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잡앤조이=이도희 기자/이원지 대학생 기자] 물류 기술이 발전하면서 빠른 택배 서비스는 우리 생활에 빠질 수 없는 존재가 됐다. 특히 올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언택트(Untact)’ 문화가 일상이 되면서 온라인 쇼핑 이용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편리함의 대가로 환경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각종 택배 포장으로 인한 생활 쓰레기가 급격하게 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생활 폐기물은 4890톤에서 5349톤으로 늘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2% 증가했다. 특히 종이류는 687톤에서 889톤으로 증가해 총 23.9%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택배 물량 증가로 인해 종이 박스가 많이 사용된 것이 원인으로 파악됐다.
택배 물량이 늘어나기도 했지만 과대 포장도 심각한 문제다. 오래 전부터 이커머스 업계의 과대포장 문제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제품 포장 과정에서 파손 방지를 위해 지나치게 많은 포장재를 낭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OECD 공식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포장폐기물 발생량은 미국 다음으로 타 국가들보다 월등히 많은 편이다. 이에 대한 감량화가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친환경 시대, 유통업계에서는 플라스틱 팩 대신 종이팩으로 스티로폼 상자를 종이 상자로 대체하는 노력을 행하고 있다. 쿠팡은 신선식품 새벽 배송 서비스에 포장재 대신 보냉백을 이용한 ‘로켓프레시 에코’ 서비스 운영을 시작했다. 일반 상품도 85%의 상품을 ‘박스리스’형태로 종이 골판지 상자 없이 포장하면서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대안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과대 포장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 쿠팡에서 주문한 제품들, 제품 크기에 비해 박스 크기가 매우 크다.
위 사진은 기자가 같은 날 쿠팡에서 주문한 제품들이다. 4개의 제품을 동시에 주문했지만 개별적으로 포장된 4개의 종이 박스를 받았다. 박스의 크기는 제품에 비해 매우 컸다.
쿠팡 알바 경험이 있는 박우현(25) 씨는 “택배 물량이 상상 이상으로 많다. 내 앞에 작은 크기의 박스가 없으면 큰 박스로 그냥 포장해버린다. 크기에 맞는 박스를 가지러갈 틈이 없다”고 말하며 포장 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내년부터 환경 보호를 위한 ‘재포장 금지법’이 발표됨에 따라 국내 유통기업들은 불필요한 포장을 줄여야 한다. 각 기업은 환경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내년까지 포장 방법을 변경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일회용품 배출에 큰 책임을 지고 있는 이커머스가 규제 대상에서 빠졌다. 관련 법규가 없다는 이유다. 해당 규제의 실질적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기업의 노력 뿐 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노력도 필요하다. 가정에서 재활용 쓰레기를 배출할 때 이물질을 제거하는 등 올바른 분리수거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한다. 환경을 위한 모두의 동참이 필요한 시점이다.
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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