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잡앤조이=강홍민 기자/이소현 대학생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중고거래 피해자가 늘고 있다. 중고거래 유형에는 대면 거래와 비대면 거래가 있다. 사기 피해는 비대면 거래에서 주로 발생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직거래 대신 택배를 이용한 ‘비대면’ 거래가 급증하면서 중고 거래 사기에도 비상이 걸렸다.
흔히 중고 거래 사기라하면, 없는 물건을 있다고 말하며 돈을 입금 받고 잠적하는 것을 말한다. 개인 간 거래 플랫폼 헬로마켓에 따르면, 코로나19 위기경보 ‘경계(1월27일~2월23일)’기간 동안 거래량은 ‘주의(1월20일~1월26일)’기간 대비 24%p 증가했고, ‘심각(2월24일~3월11일)’ 단계 기간에는 ‘경계’ 기간 대비 26%p 늘었다. 이는 기존 중고거래 사기의 대표적 유형인 ‘택배 거래 유도 유형’과 관련이 있다. 판매자임을 자처한 사람이 주로 접근성이 낮은 지역에 거주하기 때문에 직거래가 불가능하다고 밝히기 때문이다.
대면 거래가 가장 확실한 사기방지법, 불가피한 경우엔 중복 확인해야
중고거래에선 대면거래가 가장 안전한 방법이지만 불가피한 경우 사기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사기피해 정보 공유사이트 더치트에 상대방의 전화번호 및 계좌번호를 조회하는 방법이다.
피해 사례가 확인된다면 그 즉시 거래를 멈추어야 한다. 사이버 경찰청을 통해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상대방 전화번호 및 계좌번호를 조회하면 최근 3개월 동안 3회 이상 경찰에 신고 접수된 번호들과 비교, 인터넷 사기피해 신고여부가 확인 가능하다.
더치트는 피해자가 직접 피해 사례를 등록하는 플랫폼이고, 사이버 경찰청은 사건 중심이기 때문에 중복 확인을 통해 사기를 방지할 수 있다.
이미 사기를 당했다면 반드시 신고할 것
중복 확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비대면 중고거래의 사기 피해자가 된 사례도 있다. 대학생 이 모(22) 씨는 지난 6월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를 통해 물품을 김인미(가명)라는 판매자로부터 구입키로 했다.
2020.06.22. 계약 의사 확인 및 입금
판매자는 배송을 차일피일 미루다 결국 물건을 보내지 않았다. 이 모(22) 씨는 즉시 신고하지 않는 데에 대해 “시험 기간이었고 또 당장 종강 이후 자격증 시험까지 준비할 게 많아서 한창 바쁜 시기였다”며 “배송이 미뤄질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다는 문자가 와도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겼다. 그러다 정신을 차려보니 2주가 훌쩍 넘어간 상황이었다”라고 말했다.
2주 후 다시 조회해보니, 그 사이 피해 사례가 5건이 등록돼 있었다. 즉시 상대방에게 돈을 입금하라는 내용의 문자를 발송했지만 답변은 다음과 같았다.
더치트 사이트는 동일인으로부터 피해를 당한 이들이 소통할 수 있도록 연락하기 및 쪽지 보내기 서비스를 제공한다. 연락하기의 경우, 안심번호를 통해 전화통화를 할 수 있다. 이 모 씨는 다섯 명의 피해자들에게 쪽지를 통해 연락했고, 그 중 네 명과 사건 개요 및 상대방에 대해 파악한 정보, 신고 진행 상황 등을 공유할 수 있었다.
2020.07.09. 경찰서 방문 신고
이 씨는 경찰서 방문 전, 이체내역서 발급을 위해 은행을 방문하고 문자 내역을 일일이 캡처해 파워포인트 파일로 정리, 인쇄했다. 서류를 지참해야 진정서 작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경찰서는 거주지와 관계없이 가까운 경찰서를 방문하면 되고, 진정서를 작성하는 과정은 20분 정도 소요된다. 이 씨는 “경찰서에 가서 진정서를 작성하고 증거를 모으는 것이 쉽진 않았다”고 말했다.
2020.07.10. 사건 접수
2020년 7월 23일 기준, 거래에 사용된 상대방 계좌 개설 지역에서 수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2020.07.23. 사건 인계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온라인 중고사기에 관한 개별 규정이 없어 처벌과 피해 보상은 민·형사상 절차대로 진행된다. 처벌은 피해금액을 돌려받는 것과는 무관하기 때문에, 처벌 이후 별도의 민사 소송을 통해 피해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
중고 거래 사기 대처법, 개인적 차원에 머무르지 않아야···사회적 차원에서의 논의 필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중고거래 사기 처벌 수위 강화, 중고 거래 실명제 실시, 중고물품 거래 사기 전담반 구성, 중고거래 플랫폼 폐쇄 요청까지 관련 청원이 빗발치고 있다. 특히 인터넷 사기와 관련,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과 전자상거래 소비자 보호법 개정 청원에 2,000여 명 가까이 동의하기도 했다. 중고거래 피해 관련 자문을 맡았던 최 모 변호사는 “중고거래 사기의 경우 피해 규모를 고려할 때, 개인의 차원이 아닌, 법적·제도적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관련법과 제도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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