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예산안 살펴보니] 軍전력증강 '비상'…R&D예산도 삭감

입력 2013-01-01 17:07   수정 2013-01-02 02:11

주인없는 예산 '난도질'

차기전투기 1300억↓
해외자원개발 700억↓
건보가입자 지원 3194억↓



국회가 정부에서 올린 예산안 중 국방예산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예산 등에 ‘칼질’을 했다. 국가 안보와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예산이지만 지역 민원과는 무관한 일종의 공유재 성격인 까닭에 홀대를 당한 것이다.

국회가 1일 새벽 본회의에서 처리한 전체 국방예산안은 정부안 대비 3287억원 삭감됐다. 특히 방위력개선비는 정부안 대비 111억원이 증액되고 4120억원이 감액돼 총 4009억원 순삭감됐다. 방위사업청이 올린 사업 예산 20개 항목 중 18개 항목 예산이 깎였다.

예산이 감액 처리된 대표적인 사업은 △차기 전투기(FX) 1300억원 △K-2전차 597억원 △대형 공격헬기(AH-X) 500억원 △현무2차 성능개량 300억원 △해상작전헬기 200억원 △장거리 대잠어뢰 100억원 등이다. 특히 장거리 공대지 유도탄(564억원), 상부구조 개편 관련 C4I 성능개량(260억원), 신세기함 UAV 성능개량(61억원) 사업의 경우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 증액된 사업은 차기열상감시장비(TOD) 등 2개에 불과했다.

기업 R&D예산 총액(16조9000억원)은 정부안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성장 동력 확충을 위해 추진한 R&D예산 중 상당수가 감액 처리됐다.

지식경제부 일반회계 예산에선 미래산업선도기술개발에서 100억원, 그린카 등 수송시스템산업 원천기술 개발에서 50억원, 나노융합2020에서 30억원이 각각 삭감됐다. 해외자원개발 예산으로 편성된 유전개발사업 출자분에서 300억원, 해외자원 개발(융자)에서 700억원이 각각 감액됐다. 기금예산의 경우 신재생에너지 및 전략산업, 원자력 융합원천기술개발 사업에서 총 230억원이 깎였다.

기초과학 지원예산도 군데 군데 손질됐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올린 정지궤도복합위성개발 사업에서 50억원, 글로벌프론티어 사업과 뇌과학원천기술 개발에서 각각 30억원씩이 감액처리됐다.

복지예산도 무상보육과 반값 등록금 등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여야가 공약으로 내놓았던 것들 중심으로 대폭 증액됐지만 공약과는 무관했던 기초의료복지 부문에선 상당액이 삭감됐다. 예컨대 정부 예산으로 일반 건강보험 재정을 지원하는 사업인 건강보험 가입자 지원금은 3194억원이 깎였고, 기초생활보장수급자의 의료비를 보조하는 의료급여 경상보조액은 2824억원이 삭감됐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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