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재훈 사들인 청담동 '오피스텔' 가격이 깜짝

입력 2013-01-01 10:17  

최근 국세청이 고시한 2013년 오피스텔 기준시가에 따르면 전국에서 가장 비싼 3곳은 모두 청담동에 몰려 있어 화제가 됐다. 오피스텔의 일반적인 입지조건과 일치하지 않는 지역에 기준시가는 물론 시가의 경우도 최고가격의 오피스텔이 모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 기준시가 톱3는 피엔폴루스, 네이처 포엠, 상지리츠빌카일룸3차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에서 가장 기준시가가 비싼 피엔폴루스는 청담사거리에서 학동사거리 방면으로 300여m 가량 떨어진 곳에 있다.

국세청이 발표한 피엔폴루스의 평균 기준시가는 ㎡당 499만1000원이다. 이는 3.3㎡당(평당)으로 보면 약 1650만원 수준이다. 피엔폴루스는 2012년에 비해 기준시가의 변화가 없었으며 순위 역시 1위 자리를 계속해서 지켰다.

시가도 평당 4500만원을 넘어서 오피스텔이라고 하기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가격이 형성돼 있다.

피엔폴루스가 있는 청담사거리 인근 도산대로 변은 병원건물이나 호텔이 많고 일부 오피스 빌딩들도 위치해 있다. 청담문화거리 방면으로는 갤러리나 패션샵들이 모여 있고 골목 안에는 고급 빌라촌이 형성돼 있다.

이런 청담사거리의 모습은 오피스텔의 일반적인 입지조건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대형 오피스텔이 들어서는 곳은 보통 역세권이거나 대형 오피스빌딩이 밀집된 대형업무지구인 경우가 많다. 대형 오피스텔 건물을 흔히 볼 수 있는 테헤란로 일대가 대표적인 예다.

청담사거리는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인 청담역 8~9번출구 방면과 600m 이상 떨어져 있고 기업들이 밀집해 업무지구로 집중 발달한 곳도 아니다. 하지만 피엔폴루스 외에도 주변에 오피스텔 빌딩들이 여럿 눈에 띈다.

기준시가 2위와 3위 역시 마찬가지 입지조건을 보이고 있다.

기준시가 2위인 상지리츠빌3차의 경우 ㎡당 451만1000원, 3.3㎡당(평당)으로 보면 1490만원 가량에 결정됐다. 시가 역시 평당 4000만원대 중초반으로 초고가 반열이다.

상지리츠빌3차는 청담동사거리에서 500여m 떨어진 영동대교 남단 교차로에 위치해 있다.

도산대로의 끝인 영동대교 남단 인근에는 호텔프리마와 리베라호텔 등 호텔들이 밀집해 있다. 골목 안에는 청담현대3차 아파트, 청구아파트, 두산아파트 등이 모여 있다. 마찬가지로 오피스텔 빌딩들이 일부 눈에 띈다.

상지리츠빌3차가 위치한 영동대교 남단 역시 가장 가까운 청담역 13~14번 출구 방면까지 500m 이상 떨어져 있다.

기준시가 전국 3위인 네이처 포엠은 청담사거리에서 가장 가까운 100m 거리에 있다. 기준시가는 ㎡당 435만6000원으로 평당 1440만원 수준으로 고시됐다. 이 곳 역시 시가는 평당 4000만원대 초반이라는 것이 인근 부동산의 설명이다.

네이처 포엠은 청담문화거리 초입에 위치해 있다. 지금은 논현동으로 이전한 오페라 갤러리가 입주해있던 건물이다. 주변은 패션샵과 갤러리들이 많다.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은 갤러리아 백화점 옆 분당선 압구정로데오역인데, 거리가 600m가 넘는다.

이처럼 일반적인 오피스텔 입지조건과 거리가 먼 청담사거리에 기준시가로 전국 톱3 오피스텔이 위치한 것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하지만 이들 오피스텔은 업무용으로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투자수익형 오피스텔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오히려 청담사거리 인근에 있는 고급 빌라촌과 마찬가지로 고급 빌라나 아파트에 가까워 보인다.

