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재정 절벽(fiscal cliff)' 협상 데드라인을 몇 시간 앞둔 지난 31일 정치권이 잠정 합의안을 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타결 가능성이 높아졌으나 민주ㆍ공화 양당의 일부 의원이 잠정 합의안에 반발하면서 막판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협상 시한을 약 10시간 앞두고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재정 절벽을 회피할 협상 타결이 완전히 성사된 것은 아니지만 거의 눈앞에 있다"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이슈가 남아있지만 의회가 곧 마무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광범위한 합의, 즉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을 통해 균형적이고 책임있는 방식으로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했으면 좋겠지만 현재로선 지나친 희망" 이라며 "단계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도 이날 상원 전체회의에서 "최종 합의가 아주 가까워졌다" 면서 "최우선 과제는 내일부터 발효되는 세금인상 조치를 막는 것이라는 데 민주당과 합의했다"고 말했다.
미국 상원 공화당과 오바마 행정부는 부부 합산 연소득 45만 달러 이상, 개인 소득 40만 달러 이상 고소득층의 소득세율을 현행 35%에서 39.6%로 올리는 이른바 '부자 증세안'에 합의했다. 이들의 세율은 빌 클린턴 대통령 때로 돌아가는 셈이다.
이에 따라 부부 합산 기준으로 45만 달러 미만의 중산층 등을 상대로 한 세금 감면 혜택, 즉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부터 시행해온 '부시 감세안'은 그대로 유지되게 됐다.
미국 의회와 백악관은 또 일정 액수 이상의 상속 재산에 대한 세율도 35%에서 40%로 올리기로 했다. 상속세 상향 조정 기준은 100만 달러, 500만 달러, 510만 달러 등으로 미국 언론 매체마다 약간 엇갈리고 있다.
이와 함께 장기 실업수당도 1년간 연장 지급하기로 합의해 200만 명의 실업자가 내년 1월부터 정부 지원이 끊길 위기에서 벗어나게 됐다.
미국 정치권은 연방정부의 연간 1100달러에 달하는 예산 자동 삭감, 이른바 '시퀘스터(sequester)'를 늦추는 방안을 놓고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번 협상으로 미국의 세수입은 10년간 6000억 달러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이번 합의는 조 바이든 부통령과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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