는 내용 등이다. 

해외 취업을 준비하는 취준생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등 주요 해외 일자리도 코로나19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이미 합격한 지원자들이 입사 지연이나 취소 통보를 받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올 상반기 코로나19로 취업이 연기된 해외취업자는 672명(5월 27일 기준)에 달한다. 정부 지원 등으로 화상면접 등 해외 취업 채용 일정이 진행되고 있지만, 코로나19 장기화 우려로 하반기에도 해외취업 전망은 어두워 취준생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채용 과정 중에 입사 취소나 채용 연기를 통보 받은 구직자가 10명 가운데 4명꼴이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사람인이 구직자 2052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로 채용 취소 또는 입사 연기를 통보받은 경험’을 조사한 결과, 40.7%가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용 연기’를 통보받은 구직자가 58.7%로 가장 많았고, ‘채용 취소, 연기 둘 다’(22.4%), ‘채용 취소’(18.9%) 순이었다.

하지만 회사 측의 일방적인 채용 취소 통보에도 대부분의 취준생들은 별다른 대응을 할 수 없는 실정이다. 노동청 등에 신고하거나 노무사 등과 상담을 하는 적극적인 대응을 하는 취준생들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윤병상 노무법인 위너스 대표 공인노무사는 “입사일이 확정된 상황에서 갑자기 입사가 취소됐다는 통보를 받은 경우, 채용 내정의 취소는 근로 계약의 해지에 해당하므로 해고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통해 권리 구제를 받을 수 있다”며 “채용내정이 된 사실이나 채용이 취소된 사실 등 채용 취소와 관련한 내용이 문자나 이메일 등 객관적인 자료로 남아있으면 구제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조언했다.

ye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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