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잡앤조이=이도희 기자/한수연 대학생기자] 새내기들이 생각하는 대학 생활의 상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가 야구점퍼(과잠)일 것이다. 과잠은 학과마다 개성 있는 색상, 디자인 등으로 소속감을 고취시킬 수 있는 아이템이자 ‘굿즈(goods, 특정 브랜드에서 출시하는 기획 상품)’로도 이용하고 있어 교내 학생들뿐만 아니라 수험생 등 외부인도 구매할 수 있도록 기념품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주로 교내 매장에서는 학교 이름을 새긴 야구점퍼를 판매하면서, 재학생들 역시 다양한 선택지를 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대학 생활의 로망을 실현시켜 주는 과잠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서 학생들에게 최종적으로 배부되는 것일까.
학과 학생회로 활동했던 홍세연 씨(가명, 건국대 경영학과 3)는 “학교나 학과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학생회가 디자인부터 색상, 제작업체 등 전반적인 사항을 직접 결정한다”고 말했다.
홍씨는 “학과마다 디자인과 색상을 후배들이 이어서 계속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매년 새로 정할 때도 있다. 디자인과 색상이 정해지면 제작 업체를 선정한다. 이후 업체에서 샘플이 오면, 개강총회처럼 학과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에서 시착을 하고, 수요조사를 실시한다. 수요조사 때는 소매에 넣을 이니셜, 사이즈까지 꼼꼼하게 조사한다”며 “이 과정이 끝나면 제작업체에 명단을 넘긴다. 제작은 보통 1-2달 정도 걸렸다. 수령 후에는 학생회 부원들이 과방에 방문한 학생들에게 점퍼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제작 공장은 보통 한 곳과 꾸준히 거래한다. 하지만 제품 품질이나 서비스, 할인율이 달라지면 업체도 변경 가능하다. 과잠 제작철이 되면 업체에서 먼저 디자인 샘플과 원단을 보내주기도 하고 다른 가을용 롱패딩을 사면 과잠을 할인해주는 경우도 있다.
△ 학과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일명 ‘과잠’. 사진=한수연 대학생 기자
과잠 제작 과정은 꽤 오랜 시간 학생회 부원들이 맡고 있는 과업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의 과잠은 홍씨의 경우처럼 일반 구매 업체에서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제일 보편적인 방식이지만 제작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주로 소통했던 구매 업체가 아닌, 공장에 학생들이 직접 문의해야 한다는 것이 홍씨가 뽑은 가장 큰 단점이었다.
꽤 복잡한 과정을 거쳐 제작되는 과잠은 왜 특히 인기가 많을까. 홍씨는 학생회로서 다양한 학생들을 만나보고, 직접 제작 과정에 참여해본 결과 그 이유로 ‘제한된 소속감’을 뽑았다. 아울러 “과잠은 주로 새내기들이 구매를 하는데, 대학 입학 후의 기대와 설렘이 과잠을 통해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우리 학과’라는 제한된 소속감은 더 선별된 인원 간의 연대를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듯 보통은 과 내에서 진행하는 과잠을 구매하지만, 학교를 대표하는 ‘학교 점퍼’를 구매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한양대에서 시작된 협동조합 ‘하이쿱’에서는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주기적으로 학교 점퍼(이하 학잠)를 공동 구매하고 있다. 한양대의 교화인 개나리를 활용한 개나리 학잠이나, 상징 동물인 사자 마크를 활용한 롱패딩이 수요가 가장 많다. 하이쿱의 경우는 한양대에서 시작된 협동조합이지만, 사업 영역이 확장되면서 페이스북 페이지나 홈페이지에서 타 대학의 단체복도 공동구매를 진행하고 있다.
△ 하이쿱 페이스북 페이지 내에서 공동구매 중인 학잠. 사진=하이쿱 페이스북 페이지
또한, 최근에는 대학 단체복 디자인 및 종류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 특히 항공 점퍼, 플리스 자켓 혹은 바람막이 등 다양한 종류로 출시되면서, 디자인 및 색상보다 더욱 개성을 드러내기 쉽다.
△ 한양대 바람막이. 사진=한수연 대학생 기자
현재까지 코로나19로 학교에 직접 가지는 못하지만, 이러한 단체복을 맞추는 것은 개성 표출과 동시에 학교에 대한 소속감을 가지도록 돕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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