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률·유선태 씨 등 50명
아크릴 판화 한정 판매
이달 한경갤러리 전시도
중견화가 박항률 씨(62)의 그림 ‘꽃그늘’은 색동저고리 곱게 차려입은 한 여인이 날아가는 나비를 바라보며 느끼는 감성을 화폭에 옮긴 것이다. 등산길에 이름 모를 꽃을 보고 멈춰섰을 때의 고요함이 느껴진다.
박씨를 비롯한 탄탄한 화력의 국내 작가 그림을 압축해 제작한 뮤라섹(mulasec) 기법의 이색 판화 작품 100여점이 서울 강남구 신사동 서울옥션 강남점에 마련된 ‘프린트 베이커리’ 1호점에 걸렸다. 뮤라섹 판화는 종이를 재료로 하는 기존 판화와 달리 화가의 그림을 피그먼트 안료를 사용해 압축한 다음 아크릴 액자로 만든 아트 상품. 질감이 섬세하고, 색감이 생생히 살아 있는 게 특징이다. 오수환 유선태 강영길 강영민 하태임 권수현 아트놈 박형진 씨 등 참여 작가들이 직접 고유번호(에디션)를 붙이고 사인도 했다.
첫 전시의 뜻을 담아 작품값을 3호(27.3×22㎝)는 9만원, 10호(53×45.5㎝)는 18만원으로 책정했다. 미술품을 소장하고 향유하는 것이 일부 특권층만의 전유물이 아님을 알리기 위해 새로운 아트 실험을 시도했다는 게 서울옥션 측의 설명. 비싼 가격 때문에 작품 소장을 망설였던 컬렉터들이 소액으로 작품을 사 집안을 꾸밀 수 있는 기회다.
출품작들은 예쁜 구상화부터 팝아트, 추상화, 사진 등 현대미술의 프리즘을 다채롭게 보여준다. 기도하는 손, 매력적인 여성의 얼굴, 현란한 색띠 등 자연과 인간의 교감을 시적 감수성으로 그려낸 작품이 많다.
‘착한 추상화가’로 알려진 오수환 씨(66)의 ‘변환’ 시리즈도 뮤라섹 판화로 관람객을 맞는다. 오방색 바탕 위에 지그재그로 어린아이들이 낙서를 해놓은 듯한 작품이다. 물감으로 휘갈겨놓은 문자 추상화의 미학이 싱그럽게 다가온다.
사유의 시간과 초현실적인 공간의 이미지를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구현해온 유선태 씨의 ‘말과 글’ 시리즈도 나온다. 그림 한 편에 자전거를 탄 남성의 뒷모습이 조그맣게 등장하는 게 이채롭다. 색띠들로 밝고 경쾌한 에너지를 전달하는 하태임 씨(39)의 ‘한 토막(Un passage)’은 감춰진 색채와 드러낸 색채가 만들어내는 조화를 녹여낸 작품이다. 노랑, 하양, 연두 등 원색들이 어우려져 깊이를 더한다.
붉은 강아지와 참새가 새싹을 바라보고 있는 박형진 씨의 ‘새싹’, 토끼를 통해 인간의 순수함과 동심을 표현한 정성원 씨의 팝아트, 기도하는 손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윤위동 씨의 ‘콘트라스트 85’, 인간의 욕망을 매력적인 여성의 얼굴로 표현한 이재민 씨의 ‘이방인’, 부귀영화를 기원하는 권수현 씨의 ‘백만장자’에서는 작가 특유의 재치와 순수함을 엿볼 수 있다.
이학준 서울옥션 대표는 “미술을 좋아하지만 선뜻 작품을 구입하기 쉽지 않은 일반인이 빵가게에서 빵을 고르듯 그림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프린트 베이커리’라는 이름으로 전시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시는 오는 21일부터 2월8일까지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1층 한경갤러리에서도 펼쳐진다. (02)395-0330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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