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도서제작'과 ‘녹음도서제작’ 봉사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맞춤 도서를 제작할 수 있는 재능 기부 봉사활동이 있다. (사진=김소민 대학생 기자)
[한경잡앤조이=이진호 기자/김소민 대학생 기자]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맞춤 도서를 제작할 수 있는 재능 기부 봉사활동이 있다. ‘대체도서제작'과 ‘녹음도서제작’ 봉사가 그것이다. 이들 활동은 자원봉사자들의 정성과 노력만 있다면 시각장애인들과 더 넓은 세상을 공유할 수 있는 봉사활동이다.
시각의 전부 혹은 일부 기능이 정상이 아니어서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시각장애인이라고 한다. 흔히 시각장애인이라 하면 시력이 전혀 없는 ‘전맹’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시각장애인 중 전맹의 비율은 20%도 채 안 된다. 나머지 80%는 저시력자다. 저시력은 ‘정상시’, ‘유리체 혼탁’, ‘비특이성 시야장애’, ‘주변부 시야장애’로 분류할 수 있다. 저시력자들은 물건이 겹쳐 보이거나 흐릿해 보이기도 하며 시각의 범위가 좁아지기도 한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대다수 시각장애인 시설들은 비대면 봉사 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 기획홍보팀의 국현호 씨는 “코로나로 복지관에 모여서 하는 자원봉사는 전부 최소화했다”라며 “대체도서제작, 녹음도서제작 등의 비대면 자원 봉사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라고 말했다.
도서입력봉사, “재택 봉사 좋지만, 쉽지 않아요”
경희대에 재학 중인 박수현(22) 씨와 이화여대에 재학 중인 유지수(22) 씨는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전자도서입력’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전자도서입력 봉사는 복지관 측에서 지정해 준 도서를 일정 형식에 따라 한글 파일에 입력하여 제출하는 봉사활동이다.
복지관에서는 이 파일을 활용해 시각장애인들이 읽을 수 있는 형태로 대체 도서를 제작한다. 박수현 씨는 “치의대생으로 2년 동안 봉사시간으로 160시간을 채워야 한다”며 “전자도서입력 봉사의 장점으로 재택 봉사가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반면 유지수 씨는 전자도서입력 봉사가 가져다주는 피로감도 크다고 말했다. 유지수 씨는 “처음엔 쉬워 보여서 시작했는데 내가 원하는 책을 고를 수 없고 타이핑 작업이 생각보다 엄청 피곤하다”며 “몇 시간 동안 앉아서 타이핑을 하는 것이 절대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에 복지관 측에서는 자원봉사자를 대상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임해 달라고 신신당부한다. 복지관 관계자는 “일반전자도서 입력봉사가 편하다고 생각해서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다. 힘들어서 중간에 그만두는 사람이 많다”라고 덧붙였다.
시각장애인에게 세상을 들려주기, “성우가 아니어도 돼요”
김 모(22) 씨는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녹음도서제작봉사’를 하고 있다. ‘녹음도서제작봉사’는 복지관 스튜디오에 직접 가서 녹음 프로그램에 일정한 형식에 따라 도서를 낭독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8회의 연습 낭독 과정을 거친 이후, 정식으로 녹음 도서 제작에 들어간다.
낭독 봉사의 경우 고졸 이상의 대학생, 직장인, 일반인 성인이면서 표준어를 구사할 수만 있다면 낭독 테스트를 거쳐 봉사활동 자격이 주어진다. 최근 코로나19에 따라 복지관 출입이 어려워지면서 ‘홈 리코딩’이 가능한 재택 봉사자를 모집해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아나운서 지망생인 김 씨는 “내 목소리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들은 다 해보고 싶었다”라며 낭독 봉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이 ‘성우급’은 되어야지만 도서 낭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낭독 봉사의 장벽이 그리 높지는 않다”라고 낭독 봉사 활동을 소개했다. 김 씨는 “실제로 낭독 봉사를 하며 발성, 발음 연습에 도움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나중에 내 목소리로 녹음된 도서가 나와 시각장애인들이 듣는다면 너무 뿌듯할 것”이라고 말했다.
jinho2323@hankyung.com
< 저작권자(c) 캠퍼스 잡앤조이, 당사의 허락 없이 본 글과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