인근 부동산들은 이에 대해 이들 오피스텔들이 상업지역을 살짝 끼고 있어 고층으로 올리는 이점을 향유하면서 실제로는 주거지를 배후로 고급 빌라형 아파트(일명·빌라트) 형태를 갖춘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청담동 고가 오피스텔은 사실 고급 빌라아파트

23층 높이인 피엔폴루스의 경우 전용면적 기준으로 가장 작은 곳이라고 해도 88.25㎡(26.7평)다. 업무지구에 있는 대형빌딩 오피스텔들의 분양평수가 대개 67㎡(20평)을 넘지 않는 규모의 공급물량이 많다는 점에 비하면 대단히 넓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외에 89.06㎡(26.9평), 93.31㎡(28.2평)의 소형물량이 일부 있지만 133.72㎡(40.4평), 138.56㎡(41.9평), 195.43㎡(59.1평)의 경우 면적이 전형적인 주거용 대형빌라나 아파트의 모습이다. 278.62㎡(84.3평), 316.88㎡(95.9)의 경우는 면적만 봐도 호화 고급 빌라트 수준에 달한다.

매매가도 93.31㎡(28.2평)가 13억원, 195.43㎡(59.1평)가 28억원으로 평당 4600~4700만원 선을 보이고 있다. 오피스텔이라면 매우 비싼 편이지만 아파트라면 납득이 가는 가격대다.

언뜻 보면 아파트인 듯 하지만 이 건물이 서 있는 청담동 4-1 필지의 등기부등본을 보면 건물의 용도가 ‘업무시설(오피스텔)’이라고 명시돼 있다.

실제 부동산에서 홍보하는 피엔폴루스는 고급 오피스텔을 넘어서 청담동 빌라 아파트에 가깝다.

건물에 입주한 시설을 봐도 최고급 빌라아파트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건물의 2층부터 7층까지를 사용하는 차병원의 건강센터 ‘차움’은 미용과 건강, 음식까지 책임지는 최고급 라이프센터다. 병원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고급 피트니스와 스파, 레스토랑이 입주한 것으로 보일 지경이다.

여기에 건물 지하에는 ‘정용진 마트’로 유명한 신세계그룹의 SSG 푸드마켓이 입주해 있다. 최고급 슈퍼마켓을 표방하는 곳으로 고급과일과 당일배송 한정판매 계란, 약국, 명품전문 세탁소까지 갖추고 있다.

이곳은 SM엔터테인먼트의 창업주인 이수만 프로듀서가 소유한 곳으로 유명하다. 또 개그맨 서세원의 부인인 서정희씨도 이곳 오피스텔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수 겸 MC 탁재훈 역시 소유주로 이름을 올렸다.

상지리츠빌3차 역시 마찬가지다. 지하 3층 지상 20층의 상지리츠빌3차는 3층부터 6층까지가 오피스텔이며 7층부터 20층까지는 아파트로 공급된 건물이다.

전용면적 기준으로 248∼345㎡(75~104평)의 대형면적 오피스텔 겸 빌라아파트로 시세는 248㎡(75평)가 33억원 선이다. 3.3㎡당(평당) 4400만원 수준인 셈이다.

이곳은 배우 한채영씨, 대상그룹의 장녀이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전처인 임세령씨(대상그룹 상무) 등이 소유한 곳으로 유명하다.

네이처 포엠의 경우는 다른 곳에 비해 업무용 시설이 많이 입주해 있는데, 대부분이 고급 갤러리여서 갤러리 전문 빌딩으로 알려져 있다.

청담동의 터주대감이었으며 2012년 하반기 논현동으로 이전한 오페라 갤러리가 입주했던 건물인 네이처 포엠에는 지금도 다수의 갤러리가 자리하고 있다. 박여숙 화랑, 마이클 슐츠 갤러리, 갤러리 S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갤러리들이 즐비하다.

다른 오피스텔에 비해 작은 6층 높이로 4층까지는 갤러리가 사용하고 5층과 6층이 오피스텔 공간인 이 건물은 전용면적 81㎡(24.5평)대가 10억원 선을 보이고 있다. 평당 시가가 4100만원인 셈이다.

한경닷컴 뉴스운영팀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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